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안또, 네게 한글을 가르쳐 주면서 나도 한글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 것 같아. 오늘은 마지막으로 한글과 숫자 사이에 닮은 점을 이야기해 주려고 해. 한글 자음 ㅇ은 숫자 0과 묘하게 비슷한 점이 많아. 숫자 0과 자음 ㅇ의 닮은 점을 알면 한글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거야.
0은 값이 없는 숫자다. ㅇ은 소리가 없는 자음이다.
우선 숫자 0과 자음 ㅇ은 모두 값이 없다는 점이 비슷해. 숫자 0이 수의 값이 없는 숫자인 것처럼 자음 ㅇ도 소리가 없거든. 예를 들어 ‘아름답다’를 ‘ㅏ름답다’라고 써도 읽는 소리는 같아. 아름답다의 자음 ㅇ은 소리가 없기 때문이야.
10 + 2 = 12 봄 + 이 = 보미
이번에는 우리말을 읽을 때 자음 ㅇ의 역할을 볼까? ‘봄이 온다’를 소리내서 읽으면 ‘보미 온다’가 돼. 여기서 어떤 자음이 없어졌을까? 자음 ㅇ이 사라졌어. ㅇ은 소리가 없는 자음이기 때문에 다른 자음과 만나면서 ㅇ이 사라진 거야. 그런데 이런 일은 숫자의 덧셈에서도 관찰할 수 있어.
10 + 2=12라는 덧셈식을 봐. 10과 2를 더한 값을 102라고 쓰지 않고 12라고 써. 숫자 0이 사라졌지. 12라는 숫자에는 0이 사라졌지만 10과 2의 의미가 모두 들어있어. 마찬가지로 한글을 읽을 때도 ‘봄이’는 ‘보미’로 소리나 자음 ㅇ이 사라졌지만 ‘보미’에는 ‘봄’과 ‘이’의 의미가 모두 들어있어.
숫자 10을 010으로 쓴다면 백의자리 0은 의미가 없는 0이다.
훈민정음 창제 당시 한자에 음을 달 때 받침이 없는 글자에 ㅇ을 붙였다.
숫자 0과 자음 ㅇ의 닮은 점은 이뿐만이 아니야. 숫자 0이 놓이는 자리에 따라서 의미가 달라지는 것처럼 자음 ㅇ도 놓이는 위치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거든. 우선 숫자 10의 0과 01의 0을 생각해 봐. 10의 0은 의미가 있는 0이지만, 01에서 십의 자리 0은 의미가 없어. 그래서 이런 0은 생략해 1이라고 쓰지.
지금은 아니지만 한글이 만들어진 당시 한자에 음을 달 때 받침소리가 없는 글자에는 꼭 받침에 ㅇ을 썼다고 해. 예를 들어 한자 ‘語(어)’의 음을 쓸 때 ‘어’로 쓰지 않고 ‘엉’으로 썼는데, 여기서 받침 ㅇ은 의미가 없는 형식적인 ㅇ이야. 의미없는 자음 ㅇ인 거지.
숫자 0과 자음 ㅇ은 모두 동그라미 모양이다.
이처럼 자음 ㅇ은 숫자의 0처럼 한글에서 특별한 역할을 해. 그리고 자음 ㅇ과 숫자 0은 동그란 모양인 것까지 닮았고 말이야. 앞으로 한글에서 ㅇ을 쓸때 숫자 0과 닮은 점을 생각해보면 어떨까?
Re: 한글 자음 ‘ㅇ’은 숫자 0과 비슷해
수학을 이용해서 한글을 배우니까 더 쉽고 이해가 잘 되는 것 같아. 수학에서 규칙을 발견하고 정리를 만드는 것처럼 한글은 수학적인 원리를 바탕으로 만든 문자 같아. 숫자 0과 자음 ㅇ이 닮은 점이 있다는 것도 신기하고! 앞으로 한글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어. 뜨리마까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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