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의 출발점은 우리나라야. 우리 조상들은 아름다운 문화유산 속에 놀라운 지혜도 함께 담아 뒀거든. 불국사, 석굴암 등 생생한 수학 교과서를 향해 Go Go!
대웅전 앞 석등의 비밀
불국사는 1995년 우리나라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됐어. 세계가 함께 지켜야 할 문화유산으로 가치를 인정받은 거지. 통일신라시대에 완성된 불국사는 원래 80동이 넘는 건물이었대. 지금보다 10배나 더 컸다는 거지. 임진왜란 때 크게 불탄 뒤로 조금씩 복구해서 현재에 이르렀어.
아름다운 돌계단을 올라 자하문을 지나면 불국사의 중심인 대웅전이 나타나. 석가여래상을 모신 곳이라 잘 복원돼 있지. 대웅전 마당에는 유명한 불국사삼층석탑(석가탑)과 다보탑이 나란히서 있어. 석가여래가 말씀하실 때, 땅에서 탑 모양으로 다보여래가 솟아올라 석가여래의 말씀이 옳다고 증명했다는 기록에서 두 탑을 나란히 세운 거야.
전혀 다른 모습의 석가탑과 다보탑은 여러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 두 탑의 높이는 10.4m로 같아. 다보탑 아래의 계단 길이를 빼면 각 탑의 가장 아래를 받치는 지대석의 길이도 같지. 탑의 폭과 높이가 같기 때문에 한 마당에 함께 서 있어도 자연스럽게 균형을 이뤄.
두 탑을 세운 위치에는 놀라운 지혜가 담겨 있어. 대웅전, 석가탑, 다보탑 각각을 꼭짓점으로 하는 정삼각형을 그릴 수 있거든. 대웅전에서 석가탑이나 다보탑까지의 거리와 두 탑 사이의 거리가 같다는 뜻이기도 해. 이런 구도는 좌우의 균형을 이뤄 안정감을 주지.
삼각형의 각 꼭짓점에서 마주 보는 변의 가운데를 향해 그은 선은 한 점에서 만나. 이 점은 각 선분을 2:1로 나누는 지점으로 무게중심이라고 해. 정삼각형의 무게중심은 외접원의 중심과도 같지. 대웅전, 석가탑, 다보탑이 만드는 정삼각형의 무게중심에는 바로 등불을 놓은 석등이 있어. 그동안 두 탑만 보느라 놓치기 쉬웠을 지도 몰라. 이 석등은 진리가 세상을 비춘다는 뜻을 담고 있어. 최근에는 석등 사이로 대웅전의 석가여래상을 정확하게 볼 수 있다고 해서 관광객이 줄을 길게 늘어서기도 해.
석굴암 본존불상의 얼굴
불국사를 나와 토함산 산책길로 1시간을 걸어가면 석굴암을 만날 수 있어. 석굴암은 불국사와 함께 1995년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됐지. 불국사를 가면 석굴암도 꼭 들리듯이 통일신라시대에 함께 지어진 두 유산은 언제나 운명을 함께하나 봐.
신라 사람들은 바위를 파서 석굴을 만들고 그 안에 불상과 여러 조각을 새겨 넣었어. 한가운데 놓인 본존불상은 총 높이가 508.4cm나 돼. 불상의 높이가 345cm, 받침의 높이가 168.4cm지. 받침 위에 크기가 2배나 되는 불상을 놓아 위압감이 느껴지도록 한 거야. 불상의 머리는 길이가 117.5cm로 불상의 높이와 1:3의 비율을 나타내. 신라 시대의 다른 불상과 비교하면 머리가 작은 편에 속해. 하지만 머리카락 부분을 줄여 다른 불상보다 얼굴은 크게 만들었어. 이게 바로 석굴암 본존불상의 특징이야. 불상의 얼굴을 크게 만들어서 자비와 위엄이 석굴암 전체를 가득 채우도록 했지.
불상이 바라보는 방향에도 깊은 의미가 담겨 있어. 불상은 동해를 바라보는데 정확한 동쪽이 아니라 남쪽으로 29.4° 치우쳐 있어. 삼국통일을 이룬 문무왕의 대왕암을 보고 있다는 설도 있지만 그보다 조금 더 남쪽을 향한다고 해. 이 방향은 동지에 해가 뜨는 방향과 정확하게 일치하지. 동지를 지나면 낮이 다시 길어지기 때문에 고대 동양에서는 동지를 새해 첫날로 여겼어. 신라인은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태양을 향해 불상을 두어 나라의 평안과 안전을 기원한거야.
아름다움의 비결은 비대칭?
석굴암 본존불상의 아름다움이 비대칭의 조화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불상의 좌우 무릎의 높이가 다르고, 어깨 크기나 눈썹의 길이가 조금씩 다르다는 것이다. 비대칭에서 조화를 만들어 낸 신라인의 손길이 놀랍다.
부석사 무량수전의 황금나선
경주에서 열차를 타고 영주에 도착하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을 만날 수 있어. 바로 국보 제18호인 부석사의 무량수전이지.
무량수전은 가로 61.9자(고려시대의 1자=32.21cm), 세로 38.2자의 직사각형 건물이야. 가로와 세로의 비가 1.62:1로 가장 아름답다고 알려진 황금비율을 하고 있지. 무량수전의 불상은 다른 절처럼 건물 가로면의 가운데에 있지 않고 세로면의 가운데에 있어. 전체로 보면 한쪽 옆면에 있는 셈이지. 불상은 신기하게도 직사각형의 무량수전을 정사각형과 또 다른 직사각형으로 나누는 위치에 놓여 있어. 불상 받침의 앞을 잇는 선분 EF는 직사각형 ABCD를 정사각형 ABFE와 직사각형 EFCD로 나누지. 직사각형 EFCD는 세로와 가로의 비가 1.62:1의 황금비율을 유지하고 있어.
이때 직사각형 ABCD의 대각선 BD와 선분 EF가 만나는 점을 G라고 해 봐. 점 G는 직사각형 EFCD를 정사각형 GFCH와 또 다른 직사각형 EGHD로 나누는 위치에 있어. 다시 대각선 CE를 그어서 점 I를 찾으면 계속해서 정사각형과 직사각형을 만들어 내지. 이렇게 나오는 정사각형들은 점점 작아지면서 시계 방향으로 회전해. 각 정사각형의 한 변을 반지름으로 하는 원을 그려 봐. 그러면 아름다운 ‘황금나선’이 나와.
황금나선은 나팔꽃의 가지가 뻗어가는 모습이나 숫양의 뿔과 같이 다양한 자연 속에서 발견할 수 있어. 무량수전은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는 거야. 삶과 죽음을 끝없이 반복하는 불교의 윤회사상을 나타낸다고도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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