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수학은 정말 즐거워요~!"

아마도 이런 말을 듣는다면 뜨악한 표정을 지으며 '도대체 누가 그런 말을 해?'라고 이상하게 생각할 친구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어렵고 재미 없는 과목의 대명사로 알려진 수학이 즐겁다니  도대체 말이 된단 말인가! 하지만 수학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걷어 내고 수학의 진짜 얼굴을 보면 누구나 수학이 즐겁다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된다. 못 믿겠다고? 그렇다면 어디 한번 수학의 진짜 얼굴을 보고 나서 이야기하시라~!


수학은 하나를 알면 열을 안다
 

기하학적인 패턴은 여러 곳에 장식으로 다양하게 쓰인다. 이런 패턴은 무심코 흘려 보지 말고 규칙성을 찾아 내는 훈련을 해 보자.


수학을 즐겁게 해 주는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수학은 하나를 알면 열을 아는 학문이라는 것이다. 하나를 알면 열을 안다는 말은 천재에게나 해당할 것 같지만 수학에 있어서는 그렇지 않다. 흔히 사람들은 수학이라고 하면 수에 관해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많은 수학자들은 수학이 패턴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말한다. 패턴이란 형태나 모양, 방식이 일정한 규칙에 의해 반복되는 것을 말한다.

하나를 알면 열을 알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렇게 수학이 패턴, 즉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규칙성을 알아 내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수학이 암기 과목 같아서 싫다는 친구들은 수학의 이런 진짜 모습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공식을 외워 계산을 잘 하는 것은 수학을 잘 하는 것과는 다르다. 그렇지 않다면 요즘처럼 컴퓨터가 발달한 시대에 수학자라는 직업이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

컴퓨터와 달리 사람은 패턴을 인식하는데 뛰어난 능력이 있다. 따라서 수학을 공부할 때 하나의 문제를 푸는 방법을 익히려고 하는 것보다 일반적인 풀이 방법의 패턴을 익히는 것이 좋다. 패턴을 파악하면 같은 형식의 다른 문제도 쉽게 풀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처음 보는 문제도 어떻게 풀어야 할지 추측할 수 있다.

수학은 기본적인 원리를 바탕으로 논리를 이용해 확장해 나가는 학문이다. 암기과목과 달리 한 가지만이라도 이해하고 있다면 거기서 시작해 조금씩 전체로 확장해 나가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과연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와 같은 의문이 드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수학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수학에 소질이 없다고 생각하고 지레 포기하기 쉽다. 하지만 수학이 즐거운 이유는 바로 누구에게나 수학을 잘 할 수 있는 소질이 있기 때문이다. 인류가 수학을 발달시킨 수 천년의 시간은 진화 과정에 비하면 찰나에 불과하다.

수천 년은 뇌가 수학에 적합하도록 진화하기에는 턱없이 짧은 시간이다. 미국의 수학자인 키스 데블린은 이런 이유를 들어 우리가 수학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능력은 수학이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우리 뇌 어딘가에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우리에게는 수학을 잘 할 수 있는 능력, 즉 수학을 즐길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이다.

두뇌는 패턴 인식기

컴퓨터는 길고 복잡한 계산도 빠른 속도로 척척 해낸다. 그러나 패턴을 인식하는 데는 컴퓨터가 사람에게 한참 뒤져 있다. 사람의 두뇌는 길고 복잡한 계산에는 어려움을 느껴도 패턴을 인식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컴퓨터의 계산능력을 이용한 얼굴 인식 기술이 아직 걸음마 수준인데 비해,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친구의 얼굴을 바로 구분해 낼 수 있다.

쉬운 문제를 확장하면 복잡한 문제가 보인다

웬만한 사람이라면 삼각형의 넓이 구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그러면 사각형은? 오각형은? 육각형은? 칠각형은? 갈수록 어려워 보이지만 삼각형의 넓이를 구할 줄만 안다면 모두 구할 수 있다. 사각형은 삼격형 두 개로, 오각형은 삼각형 세 개로, 육각형은 삼각형 네 개로, 즉n각형은 삼각형(n-2)개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복잡해 보여도 결국은 삼각형의 넓이를 구하는 문제에 불과한 것이다. 이렇게 수학은 간단한 지식을 복잡한 문제의 풀이법까지 확장할 수 있다.

수학에 푹 빠진 사람들④
버트란드 러셀(1872년~1970년)

영국의 논리학자이자 철학자인 버트란드 러셀은 사춘기 시절에 방황에 빠져 수도 없이 자살할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자살을 하지 못한 것이 바로 수학 때문이라고! 러셀은 수학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다는 욕구 때문에 계속 자살을 미루다가 결국 100살 가까이 살았다. 수학은 곧 장수의 비결인가?


우리는 타고난 수학자
 1990년대 초 미국수학교사협회는 수학자와 심리학자와 함께 수학적 소질에 대해 연구한 결과, 네 가지 능력만 있으면 수학을 잘 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그 네 가지 능력이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아무 어려움 없이 해내는 일이다.

