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지구 친구들? 난 지구에서 아주 먼 곳에 살고 있어. 지금으로부터 수십 년 전 2024년 11월 16일, 지구에서 우리에게 보낸 메시지가 방금 도착했단다.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한번 볼까?
자세히 보니까 메시지 글자가 낯설어. 내가 사는 곳에서는 쓰지 않는 글자야. 지구인들은 이걸 한글이라고 부르더군!

한글이 적힌 사진을 우주로
2024년 11월 16일, 국립중앙과학관은 충청북도 오송의 한 천체 관측소에서 처음으로 우주를 향해 한글 메시지를 보냈어요. 1974년 같은 날, 남아메리카 푸에르토리코의 아레시보 천문대에서 미국의 천문학자 프랑크 드레이크가 우주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는 인류가 최초로 우주에 보낸 메시지인 ‘아레시보 메시지’예요. 이번 한글 메시지는 아레시보 메시지를 보낸 지 50년이 된 날을 기념해 보낸 메시지입니다.
미디어 아티스트 원종국 작가가 만든 한글 메시지는 인간과 지구, 기술 등을 설명하는 사진 180장과 그 말을 읽은 음성으로 구성돼 있어요. 그림으로 된 우리말 사전인 셈이지요. ‘우리의 사랑이 당신에게도 닿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등의 내용이 담긴 편지도 있어요.
국립중앙과학관은 메시지를 디지털 신호로 바꾼 뒤 이 신호를 레이저로 쏘아 외계 행성계 3곳과 항성 3곳에 보냈습니다. 태양계 바깥에 있는 외계 행성계는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과 지구처럼 항성 주변을 도는 행성들로 이뤄져 있어요.
이번에 메시지를 보낸 곳은 지구에서 31광년 떨어진 행성 울프 1069와 41광년 거리에 있는 트라피스트-1, 520광년 떨어진 별인 백두와 그 주변을 도는 행성인 한라입니다. 25광년 떨어진 별 베가, 2만 5000광년 떨어진 성단 M13, 69광년 거리의 백조자리 16 등에도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메시지를 보낸 곳은 대부분 인간처럼 높은 수준의 지능을 가진 외계 지적 생명체가 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돼요. 물이 있는 등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갖췄기 때문이에요. 만약 외계 지적 생명체가 있고, 전자기파를 수신하는 장치가 있다면 메시지를 받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다만 메시지를 받는 데는 최소 수십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1광년은 빛이 진공● 안에서 1년 동안 움직인 거리인데, 빛의 속도로 가도 가장 가까운 별 베가에 가려면 25년이 걸리기 때문이지요. 만약 1시간에 100km를 달리는 자동차로 메시지를 보낸다면 무려 2억 7000만 년이 걸리는 먼 거리랍니다.
한글 메시지, 받을 곳은 어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