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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수학을 알면 세상이 즐겁다

휴대전화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눌 때 두 대의 휴대전화를 이어 주는 선이 보이는가? 로켓이 우주를 향해 날아갈 때 로켓을 번쩍 들어 올려 주는 손이 보이는가? 교향악단의 악기가 웅장한 음악 소리를 낼 수 있게 해 주는 공기의 떨림이 보이는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세상을 즐겁고, 편리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이런 선과 손, 떨림은 모두 수학으로 볼 수 있다. 수학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을 보여 주는 도구인 셈이다. 이렇듯 수학을 알고 나면 세상이 온통 수학으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보이지 않던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이다.

세상을 즐겁게 만들어 준 수학
 

고대 이집트의 그림(위)과 르네상스 시대의 그림(아래).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면 그림의 원근감이 잘 표현되면서 좀 더 실제와 가까운 묘사가 가능해진다.


수학과 음악, 미술 등의 예술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었다.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인 피타고라스는 "현의 울림 속에 기하학이 있고, 구와 구 사이의 공간에 음악이 있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수학과 음악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겼다.

우리가 듣는 음은 공기의 떨림 횟수, 즉 진동수에 따라 다르다. 피타고라스는 현의 길이에 따라 음의 높낮이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요즘 우리가 쓰는 서양 음계는 도레미파솔라시도를 한 옥타브로 정해 놓고 있다. 이 때 한 옥타브 차이가 나는 음들은 진동수가 1:2의 비율을 이룬다. '파'음은 한 옥타브 아래의 '파'보다 진동수가 두 배 큰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각 음의 진동수는 서로 정수비를 이룬다. 예를 들어, '도'의 진동수와 '솔'의 진동수의 비는 2:3이다.

미술 쪽은 어떨까? 화가들은 3차원의 공간을 2차원의 종이 위에 표현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다양한 방법을 써 왔다. 마침내 르네상스의 화가들은 고대 그리스의 기하학을 이용해 거리가 느껴지도록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원근법을 개발했다. 덕분에 그림은 점점 세상의 모습을 실제와 가깝게 그릴 수 있게 됐다.

현대 문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컴퓨터. 컴퓨터를 처음으로 만든 사람은 바로 수학자들이다. 19세기 영국의 수학자인 찰스 배비지는 톱니바퀴를 이용해 복잡한 계산이 가능한 계산기를 만들려 했다. 배비지는 비록 자기가 생각한 계산기를 완성하지 못했지만 배비지 사망 200주년인 1996년 영국의 사이언스뮤지엄은 배비지의 설계를 바탕으로 계산기를 완성했다.

배비지가 설계한 계산기가 10진법을 쓴데 비해 1946년 모클리와 에커트가 진공관을 이용해 만든 에니악은 2진법을 썼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짜기 위해서는 일일이 배선을 바꿔야 해서 불편했다. 수학자인 폰 노이만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로그램이 내장된 방식의 컴퓨터를 고안했고,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컴퓨터의 조상이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컴퓨터는 수학자가 없었다면 태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수학을 알면 논리가 보인다

수학자에 의해, 수학을 위해 만들어 낸 컴퓨터 덕분에 현대 사회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발전을 이뤄 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와 같은 문명의 이기때문에 오히려 사람들의 수학 능력이 쇠퇴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인터넷이나 휴대전화처럼 빠른 속도로 이뤄지는 미디어 문화에 젖어 한 가지 문제를 깊게 생각하는 능력이 예전에 비해 떨어졌다는 것이다.

어차피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어려운 수학은 쓸모 없지 않느냐고? 정말로 이렇게 생각한다면 엄청난 오산이다! 수학의 기본적인 개념을 다루지 못하는 사람은 논리에 약하다. 논리에 약하면 현대 사회에서 접할 수 있는 수많은 정보 속에서 오류를 범하기 쉽다. 어떤 오류를 범할 수 있는지 예를 들어 보자.

우리 동네에 머리카락의 개수가 똑같은 두 사람이 있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 같은 도시에는? 난감한 질문이지만 일대일대응법칙을 간단히 응용하면 그다지 대답하기 어렵지 않다. 인구가 10만 명정도 되는 도시에서 머리카락의 개수가 똑같은 사람이 두 명 이상 있을 확률을 계산 해 보자.

한 사람의 머리카락의 개수는 대략 10만개 정도. 도시의 인구가 10만 명이므로 한명씩 서로 다른 머리카락의 개수와 대응시키면 대략 머리카락의 개수가 5만 개인 경우부터 15만 개인 경우까지 1명씩 일대일로 대응시킬 수 있다. 그러면 이 범위 안에 한명을 더 대응시켜 보자. 분명히 머리카락 개수 하나에 두 명이 대응되는 경우가 생긴다. 따라서 인구가 10 만명이 넘어갈 경우 그 집단 안에서 머리카락의 개수가 같은 두 사람이 있을 확률은 거의 1이 된다. 확률이 1이라는 것은 확실하다는 것이다. 수학을 모르고 보면 엄청난 우연처럼 느껴지는 일도 수학을 알고 보면 당연한 일이 되는 것이다. 수학은 비합리적인 사고방식을 바로잡아 주기도 한다. 비행기 사고와 자동차 사고 중 어느 쪽이 더 무섭게 느껴지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행기를 탈 때 두려움을 느껴도 자통차를 탈 때에는 그다지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통계를 보면 같은 기간 동안 비행기 사고로 죽는 사람보다 자동차 사고로 죽는 사람이 훨씬 많다.

