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인 휘슬러 산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해요. 내 이름은 ‘수미’, 오래 전부터 이 산에 살고 있던 동물의 수호신이야. 이번에 콰치 형이랑 같이 올림픽 마스코트를 맡게 됐지. 난 산 속에서 스키를 타는 걸 좋아해. 스키는 땅에서 모터의 힘을 빌리지 않고 가장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스포츠거든.
이번 동계올림픽 86개의 금메달 중에서 절반에 가까운 40개의 금메달이 스키에 걸려 있어. 스키하면 높은 곳에서 지그재그로 내려오는 장면이 떠오를 거야. 이걸 ‘알파인 스키’라고 불러. 산이 높고 험한 알프스 지역에서 시작했다고 해서 이름의 뜻도 ‘알프스의 스키’야. 산비탈에 꽂아놓은 깃대나 깃발로 만든 기문을 지나며 내려오는 경기를 말하지.
알파인 스키는 속도가 중요한 활강경기와 여러 기문을 효과적으로 통과하는 회전경기로 나눌 수 있어. 활강경기는 800m가 넘는 곳에서 구불구불한 코스를 따라 내려오는 경기야. 최대 속도가 시속 140km를 넘기도 하고 점프도 2번 포함돼 있어 보기만 해도 가슴이 떨릴 지경이야. 이에 비해 회전경기는 200m 높이에서 내려오면서 50~70개의 기문 사이를 지그재그로 통과하는 경기야. 촘촘한 기문 사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지나느냐가 중요해. 두 경기 모두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자세를 앞으로 숙이고 회전할 때도 기문에 최대한 가깝게 돌아 가장 짧은 코스로 내려가는 것이 중요해.
알파인 스키에서는 속도가 빠른 경기일수록 스키의 길이가 길어. 활강 경기용은 190m를 넘고, 대회전용은 180cm, 회전경기용은 165cm를 넘도록 규정하고 있어. 길이가 길수록 속도를 빠르게 낼 수 있는데 눈 표면을 누르는 힘이 커져서 마찰력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야. 하지만 회전할 때 힘이 많이 들기 때문에 선수의 힘이 중요해. 활강경기 선수들은 평균210cm의 스키를 쓴다고 해. 스키의 길이가 짧은 스키는 다루기 쉽고 회전에도 효과적이야. 회전경기용 스키는 길이가 짧은 대신 앞뒤 폭이 넓고 가운데는 좁아. 이런 스키는 회전할 때 눈을 날카롭게 파고들어 회전 반지름을 최대한 줄여서 회전이 빠르게 이뤄지도록 돕지. 스키가 회전할 때 날리는 눈발이 거의 생기지 않고 칼로 그린 듯 날카로운 곡선의 흔적만 남기지.
산에서 하는 알파인 스키와 달리 언덕이나 숲을 달리는 스키는 ‘크로스컨트리’라고 해. 평평한 땅이 많은 유럽의 북쪽(north)에서 타던 스키라는 뜻을 가진 ‘노르딕 스키’의 대표 종목이야. 짧게는 10km에서 길게는 50km까지 눈길을 달리는 경기로 스키계의 마라톤이라고 할 수 있지. 크로스컨트리는 눈 위에 기계로 내놓은 길을 따라 달리는 클래식 주법과 한걸음 한걸음 스케이트를 타듯 앞으로 나가는 프리 주법이 있어. 스키를 뒤로 밀면서 앞으로 나가기 쉽게 하기 위해서 크로스컨트리용 스키 신발은 앞쪽만 스키에 고정돼 있어. 스키의 모양 또한 알파인 스키와 많이 달라. 알파인 스키 중에 길이가 가장 긴 활강경기용보다 더 길지만 폭은 가늘고 무게도 가벼워. 양발을 앞뒤로 움직이며 먼 거리를 가야 하는데 폭이 넓거나 무거우면 힘들겠지.
슈퍼대회전과 대회전
슈퍼대회전은 활강경기와 비슷하지만 점프가 없고 기문이 더 많아 회전을 늘린 경기를 뜻한다. 대회전은 회전경기랑 비슷하지만 기문의 수가 적고 더 높은 곳에서 출발해 속도를 높였다. 알파인 스키를 이렇게 네 가지 경기로 나눈 것은 다양한 속도와 회전 실력을 겨루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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