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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수학 기피증을 극복하라!

숫자만 생각하면 어지러워서, 중학교에 가면서 수학이 갑자기 어려워져서, 아무리 설명을 들어도 뜬구름 잡는 소리 같아서. 학생들이 수학을 싫어하는 이유는 많고도 많지. 하지만 지레 겁을 먹고 수학과 사귀지 못한대서야 어떻게 수학을 즐길 수 있을까. 수학을 즐기기에 앞서 수학 기피증을 극복하고 수학과 친해지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숫자만 보면 외면하는 그대, 숫자와 친해져 보라

우리가 사는 세상은 숫자로 가득 차 있어.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시계의 숫자를 보잖아? 학교에 도착하면 학년, 반을 나타내는 숫자를 보고 교실에 들어가고, 하굣길에 가게에 들러서 아이스크림을 살 때는 가격에 맞춰 돈을 내. 텔레비전에서 원하는 프로그램을 챙겨 보려고 몇 시에, 몇 번 채널에서 하는지 확인하기도 해.

언제부터 우리 생활에 이렇게 숫자들이 넘쳐나게 된 걸까? 아주 옛날 사람들은 계산을 할 줄 몰라도 큰 불편함이 없었을거야. 하지만 조약돌을 세면서 수를 대신하던 시절과 상형문자로 수를 쓰던 시대를 거쳐 아라비아숫자로 수를 표현하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수가 갖는 영향력은 점점 더 커졌어.

수와 친숙해지기 위해서는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는 말처럼 쉬운 경우부터 수를 배워나가면 돼. 초등학교 1학년 때는 1,2,3, …, 10을 꽤 오랫동안 배우지. 그것은 수에 친숙해지는 경험을 주기 위해서였어. 사탕 한 개, 연필 한 자루, 개 한 마리, 집 한채 등 여러 가지 예에서 공통의 요소인 수 1을 경험하게 하면서 1이 무엇을 나타내는 수인지 그 성질을 경험하는 거야. 어렸을 때 여러 가지 예를 통해서 수의 특징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를 했다면 숫자감각이 생겨 나중에 더 복잡한 수나 상황이 나와도 이해할 수 있는 기초를 다질 수 있는 거지.

수 감각이 가장 뛰어났다고 알려진 사람으로 인도의 수학자 라마누잔을 꼽을 수 있어. 라마누잔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탓에 정규교육을 받지 못하고 혼자 수학을 공부했어. 그가 수학자로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은 영국의 수학자 하디 덕분이야. 라마누잔의 천재적인 수 감각은 1917년 그가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의 일화로 전해지고 있어. 병문안을 온 하디가 자신이 타고 온 택시 번호가 아무 특징이 없는 1729라고 말하자, 라마누잔은 1729는 두 개의 세제곱 수의 합으로 나타내는 방법이 두 가지인 수 중 가장 작은 수라고 말한 거지.

더 놀라운건, 3.141592…로 알려져 있는 원주율의 값을 찾는 식을 만들어 냈다는 거야. 라마누잔은 꿈에서 신이 알려 줬다고 말했지만, 그의 천재적인 수 감각이 발휘된 결과지.
 


솔직히, 우리 모두가 라마누잔만큼 수에 대한 감각이 뛰어나지는 않아. 그렇지만 지속적인 관심과 어림짐작으로 수 감각을 키울 수 있어. 머릿속으로 1분을 세어보기, 길이가 5cm인 선 그어보기, 205×195의 답 어림짐작하기, 우리 학교에서 하루에 사용하는 물의 양 어림짐작 하기 등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서 수와 친숙해지면서 수의 크기를 몸으로 익힐 수 있는 거지.

이제 한 단계 더 나아가서 몸이 느끼지 못하는 수를 예로 들어 볼까? 적도 부근에 사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지 알고 있니? 지구 반지름의 길이를 6400km라고 하면 적도의 둘레의 길이는 2×3.14×6400이고, 이것을 하루 24시간으로 나누어 봐. 정답은 시속 1674km란다. 우리가 평소에 이렇게 빠른 속도로 자전하고 있다니 놀랍지 않니?