숫자는 때때로 우리를 속이기도 한다. 특히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눈속임하는 경우가 있는데, 수학을 잘 알고 있다면 함정을 뚫고 본 모습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학생 열 명의 수학 점수 평균이 10점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열 명의 학생들이 수학을 참 못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평균만 가지고서는 아직 확실히 알 수 없다.

10명의 학생들이 각각 10점씩을 받았을 때 평균을 구하면 10점이 나오지만, 9명이 0점을 받고 1명이 100점 받았을 때도 평균은 똑같이 10점이 나온다. 평균만 가지고 열 명의 학생들 모두를 무시했다가는 100점짜리 학생에게 큰 코 다칠 수도 있는 것이다.

수학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즐겁게 만들어 주는 원리가 될 뿐만 아니라 세상을 합리적으로 볼 수 있는 논리를 제공해 준다. 더 나아가 수학을 이루는 논리를 알고 논리적으로 생각할 줄을 알게 된다면 수학 그 자체가 매우 즐거워질 것이다. 그러니 친구들! 즐거운 마음으로 수학을 공부해 보길 강력하게 권한다. 수학 때문에 세상이 즐거워질 것이다~!

자동차? 비행기? 어떤 게 더 위험할까?
 

자동차와 비행기


자동차와 비행기를 타고 가다 사고로 죽을 확률은 기준에 따라 달라진다. 탑승한 횟수 당 사망률인지, 탑승한 시간 당 사망률인지, 탑승한 거리 당 사망률인지에 따라 확률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비행기가 자동차에 비해 훨씬 빠르므로, 만약 서로 자기네가 안전하다는 광고를 내보낸다면 비행기 회사는 탑승한 거리 당 사망률을, 자동차 회사는 탑승한 시간 당 사망률을 이용할 것이다. 수학은 이런 서로 다른 정보 속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게임도 수학을 알면 더 재미있다

전략시뮬레이션게임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프로게이머의 경기를 보자. 각자 부대를 이끌고 전투를 벌이는 프로게이머가 자기 부대에 속한 유닛이 모두 적군의 유닛 하나를 집중 공격하도록 조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방법을 '일점사'라고 부르는데, 과연 왜 이런 식으로 공격을 하는 걸까? 체력 180에 공격력이 20인 유닛A와 체력 140에 공격력이 30인 유닛B가 각각 7대씩 부대를 이뤄 싸우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일점사를 하지 않고 각자 1:1로 맞붙는 경우

유닛A는 유닛B를 7번 공격하면 파괴할 수 있고, 유닛B는 유닛A를 6번 공격하면 파괴할 수 있다. 동시에 공격한다고 가정하면 유닛B는 한 대도 파괴당하지 않고 유닛A를 전멸시킬 수 있다.[유닛 B승!]

유닛 A가 일점사를 한 경우

유닛B는 유닛A를 하나씩 맡아 공격하고, 7대의 유닛A는 동시에 유닛B 중 하나를 골라 집중공격한다. 그러면 유닛A는 공격력이 7배 커지므로 한 번의 공격에 유닛B를 파괴할 수 있다. 유닛B가 유닛A를 파괴하는 데 걸리는 6번의 공격 횟수 동안 유닛B를 6대 파괴해 숫자를 줄일 수 있어 최후의 승리를 가져갈 수 있는 것이다.[유닛A승!]

피아노 건반 속의 피보나치 수열

피아노 건반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피보나치 수열을 찾을 수 있다. 피보나치 수열이란 1.1.2.3.5.8.13…처럼 마지막 두 수의 합을 계속 써 나감으로써 생기는 수열이다. 다시 피아노 건반을 보자. 피아노 건반은 하얀 건반과 검은 건반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것을 1과 1로 잡는다. 검은 건반은 두 집합으로 뭉쳐 있는데 각각에 속한 검은 건반의 개수는 2와 3이다. 그리고 한 옥타브 안에 있는 검은 건반의 수는 5개 이고, 하얀 건반의 수는 8개이다. 이 숫자를 늘어놓으면 1.1.2.3.5.8로 피보나치 수열이 된다. 

백분율(%)을 볼 때는 항상 조심!

책이나 신문, 뉴스에서 %를 볼 때는 항상 무엇에 대한 %인지 확인하자. 상점에서 물건값을 20% 할인한 뒤 20% 추가로 할인했을 때 언뜻 생각하면 40%를 할인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10,000원에서 20% 할인한 가격 8,000원에서 20%를 할인한 것이기 때문에 6,400원을 내야 한다. 따라서 실제 할인률은 36%다.

수학에 푹 빠진 사람들⑥
요한 세바스찬 바흐(1685년~1750년)


아니, 바흐는 수학자가 아니라 음악가인데 왜 수학에 푹 빠졌냐고? 음악과 수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바흐는 피보나치 수열과 같은 수학적인 패턴을 작곡할 때 이용했다. 게다가 그는 자신의 이름인 BACH의 알파벳 순서를 합한 수, 즉 2(B)+1(A)+3(C)+8(H)에 해당하는 14에 집착했다. 심지어는 음악 협회에 가입할 때 14번째 회원이 되기 위해 가입을 미뤘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수학에 푹 빠진 사람들⑦
폴 에어디쉬(1867년~1934년)


헝가리의 수학자인 에어디쉬는 오로지 수만을 사랑한 사람이었다. 80평생 동안 결혼도 하지 않고 취미도 갖지 않은 채 오로지 수학 연구에만 몰두했다. 30대 이후로는 소설이나 영화도 보지 않고 잠도 하루에 4~5시간만 자면서 연구에 몰두했다. 그래서인지 평생 동안 수백 명의 다른 수학자와 공동으로 연구해 그래프 이론, 수론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업적을 남길 수 있었다.

2009년 10월 수학동아 정보

  • 고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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