이것만 할 줄 알면 수학을 잘 할 수 있다!①
-신발장에 신발 똑바로 넣기


언뜻 생각하면 신발장에 신발을 똑바로 넣는 것과 수학을 잘 하는 것이 무슨 상관이 있으랴 싶다. 그러나 신발을 정해진 곳에 똑바로 넣을 수 있다는 건 신발과 올바른 장소를 짝지을 수 있다는 것으로, 수학의 기본 중의 기본인 '일대일대응'의 원리를 알고 있다는 뜻이다. 일대일대응을 알고 있으면 수를 정확히 셀 수 있고, 점점 더 큰 수를 생각할 수 있어 결국 무한이라는 개념까지 확장할 수 있다.

이것만 할 줄 알면 수학을 잘 할 수 있다!②
-요리책 보고 요리 만들기


감자와 양파를 잘게 썰어서 볶은 뒤, 물을 부은 다음에 물이 끓으면…. 자, 이렇게 요리책에 나와 있는 순서대로 요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수학도 문제 없이 할 수 있다. 그것은 곧 문제해결의 순서와 단계를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수학 문제를 푸는 과정은 일대일대응처럼 기본 원리를 논리적으로 순서에 맞게 적용하는 것으로 요리책을 보고 요리를 만드는 일과 똑같다.

이것만 할 줄 알면 수학을 잘 할 수 있다!③
-사전에서 단어 찾기


사전에서 단어를 찾을 때 우리는 앞쪽의 자음과 모음부터 하나씩 맞는 단어를 찾아간다. boy라는 단어를 찾을 때 먼저 b를 찾고 b로 시작하는 단어 중에서 다시 o로 이어지는 단어를 찾는 식이다.숫자를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사전을 찾을 수 있다면 큰 수도 읽을 수 있고, 수의 순서와 크고 작음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다. 24개의 자음과 모음의 조합을 이용해 국어사전에서 단어를 찾는 일에 비하면 고작 10개의 숫자로 이뤄진 수를 이해하는 게 훨씬 쉽지 않을까?

이것만 할 줄 알면 수학을 잘 할 수 있다!④
-약도 그리기

 

복잡한 지하철 노선을 누구나 알아보기 쉽게 전달해 주는 노선도도 추상화 능력이 발휘된 결과다.


우리집이 어디 있는지 다른 사람에게 알려 주기 위해 약도를 그려 본 적이 있는가? 언뜻 보기엔 쉬운 일 같지만 사실 약도를 그리려면 대단한 추상화 능력이 필요하다. 약도는 3차원 공간을 2차원의 종이 위에 나타낸 것으로, 필요 없는 부분을 빼고 단순하게 그린 그림이다. 문제를 단순화시켜 해결하는 것은 수학에서 가장 기본적인 능력에 해당한다. 또한 공간을 그림으로 나타낼 수 있다면 그래프와 같은 추상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도형을 다루는 기하학도 잘 할 수 있다.

단순하게 풀어라, 한붓그리기
 

한붓 그리기


종이에서 연필을 떼지 않고 도형을 그리는 문제인 한붓그리기는 단순화시켜서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예다. 쾨니히스베르크라는 도시의 다리 7개를 딱 한 번씩만 건널 수 있느냐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일러는 도시의 지도를 점과 선으로 된 도형으로 만들었고, 그 결과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붓그리기 문제는 지금도 여러가지 형태로 만날 수 있는데, 해결 방법은 바로 다음과 같다.

 ① 짝수 개의 선이 연결된 점으로만 된 도형은 어느 점에서 시작해도 한붓그리기가 가능하다.
 ② 홀수 개의 선이 연결된 점이 단 두 개만 있는 도형은 이 두 점 중 하나에서 시작하면 한붓그리기가 가능하다.
 ③ 그 외의 경우는 불가능.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와 일대일대응

수백 년 동안 수학자들을 괴롭힌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하는 과정에 쓰인 원리 중에는 일대일대응에서 출발한 '비둘기집의 원리'가 있다. 비둘기집의 원리는 비둘기가n마리, 비둘기집이m개 있을 때 n이m보다 크면 적어도 하나의 집에는 비둘기가 두 마리 이상 들어간다는 원리다. 당연해 보이는 원리가 수학계 최대의 난제를 푸는 데 쓰인다니 놀랍지 않은가?

x와 y의 관계는?

 f(x)라는 함수 기호를 처음으로 쓴 사람은 스위스의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다. 함수는 보통 함수를 뜻하는 'function'의 앞글자인 f와 변수인 x,y를 이용해 y=f(x)라고 나타낸다. 이 때, x에 어떤 값을 넣느냐에 따라 대응하는 y의 값이 정해진다.

수학에 푹 빠진 사람들⑤
알프레드 레니(1921년~1970년)


헝가리의 수학자 레니는 확률 이론에 큰 공헌을 했으며, 조국인 헝가리에 수학연구소를 세웠다. 그 역시 수학에 관한 멋진 명언을 남겼다. 한번 읽어 보시라.

"내가 괴로울 때는 괴로움을 없애기 위해 수학을 공부했고, 내가 행복했을 때는 행복을 유지하기 위해 수학을 공부했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09년 10월 수학동아 정보

  • 고호관 기자

🎓️ 진로 추천

  • 수학
  • 통계학
  • 컴퓨터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