21일 저녁에는 필즈상 시상이 열렸던 장소에서 ‘한국수학의 밤’ 행사가 열렸어. 2014년 서울에서 국제수학자대회가 열리는 것을 축하하기 위한 이 행사는 아주대 고계원 교수님의 사회로 시작됐지. 김도한 대한수학회 회장님은 클라리 넷으로 아리랑을 연주해 박수를 받았고, 박형주 2014 국제수학자대회 조직위원장님은 붉은색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나와 2014년 대회 준비과정에 대한 짧은 소개를 하셨어.
필즈상 수상자 4명을 비롯해 국제수학자연맹 라슬로 로바스 회장과 잉그리드 도비치 차기 회장, 마틴 그뢰첼 사무총장, 일본과 중국, 유럽 등 각 나라의 수학학회 회장 등 세계 수학계의 주요 인사가 모두 모여 2014년 국제수학자대회 서울 유치를 축하해 줬어. 워낙에 유명한 수학자가 많다 보니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를 정도였지.
저녁을 먹고 용기를 내서 린덴스트라우스 교수님께 찾아갔어. 인사를 드린 뒤 사진 한 장만 찍겠다고 부탁드렸지. 그랬더니 흔쾌히 허락해 주셨어. 그런데 이게 시작이 돼서 계속해서 사진요청이 끊이질 않는 거야. 조금 귀찮았을 텐데 린덴스트라우스 교수님을 비롯해 스미르노프 교수님, 빌라니 교수님은 행사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사진모델이 돼주셨어. 안타깝게도 응오 교수님은 다른 일정이 있어 저녁만 드시고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셨어.
사진을 찍고 린덴스트라우스 교수님과 간단히 인사말을 나눴는데 글쎄 함께 공부한 적이 있다며 미국 브라운대학교의 오희 교수님과 친구라고 자신을 소개하시는 거야. 필즈상 수상자와 친구라니 오희 교수님 부럽다!
한국수학의 밤 행사가 열리기 1시간 반 전에는 오희 교수님의 강연이 있었어. 강연을 들으러 갔는데 강연 자료를 보고 깜짝 놀랐지. 9월호 수학동아 화보기사에 소개됐던 아폴로니안 개스킷에 대한 강연이었거든. 교수님은 아폴로니안 개스킷에서 원의 반지름 길이가 변할 때 원의 개수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증명해 이번 대회 강연자로 초청받으셨어. 내가 알고 있는 수학을 증명한 사람이 우리나라 수학자고 그 분을 이곳 인도에서 직접 만나 뵙게 되다니 꿈만 같았어.
27일에는 서울대의 박종일 교수님의 강연이 있었어. 24일밤, 한국으로 돌아오는 바람에 아쉽게도 강연을 보지는 못했지. 그래서 22일 미리 교수님을 만나 뵙고 어떤 강연을 하시는지 물어 봤어.
교수님은 트럼펫처럼 오목하게 휘어진 4차원 공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밝혔는지를 강연하실 거래. 4차원 공간에서 특정한 성질을 가진 공간을 찾는 연구를 하시는데 2007년, 오목하게 휘어진 4차원 공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찾으셨대. 이 이전에는 원처럼 볼록한 공간이 있다는 것만 알려져 있었다고 해.
2010 인도 하이데라바드 국제수학자대회는 27일까지 계속됐지만 24일 한국으로 돌아오게돼 아쉬웠어. 4년 뒤를 기약하며 비행기에 올라탔지. 필즈상 수상자를 비롯해 세계 유명 수학자를 만날 수 있었던 이번 대회를 오래도록 기억할 것 같아.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수학과 관련된 문화프로그램과 초·중·고등학생을 위한 수학 프로그램이 없다는거야! 우리나라에서 할 때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으면 좋겠어.
나도 열심히 수학공부해서 4년, 8년, 12년…, 뒤에는 당당하게 국제수학자대회 무대에 오르고 말거야! 강연자로, 아니 필즈상 수상자로 말이지!
필즈상 수상자 업적➍ 엘론 린덴스트라우스 교수
린덴스트라우스 교수님은 에르고딕 정리를 이용해서 정수론의 주요 문제 중 하나인 디오판토스 근사에서 리틀우드의 추측을 해결하셨어. 에르고딕 정리는 당구대에서 당구공을 쳤을 때 시간이 무한히 많고 공이 계속해서 움직인다는 가정을 하면 당구공이 당구대의 모든 곳을 지난다는 이론이야. 교수님은 이 이론을 이용해 무리수를 아주 가까운 유리수로 나타내는 방법인 리틀우드 추측을 해결하셨어. 리틀우드 추측은 80년간 미해결 문제로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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