Taxicab(1)=2=1³+1³
Taxicab(2)=1729=1³+12³=9³+10³
Taxicab(3)=87539319=167³+436+=228³+423³=255³+414³

라마누잔의 일화에서 택시수(taxicab number)가 생겨났다. 서로 다른 n개의 방법으로 두 양수의 세제곱수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는 숫자 중에서 가장 작은 정수를 'n차 택시수'라고 부르며 'Taxicab(n)'이라는 기호로 나타낸다. 1729는 1³ +12³과 9³+10³으로 나타낼 수 있는 가장 작은 수이므로 2차 택시수다.

수와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까?

어떤 수의 각 자리의 수를 두 번 곱해 더해 나갈 때 결국 1이 되는 수를 해피넘버(happy number)라고 한다. 예를 들면, 19는 해피넘버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1+9×9=82
        ↓
8×8+2×2=68
        ↓
6×6+8×8=100
        ↓
1×1+0×0+0×0=1

7은 해피넘버일까? 해피넘버를 찾아 수와 행복하게 지내 보자.

수학에 푹 빠진 사람들①
아르키메데스(기원전 280년경 ~ 기원전 210년경)

부력의 원리로 유명한 아르키메데스는 수학 연구에 몰입한 나머지 죽임을 당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로마가 그리스에 쳐들어왔을 때 도형을 그리며 기하학을 연구하고 있던 그는 다가오는 로마 병사에게 '내 도형을 건드리지 마라!'라고 말한 뒤 살해당했다고 한다. 생명의 위협도 못 느낄 정도로 몰두하다니 정말 대단하다.

중학수학, 추상화의 벽을 넘어라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가면서 수학이 어려워진다는 말을 많이 들어 봤을 거야. 가장 큰 이유는 배우는 내용이 '추상적'으로 변하기 때문이지. 예를 들어, 초등학교에서는 각의 크기를 직접 물어 보면 교과서에 있는 그림에 직접 각도기를 대 쟀었잖아. 그런데 중학교에서는 그림에 주어진 관계를 이용해서 각을 계산하지 각도기로 직접 재는 일은 하지 않아. 왜 각도기로 직접 재면 안 되는지에 대한 설명을 못 들어 봤기 때문에 당황하는 일이 많아.

추상화의 또 다른 예는 문자를 사용하는 거야. "문방구에서 1000원을 내고 300원짜리 물건을 샀다. 거스름돈은 얼마인가?" 라는 문제를 풀 때, 초등학교에서는 1000-300으로 풀었는데 중학교에서는 거스름돈을 x라고 하면 x+300=1000과 같이 식을 세워 푸는 방법을 배워. 식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x가 무엇을 나타내는지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면 중학교의 풀이 방식이 낯설고 그 낯설음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아.

그러나 생각을 바꾸면 추상이라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야. 앞에서 언급한 라마누잔의 택시수로 잠깐 돌아가 보자. 1729가 세제곱수 두 개의 합으로 표현되는 수라는 사실은 프랑스 수학자 베시에 의해서 이미 1657년에 알려져 있었어. 라마누잔과 하디의 일화에서 시작된 택시수에 대한 연구는 결국 x³+y³=1729와 같은 방적식의 모든 해 중 자연수인 것을 찾는 문제로 볼 수 있는 거지.

17세기에 1729라는 한 개의 수에 대해서 알려진 성질이 1917년에 라마누잔과 하디의 일화로 인해 택시수라는 이름을 얻으면서 방정식 x³+y³=T를 만족시키는 해(x,y)의 가짓수를 찾는 문제로 바뀐 거지. 이런 것이 바로 추상화야. 구체적인 예에서 일반적인 규칙으로 바뀌는 장면이지. 한 걸음 더 나아가면 하디는 모든 자연수 n에 대해서 n차 택시수가 존재함을 증명했어.

