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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소설의 전개 예상하는 수학 모형

시리즈 소설은 항상 다음 편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면서 끝난다. 그래서 나와 있는 책을 다 읽고 나면 언제 나올지 모르는 다음 편을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그런데 2014년 수학으로 소설의 대략적인 전개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논문의 첫 장에는 ‘내용 누설 주의’라며, ‘공개되지 않은 내용을 미리 알려 주는 것이 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가 쓰여 있다. 

 

 

논문의 저자인 수학자 리처드 베일은 수학 모형을 통해 조지 마틴의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 시리즈 중 아직 출간되지 않은 6, 7부의 이야기를 예측했다. 베일은 먼저 소설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진 인물 24명을 ‘화자’로 뽑았다. 그다음 이미 출간된 5부의 내용을 토대로행렬을 만들었다. 이때 각 행에는 24명의 화자를 배치하고, 각 열에는 5부의 책을 출간 순서대로 배열했다. 그리고 각 편에서 각 화자가 등장하는 장이 몇 개인지 나타냈다. 

 

예를 들어 주인공 존 스노우가 1부의 2, 3장에 등장한다면 1부에서 ‘화자 존 스노우의 장’은 총 2개다. 이는 앞으로 나올 두 편의 책에서 화자의 장이 몇 개씩 등장할지 예측하기 위해 소설 속 인물의 비중이 어떻게 분포돼 있는지 행렬로 나타낸 것이다.

 

그다음 ‘베이즈 정리’로 이 행렬을 분석해 6, 7부에서 등장할 인물의 분포를 예측했다. 베이즈 정리는 과거의 지식이나 경험을 토대로 미래를 예측하는 통계 분석법이다. 쉽게 설명해 어떤 인물이 점차 더 많은 장에 등장하기 시작했다면 앞으로 나올 책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베일이 만든 수학 모형을 이용하면 어떤 인물이 특정 시점 이후 등장하지 않는지, 즉 언제 죽음을 맞이하는지도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소설의 전개를 결정짓는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어 이 수학 모형만으로 완벽하게 예측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등장인물의 죽는 순서도 예측 가능!

 

2020년에도 비슷한 연구가 나왔다. 영국 코번트리대학교가 이끄는 공동연구팀은 <;얼음과 불의 노래>;를 *네트워크 이론으로 분석해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소설의 2,000명이 넘는 등장인물과 4만 1,000개가 넘는 상호 작용을 네트워크 그래프로 나타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피의 서사시’라고 불릴 만큼 수많은 등장인물이 죽임을 당했던 이야기 전개를 분석했다.

 

‘그래프’는 점과 선을 이용해 복잡한 구조를 간단하게 나타낸 그림이다. 이 연구에서는 등장인물을 점, 그들 사이의 상호 작용을 선으로 표현했는데, 서로 직접 만나거나 알고 있는 경우 상호 작용한 것으로 간주했다. 이때 등장인물이 상호 작용하는 장의 수에 비례해 점의 크기와 선의 두께를 조정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등장인물의 네트워크 그래프가 실제 사회의 네트워크와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이러한 특징 덕분에 방대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이 이야기를 따라가고 공감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사망자의 분포도 연구했다. 무작위해 보이는 등장인물의 죽음을 시간순으로 정리하자, 각 인물이 죽는 순서가 예측 가능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 사망한 후 다음 사망자가 나오기까지의 시간은 예측할 수 없었다.  연구팀은 이 때문에 흥미진진하고 매력적인 이야기가 탄생한다고 설명했다.

 

 

용어 설명

*네트워크 이론 : 수학의 한 분야인 그래프 이론에서 파생된 이론으로, 점들의 연결 관계를 나타낸 수학 그래프가 현실 시스템에 적용된 연결망을 연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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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수학동아 정보

  • 수학동아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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