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에서 우리나라 지도를 원하면 그냥 인공위성으로 촬영해 가면 되는 거 아니야? 1:5000 지도를 따로 요청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이 지도가
특별한 이유는 뭘까?
인공위성으로만 만든 지도가 아니다
밥을 먹으려고 식당을 찾는 등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지도를 만들려면 실제 거리 모습이 담긴 사진이 필요해요. 우리나라 국토지리정보원은 1년에 한 번 항공기에 카메라를 달고 날아다니면서 우리나라를 촬영해요. 촬영한 사진을 대고 선을 그어 지도를 그립니다. 이 과정을 ‘도화’라고 불러요.

도화할 때 건물의 높이 등 수치를 알려면, 각 점의 좌푯값이 필요해요. 우리나라에는 인공위성이 보낸 신호를 받는 위성기준점이 약 90개 있어요. 3개의 위성기준점으로부터 떨어진 거리를 구하면, 특정 지점의 가로와 세로, 높이 좌표를 알 수 있어요. 여기에 건물 종류나 명칭을 조사해 쓰면, 지도가 완성됩니다. 국토지리정보원 류원일 사무관은 “걸어서 거리를 측정하던 고대와 달리 원격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공위성으로도 지형을 촬영할 수 있어요. 인공위성은 일 년에 한 번 촬영하는 항공기와 달리 계속 촬영하고 움직임에 제약이 적습니다. 우리나라 인공위성인 국토위성은 산불이나 홍수 등 재난을 감시해요. 구글 등 해외 기업에서는 각 나라별 인공위성으로 촬영한 우리나라 사진을 지도로 활용해요. 다만 항공기보다 멀리서 찍기 때문에 세밀한 정보가 부족하고 지구 밖에서 찍어서 날씨의 영향을 받으면 영상이 흐릿하게 나타나기도 해요.

지도를 보면 정치 관계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2024년 일본은 기상청 지진 안내 지도에 동해에 있는 섬 독도를, 일본 땅임을 주장하는 일본식 명칭 ‘다케시마’로 표기했어요. 512년 신라의 이사부 장군이 지금의 울릉도인 우산국을 독도와 함께 점령한 뒤로 독도는 우리나라 섬인데 말이에요.
지난 1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멕시코로 둘러싸인 멕시코만의 이름을 아메리카만으로 바꾸라고 행정 명령을 내렸어요. 구글이 표기 변경을 예고하자 멕시코 대통령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은 이에 항의했습니다. 이후로 미국 구글 지도에는 해당 구역이 ‘아메리카만’으로, 다른 나라에는 ‘멕시코만(아메리카만)’으로 표기되고 있습니다. 양병윤 교수는 “지도에 명칭 등이 잘못 표기됐을 때 대응하지 않으면 국토를 빼앗기는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