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여러 사람들이 원석을 관찰하고 있어. 그런데…. 윽! 가까이 들여다보니 다이아몬드 안에 불순물이 많아. 보석으로는 못 쓸 것 같은데, 뭘 그리 관찰하는 거지?
다이아몬드로 지구 내부를 연구한다?!
다이아몬드는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불순물이 끼어들기도 해요. 이를 ‘내포물’이라고 해요. 내포물이 섞인 다이아몬드는 보석으로서의 가치는 떨어지지만, 과학자들에게는 좋은 연구 대상이에요. 다이아몬드 속 내포물을 분석하면 맨틀에 어떤 물질이 있는지, 지구 내부는 어떤 환경인지 등을 알 수 있거든요. 즉, 다이아몬드는 땅 속에서 일어난 사건을 기록하는 일종의 타임캡슐이지요.
올해 3월 이탈리아, 캐나다 국제공동연구팀은 다이아몬드에서 ‘칼슘 실리케이트(CaSiO3) 페브로스카이트’라는 광물을 발견했어요. 이 광물은 지구 내부에 네 번째로 풍부하고, 맨틀을 이루는 중요한 물질이라고 알려졌지만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이 물질을 본 적이 없었지요. 이 물질은 불안정해서 지구 내부 650km 부근에서만 정상적인 상태로 존재하거든요.
연구팀은 해양 지각의 일부가 약 800km 아래에 있는 맨틀로 내려앉을 때 이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졌고, 그 과정에서 칼슘 실리케이트 페브로스카이트가 포함됐을 것이라고 추정했지요. 연구에 참여한 캐나다 앨버타대학교 그라함 피어슨 교수는 “단단한 다이아몬드 속에 보존된 덕분에 칼슘 실리케이트 페브로스카이트를 처음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고 말했어요.
올해 3월에는 미국 네바다대학교 라스베이거스 캠퍼스 올리버 샤우너 교수팀이 다이아몬드 속에서 ‘제7형 얼음’이라는 특수한 얼음 결정을 발견했어요. 일반 얼음이 1기압, 0℃에서 액체인 물이 된다면, 제7형 얼음은 영상에서도 얼음의 형태를 유지해요. 지금까지 제7형 얼음은 실험실에서 3만 기압을 가해야 만들 수 있었는데, 자연 상태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분석 결과, 제7형 얼음을 포함한 다이아몬드는 538℃, 지하 400~800km의 깊이에서 만들어졌어요. 이는 지구 내부에 물이 있다는 걸 의미하지요.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이용재 교수는 “그동안 맨틀에 액체 상태의 물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은 해왔지만, 그 증거를 발견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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