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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튀기는 치킨

데이터 분석은 데이터과학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일까? 사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지 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다. 데이터 전문가가 아닌 대학생 허성일 씨가 실생활 속 문제를 데이터 분석으로 해결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저희 아버지는 평생을 은행에서 일하다 은퇴하시고, 치킨집을 창업하셨습니다. 사장님이란 말을 듣는 게 꿈이셨거든요.(웃음) 또, 어머니의 특급(!) 레시피가 있었기 때문에 치킨 맛에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어요. 치킨을 하루에 ‘얼마나’ 튀길지 판단하기가 어려웠던 것이지요.

주재료인 닭 1마리의 가격은 대략 4500원입니다. 만약 닭을 너무 많이 주문해서 남으면 고스란히 손해를 입지요. 그렇다고 닭을 조금만 구입해서 조기품절되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저는 데이터를 수집해 사람들의 수요 심리를 예측해 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사람들이 치킨을 먹는 데 영향을 주는 변수를 몇 가지 생각해봤어요. 계절이나 날씨, 주말 등이에요. 말복 같은 치킨집에는 축복인 날도 빼먹을 수는 없고요. 그렇게 약 6개월 정도 데이터를 직접 수집해 분석해봤습니다. 그 결과 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어요. 재료를 적당한 양만 사니 가게 매출도 늘었지요.

최근에는 주변 치킨집 사장님들과 데이터를 공유해 동네 치킨 배달 관련 데이터를 만들어보려고 시도하고 있어요. 사장님들은 남은 재료들을 폐기하는 일을 줄일 수 있어서 좋고, 저는 더 풍부한 데이터로 분석을 해볼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아니겠어요?

이것으로 저의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데이터 분석이 어렵다 생각하지 말고, 일단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요? 데이터 분석이 여러분의 실생활 속 문제를 해결해줄지도 모릅니다.



데이터과학자가 되는 첫걸음

이처럼 데이터 분석은 누구든지 직접 해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주제를 정해야 한다. 평소에 불편했던 점은 없는지, 주위에 도와줄 수 있는 일을 없는지 찾아보는 것이다.

주제가 정해졌으면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막상 데이터를 모으려고 하면 막막할 수 있다. 그러면 ‘공공데이터포털’을 방문해보자. 공공데이터포털은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다. 내가 필요한 데이터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고 사이트를 방문해 적절한 데이터를 찾아보자. 허성일 씨가 6개월간 데이터를 모은 것처럼 직접 데이터를 수집할 수도 있다. 그렇게 모은 데이터는 앞서 살펴본 여러 방법으로 분석해볼 수 있다.

미국 구인·구직 정보업체 커리어캐스트는 올해 최고의 직업 1위로 데이터과학자를 선정했다.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사람이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이야기다. 앞으로 점점 더 많은 문제를 데이터로 해결하게 될 것이고, 이는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빅데이터가 바꿔놓을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한편으로 걱정되기도 하지만, 무척이나 기대된다. 미래를 만들어나갈 데이터과학자와 앞으로 그 주역이 될지도 모르는 여러분을 응원한다.


 

 
 

2016년 06월 수학동아 정보

  • 김경환 기자(dalgudot@donga.com)
  • 도움

    현윤경(국가수리과학연구소 융합수학연구부 연구책임자), 차미영(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박건우(KAIST 전산학부 웹사이언스대학원 박사과정), 김이식(kt 빅데이터센터 상무), 장영재(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 최수영(아주대 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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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 김경찬, 얼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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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서적] 에릭 시겔의 , 브루스 슈나이어의 , 김진영의 <헬로 데이터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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