추상화의 패턴


다시 말하면 추상화란 이와 같이 몇 개의 구체적인 예에서 나아가 정해진 대상안의 모두에게 공통으로 나타나는 패턴을 찾아내는 것을 말해. 2+3과 3+2가 같고 145+8709와 8709+145가 같은 것은 구체적인 예이고, 이로부터 모든 자연수는 더하는 순서를 바꾸어도 그 결과가 같다는 패턴을 찾는 것이 추상화야. 그리고 이러한 추상의 결과를 문자를 이용해서 '자연수 a,b에 대해 a+b=b+a'라고 표현하는 거야. 이때 a와 같은 문자는 모든 자연수를 나타내는 대명사인 거지. 추상화의 결과로 일반적인 대명사인 거지. 추상화의 결과로 일반적인 패턴을 나타낼 때는 문자의 힘을 빌려야 표현이 간결해지고.

도형에 관한 문제에서도 마찬가지야. 변의 길이를 묻고 각의 크기를 묻는 문제에서 자 또는 각도기를 가지고 직접 재는 것은 부정확하잖아. 이것은 길이와 각에 대한 개념을 키우기 위한 초기 작업일 뿐이야. 삼각형에서 두 개의 각의 크기를 알려 주고 나머지 한 각의 크기를 구하라는 문제가 있으면 각도기로 직접 재는 것이 아니라 삼각형의 세 각의 크기를 모두 더하면 180˚라는 사실을 이용하는 거야. 180˚에서 두 각의 크기를 빼면 남는 것이 나머지 한 각의 크기가 되는 거지. 그래서 삼각형의 세 각의 크기를 더하면  180˚라는 모든 삼각형에 공통인 성질이 굉장히 중요한 거지. 이것도 추상화고 이것을 더 확장해서 n각형에서 내각의 합을 모두 더한 공식을 만들어 놓는 것은 한 발 더 나아간 추상이 되는 거야. 그러니까 중학교에서 나타나는 수학의 추상성을 잘 이해하려면 정해진 대상들의 공통인 성질, 그 패턴을 파악하는 능력을 길러야 하는 거지.

지금은 추상으로 나아가는 첫 걸음을 뗄 때니 주의 깊게, 세심하게 대상의 공통점을 살피고 그것을 말이나 문자로 표현하는 것을 연습하면 돼. 그러면 어느덧 추상이라는 것이 쉽게 느껴지는 날이 올 거야.

수학을 잘하려면 책을 읽자

몇 년 전 일본에서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읽고 쓰기를 잘 하는 학생이 수학도 잘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능력이 좋으면 수학과 같은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실제로 어떤 수학자들은 우리가 언어를 쓸 수 있게 해주는 두뇌의 특성과 수학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특성이 똑같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제 수학을 잘 하고 싶다면 문제집만 열심히 붙잡고 있을 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 보자!

수학에 빠진 사람들②
블레이즈 파스칼(1623년~1662년)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파스칼은 확률 이론의 기틀을 세웠다. 물리학에서도 업적을 남겨 현재 압력을 나타내는 단위에 이름이 들어가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파스칼 역시 수학에 푹 빠져 있었는데, 머리가 아프면 수학 문제를 풀어 머리를 식혔다고 한다! 파스칼에게는 수학이 두통약이었나 보다.

수학은 몸으로 느끼는 거야!

수학자들이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만들어 낸 수많은 정리와 공식을 짧은 수업 시간 동안에 전부 다 익히는 것은 힘든 일이야. 그러다 보니 외우는 데 치우쳐서 수학이 재미 없어지지. 그럴 때 기계적으로 문제를 푸는 것보다 직접 체험해 보는 게 좋아. 몸으로 느끼면 직관적인 인식 능력을 기를 수 있거든.
 

