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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뱀, 다리 왜 없을까?

▲셔터스톡

 

2025년은 을사년, 푸른 뱀의 해입니다. 뱀을 두려워하거나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뱀은 다리가 없어 어디든 자유롭게 움직이는 흥미로운 동물이에요. 구불구불하게, 몸을 접었다 펴며 앞으로 나아가고, 심지어는 날기까지 하는 뱀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약 1억 2000만 년 전 뱀의 조상에겐 다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뱀의 다리는 점점 작아지고 결국 사라졌지요. 뱀의 다리는 어떻게 사라진 걸까요? 

 

뱀의 조상에겐 다리가 있었다

 

뱀은 도마뱀에서 점차 다리가 없어지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진화했어요. 앞다리가 먼저 사라지고, 뒷다리는 나중에 사라졌지요. 그 중간 단계를 보여주는 화석이 2006년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에서 발굴된 나자쉬 리오네그리나(Najash rionegrina) 화석입니다. 나자쉬는 약 1억 년 전에 살았던 뱀으로 튼튼한 뒷다리 두 개와 골반을 가지고 있었어요.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이융남 교수는 “뱀의 조상은 대부분 땅속에서 굴을 파는 생활에 적응하며 진화했다”며 “땅속에선 앞다리가 없는 것이 이동에 유리했을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앞다리와 뒷다리를 모두 가진 뱀의 화석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2015년 영국 포츠머스대학교 데이브 마틸 교수팀은 약 1억 2000만 년 전에 살았던 테트라포도피스 암프렉투스(Tetrapodophis amplectus)가 네 다리를 가진 뱀이라고 주장했어요. 몸 길이가 20cm인 이 화석 속 생물은 앞다리와 뒷다리를 모두 가지고 있고, 배 비늘과 척추뼈를 가지고 있어 뱀과 비슷했지요. 하지만 이것이 뱀인지 해양 도마뱀인지를 두고 논란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융남 교수는 “네 다리를 가진 뱀 화석이 발견된다면 뱀이 언제까지 앞다리를 갖고 있었는지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David M. Martill, et al.
테트라포도피스 아마루넨시스의 뒷다리를 자세히 본 모습.

 

뱀은 오랜 시간에 걸쳐 굴파기 생활에 적응하며 다리가 점점 짧아지고 가늘어졌다.  앞다리가 먼저 사라지고, 뒷다리는 나중에 사라졌다.

 

▲셔터스톡, Dawson(W)
비단뱀의 배에는 작고 뾰족한 발톱이 있다. 뱀의 조상이 가졌던 뒷다리의 흔적이다.

 

 

유전자 스위치 OFF! 뱀 다리의 비밀

 

그렇다면 뱀은 어떻게 다리를 잃었을까요? 2016년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마틴 콘 교수팀은 뒷다리의 흔적으로서 배의 꼬리 부근에 발톱을 가진 비단뱀에 주목했어요. 비단뱀은 태어나기 전 배아 상태에서 다리가 자라기 시작하지만, 다리가 완성되지 않은 채 태어납니다. 연구팀은 비단뱀이 태어나기 전 다리의 발달을 멈추는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비단뱀의 배아에서 다리를 만드는 설계도 역할을 하는 유전자 ‘소닉 헤지호그’의 활동을 관찰했어요. 소닉 헤지호그는 도마뱀, 사람 등 척추동물의 다리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예요. 

 

관찰 결과, 비단뱀의 배아에서 소닉 헤지호그 유전자는 아주 잠깐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났어요. 산란 후 24시간이 지나자 이 유전자는 마치 스위치가 꺼진 것처럼 비활성화되었지요. 연구팀은 소닉 헤지호그 유전자의 활동을 조절하는 유전자 스위치 DNA 중 세 부분이 삭제되어 뱀 다리가 사라졌다고 설명했어요. 뱀에게도 다리를 만드는 유전자가 있지만, 유전자 스위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소닉 헤지호그 유전자의 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다리 발달이 멈추게 된 거예요. 연구를 이끈 마틴 콘 교수는 “뱀이 다리를 가진 조상으로부터 진화했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설명했어요. 이어 “유전자 연구를 통해 진화 과정 중 뱀의 다리가 언제 어떻게 변화했는지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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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15일 어린이과학동아(2호) 정보

  • 배하진
  • 디자인

    정영진
  • 일러스트

    이한울
  • 도움

    박대식(강원대학교 과학교육학부 교수), 김성재(국립부경대학교 필드로보틱스 연구원), 도민석(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사), 이융남(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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