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은 얼꽝, 측면은 얼짱!
딩동댕~ 정답입니다. 멋진 사진을 찍으려면 수학을 잘 해야 해. 오늘 알려 줄 비법도 전부 수학과 관련 있거든. 아참, 내 소개를 깜빡했네. 난 오늘 용승이를 인스타그램 스타로 만들기 위해 온 은지라고 해. 인스타그램 여신 은지가 왔으니 걱정은 붙들어 매도록. 지금부터 멋진 사진을 찍는 비법을 하나하나 알려줄 테니 잘 듣고 인스타그램 스타로 거듭나 보자구~.
자, 첫 번째 비법은 바로 빛을 비추는 ‘각도’에 주목하라는 거야. 카메라는 3차원 공간에 있는 물체를 2차원 평면인 사진으로 옮기는 거야. 그래서 사진 속 물체는 실제 모습보다 입체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연예인의 실물이 더 예쁘고 잘생겨 보이는 이유도 사진이 뚜렷한 이목구비를 잘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이지. 사진 속에서도 입체감을 살리고 싶으면 빛을 비추는 각도를 잘 이용해야 해.
연세대학교 인지과학 연구소에서 빛을 얼굴 정면에서 비출 때와 옆에서 비출 때, 그리고 비스듬히 비출 때 사람들이 어떤 사진을 가장 입체적으로 느끼는지 조사했는데, 빛을 얼굴 정면에서 비추는 것보다 45° 정도 기울여서 비출 때 입체감을 크게 느낀다고 해. 정면에서 비출 때는 눈, 코, 입의 그림자가 거의 생기지 않아 평면적으로 보이고, 옆에서 비추면 얼굴 반쪽에 그림자가 생기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입체적으로 보이지 않아. 반면 빛이 비스듬히 비치면 얼굴에 그림자가 적당히 생겨 눈, 코가 볼록 튀어나온 것 같은 입체감을 느낄 수 있어.
빛을 정면으로 비추기보다 비스듬히 비추면 얼굴이 입체적으로 보인다는 사실, 잘 기억했지? 이제부터 사진을 찍을 때는 빛이 어느 방향에 있는지 잘 살펴보고 찍어야 해!풍선 같은 얼굴은 카메라 렌즈 탓?
은지 덕분에 이제 반죽 같다는 이야기를 듣지 않아도 되겠군! 자, 그럼 입체감 있게 한 번 찍어볼까~. (찰칵) 오잉? 입체감은 있는데 얼굴이 부푼 풍선처럼 나왔잖아! 어제 라면을 먹고 잔 것도 아닌데, 얼굴이 풍선처럼 나오는 이유는 뭘까?
좋은 질문! 얼굴이 풍선처럼 나오는 이유는 바로 카메라 렌즈 때문이야. 물체에 닿은 빛이 반사돼 렌즈를 통과한 뒤 한 점에 모이면 또렷한 상이 맺힌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 19세기 독일의 수학자 루트비히 자이델은 잘 만든 렌즈에서도 상이 흐려지거나 왜곡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어. 이런 현상을 ‘렌즈의 수차’라고 해. 자이델이 발견한 다섯 가지 수차 중 ‘왜곡 수차’가 얼굴을 풍선처럼 보이게 하는 범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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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가 한 개면 물체에서 반사돼 렌즈 중심을 통과하는 빛이 직선이기 때문에 A와 B는 맞꼭지각으로 항상 크기가 같고 배율도 일정해. 그런데 카메라 렌즈는 화각★을 크거나 작게 만들기 위해 렌즈 여러 개를 조합해서 만들어. 물체에서 반사돼 나온 빛이 여러 렌즈를 통과하다보면 B가 달라지는데, 일반적으로 화각이 넓은 광각렌즈는 A보다 B가 작고, 화각이 좁은 망원렌즈는 A보다 B가 커.
화각★ 렌즈를 통해 볼 수 있는 시야 범위. 화각이 크면 넓은 범위를 볼 수 있고, 작으면 좁은 범위만 볼 수 있다.
이 효과 때문에 상의 중심과 가장자리 부분의 배율이 달라지는 결과가 나타나. 그래서 화각이 넓은 광각렌즈는 상의 가장자리 부분으로 갈수록 배율이 점점 작아지는 ‘술통형 왜곡’이 발생하고, 화각이 좁은 망원렌즈는 배율이 점점 커지는 ‘실패형 왜곡’이 생기는 거야.
주변을 돌아다니다 보면 대포마냥 긴 렌즈를 끼운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지? 이런 렌즈가 바로 망원렌즈인데, 화각이 좁지만 상의 가장자리 부분으로 갈수록 배율이 커져서 얼굴이 오그라든 것처럼 보이는 효과가 있어. 얼굴이 풍선처럼 나왔다고 놀라지 말라구. 전부 카메라 렌즈가 범인이었으니까!
자신감이 생기는 찰나,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 내게 은지는 아직 한 가지 비법이 더 남았다고 한다. 인스타그램 스타가 되기 위해 빼놓을 수 없는 비법이라고 하는데?
벌써 지친 건 아니겠지? 아직 마지막 비법이 남았어. 인스타그램 스타가 되기 위한 마지막 관문! 바로 다리가 길어 보이게 사진 찍는 비법이야. 롱다리는 8등신이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니까 인스타그램 스타가 되기 위해 꼭 알아둬야 해. 자, 준비됐지?
가끔 같은 사람을 찍은 사진인데 어떤 사진은 원래보다 다리가 길어 보이는 반면 또 어떤 사진은 다리가 짧아 보이기도 해. 다리 길이가 다른 건 카메라를 정면에서 찍지 않고 정면보다 위 또는 아래에서 찍기 때문에 나타나는 ‘원근 왜곡’ 현상이야. 사진을 찍을 때는 물체가 얼마나 떨어져 있냐에 따라서도 배율이 달라져. 이것을 ‘종배율’이라고 해.
렌즈에 가까이 놓인 물체는 상의 길이가 길어지고 렌즈와 먼 물체는 상의 길이가 짧아지는데, 만약 카메라를 정면에서 찍지 않으면 카메라 렌즈에서 사람의 머리와 다리까지의 거리가 달라 종배율이 달라지게 돼. 거리가 조금만 변해도 종배율은 많이 변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해.
롱다리로 나오고 싶으면 카메라를 정면보다 아래에서 찍어 봐. 그러면 렌즈에 가까이 있는 다리는 종배율이 커져서 길게 나오고 멀리 있는 얼굴은 작게 나오니까 8등신이 될 수 있어. 한쪽 다리를 살짝 앞으로 내밀어 주는 것도 또 하나의 비법이지~.
자, 이제 모든 비법을 알려줬으니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겠지? 사진을 멋지게 찍을 때도 수학이 필요하다는 사실! 수학 공부도 열심히 하고 멋진 사진도 찍어서 인스타그램 스타로 거듭나 보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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