해설 1


종이로 정삼각형 접기
 

해설 2


종이는 도형을 공부할 때 아주 좋은 도구야. 그림만 보는 것보다 실제로 도형을 만들어 보면 원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어. 여기에서는 종이로 정삼각형을 접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자.

먼저, 종이로 정삼각형을 접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지. 그 이유는 네변의 길이를 똑같게 맞추는 것도, 직각을 만드는 것도 쉽기 때문이야. 두 가지 모두 종이를 포개지게만 하면 만들 수 있어. 한번 해봐.
 

방법1


그러면 정삼각형은 어떻게 접을 수 있을까? 세 변의 길이가 같은 삼각형을 접어도 되고 세 각의 크기가 모두 60˚인 삼각형을 접어도 되는 것은 알고 있지? 아래 방법에 따라서 접어 보고 이렇게 접으면 정삼각형이 되는 이유를 생각해 봐.
 

방법2


동전 없애기

놀이라고 해서 모두 단순하지 않아. 그 과정에서 원리를 탐구하면서 사고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아주 훌륭한 공부가 되는 거지.

이 놀이는 여러 개의 동전을 앞면(그림)·뒷면(숫자)을 섞어 원형으로 배열한 뒤 규칙에 따라 동전을 뒤집어 모든 동전을 없애는 것이 목적이야. 그렇지만 무조건 동전을 없애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야. 여러 개의 동전을 준비한 다음에, 적당히 앞면과 뒷면이 섞이도록 동전을 배열하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처음에 동전을 어떻게 놓았을 때 동전을 모두 없앨 수 있는지, 어떻게 없애 나가면 되는지 알아보는 거지. 단, 동전을 모두 없앨 수 있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동전을 없애 나가는 순서에 따라 모두 없애지 못할 수도 있어. 이렇게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지?

규칙
첫째, 앞면인 동전만 없앨 수 있다.
둘째, 한 개의 동전을 없앨 때 양 옆의 동전을 뒤집는다.
셋째, 이웃한 동전만 뒤집을 수 있으며, 없어진 동전 자리는 유지한다.


예시 5개의 동전을 늘어놓은 뒤 모두 없애는 방법
 

5개의 동전을 늘어놓은 뒤 모두 없애는 방법


문제1 아래와 같이 늘어놓았을 때 동전을 모두 없앨 수 있는지 알아봐.
 

동전을 모두 없애는 방법


문제2 어떤 경우에 동전을 모두 없앨 수 있는지, 어떤 경우에 동전을 모두 없앨 수 없는지 가설을 세워 봐. 그리고 동전의 개수, 늘어놓은 모양을 바꿔 가면서 여러분의 가설이 맞는지 확인하는 거야.

답 동전을 모두 없앨 수 있는 경우는 처음 배열했을 때, 앞면의 개수가 짝수인 경우다. 이 때, 앞면의 개수가 항상 홀수를 유지하도록 동전을 없애 나가면 된다.(중간에 빈 자리가 있으면 빈 자리 없이 연결된 부분에서의 개수가 홀수면 된다.) 다시 말하면, 처음에 앞면의 개수가 짝수인 경우에도 중간에 앞면이 짝수가 되도록 동전을 없애면 성공할 수 없다.

수학에 푹 빠진 사람들③
마리 퀴리(1867년~1934년)

라듐을 발견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은 마리 퀴리도 수학에 푹 빠졌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운 사람! 친구에게 쓴 편지를 보면 "한 가지만 공부하면 피곤한 두뇌를 더 지치게 만들거든. 읽어도 전혀 머리에 들어오지 않을 때는 대수와 삼각함수를 풀지. 수학은 실수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를 풀다 보면 집중력이 좋아져"라는 말을 했다. 공부하다가 쉴 때 하는 게 수학 문제 풀이라니 정말 빠져도 단단히 빠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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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수학동아 정보

  • 남호영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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