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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사랑상] 사랑에 흐음~뻑 빠진 초파리

 

곤충이 초파리를 잡아먹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어요. 이런 위험천만한 상황에서도 초파리는 주위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습니다. 초파리가 느긋한 이유는 다름 아닌 사랑?! 

 

‘사랑에 눈멀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사랑하는 사람에 깊게 빠져 주변의 위험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를 뜻하는 표현이에요. 영국 버밍엄대학교 캐롤라이나 레자발 박사 등 공동 연구팀은 사랑에 눈먼 수컷 초파리가 짝짓기가 진행될수록 위험을 의식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 8월 28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이광자 현미경을 통해 짝짓기를 시도하는 초파리 수컷의 뇌를 분석했어요. 짝짓기 과정에서 어떤 신경세포가 활성화되는지 관찰했지요. 이광자 현미경은 조직 내부의 구조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어 신경 활동을 분석할 때 매우 유용해요. 연구팀은 빛을 만드는 장치인 발광다이오드(LED)를 반복적으로 통과시켜 빛과 그림자를 만들었고, 이를 통해 포식자가 날아오는 위험 상황을 연출했습니다. 

 

그 결과, 수컷 초파리는 짝짓기 초기 단계에서는 위험에 반응하며 짝짓기를 중단하고 위험에 방어하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짝짓기 과정이 점차 진행될수록 위험에 대한 인식이 감소했고 짝짓기 행동을 유지했지요. 이유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 때문이었습니다. 신경전달물질은 신경세포 간의 정보를 전달하는 화학 물질이에요. 도파민이 분비되면 위험을 감지하는 시각 뉴런의 활동이 억제됩니다. 즉, 초파리에게 위험 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거죠. 레자발 교수는 “초파리가 짝짓기를 하면 도파민이 증가한다”며 “이에 따라 주변을 인식하는 감각을 차단해 초파리가 위협에 대응하는 능력을 감소시킨다”고 설명했습니다. 

 

 

[배변상] 어른 될 때까지는 똥 참는 올챙이

 

 

 

어른이 되기 전까지는 절대 똥을 누지 않는 올챙이가 있다고?! 강력한 변비도 아니고, 어떻게 그럴 수 있죠? 자신이 사는 웅덩이 물이 썩을까 봐 배변을 참는 아이핑거개구리 올챙이 얘기를 들어보세요! 

 

지난 9월 일본 나고야대학교 이토 분 특별연구생은 일본 오키나와 지역의 개구리와 올챙이를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어요. 주인공은 오키나와 현 근처의 이시가키섬, 이리오모테섬에 주로 사는 아이핑거개구리예요. 청개구리의 일종인 아이핑거개구리는 산청개구리과에 속해요. 대나무 그루터기처럼 속이 비었고 물이 고인 곳에서 알을 낳고 키우지요. 그런데 보통 개구리가 사는 개천, 샘, 호수와 달리, 아이핑거개구리가 사는 작은 웅덩이는 물이 흐르지 않아요. 올챙이들이 스스로 웅덩이를 벗어날 수 있을 때까지 물을 가능한 깨끗하게 유지해야 하죠.

 

아이핑거개구리가 선택한 방법은 바로 ‘배설물 참기’입니다. 동물이 먹이를 먹으면, 몸은 단백질을 소화하면서 독성 물질인 암모니아를 만들어요. 암모니아는 대변에 섞여서 몸 밖으로 빠져나갑니다. 그런데 고인 물속에 계속 대변이 쌓이면 암모니아 농도가 높아지고, 올챙이들의 생명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요. 

 

아이핑거개구리 올챙이는 몸속에 배설물을 계속 저장했다가, 개구리의 모습을 갖추고 웅덩이를 벗어나면 그제야 배변을 시작합니다. 연구팀이 9일 동안 아이핑거개구리 올챙이를 관찰한 결과, 암모니아의 독성을 견디는 능력이 다른 올챙이보다 훨씬 강했습니다. 연구를 이끈 이토 분 특별연구생은 “특수한 환경에서 사는 생명체의 고유한 생존 전략을 알 수 있었던 연구 결과”라며 “생물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서 웅덩이 같은 작은 서식지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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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15일 어린이과학동아(24호) 정보

  • 에디터

    박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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