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가 보니, ‘오늘의 환율’이라는 글자가 적힌 커다란 표가 있었어. 환율이라는 건 대체 뭘까? 내일의 환율은 어떻게 되는 거지?
돈을 바꾸는 기준, 환율
전 세계 여러 나라는 각각 다른 돈을 씁니다. 우리나라에서 쓰는 돈의 단위는 ‘원’이지만, 미국에서는 ‘달러’, 중국에서는 ‘위안’, 일본에서는 ‘엔’화를 쓰죠. 이름만 다른 게 아니라, 그 가치도 제각각 달라요. 우리나라 돈을 1달러로 바꾸려면 약 1363원을 내야 하고, 1위안으로 바꾸려면 약 188원을 내야 해요. 이처럼 한 나라의 돈을 다른 나라 돈으로 교환할 때의 비율을 환율이라고 합니다.
각 국가는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환율을 정해요. 크게 고정환율제도, 자유변동환율제도 두 가지로 나뉩니다. 고정환율제도는 정부, 또는 한 나라의 돈과 관련한 정책을 총괄하는 기관인 중앙은행이 환율을 일정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게 정하는 방식이에요. ‘1달러는 우리 돈으로 1000원’이라고 정하고, 고정된 액수로 거래하죠. 환율이 크게 바뀌지 않으니 안정적이지만, 경제 상황이 갑자기 변할 때 정부가 쉽게 대처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어요.
반면 변동환율제도는 돈을 사려는 수요, 돈을 팔려는 공급에 따라 환율이 바뀌어요. 환율이 급격하게 바뀌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하지만, 경제 상황이 갑자기 변할 때는 환율도 같이 변하기 때문에 대처하기가 비교적 쉽죠. 우리나라는 두 제도의 특징이 섞인 다양한 제도를 쓰다가, 1997년 이후 변동환율제도만 쓰고 있어요.
우리나라처럼 변동환율제도를 쓰는 나라에서는 각 중앙은행이 환율을 정해요. 각 나라의 경제 사정, 전쟁 등 국제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에 따라 매 초마다 환율이 조금씩 바뀌죠. 단, 환율이 무조건 높거나 낮다고 좋은 건 아니에요.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김진일 교수는 “환율은 전 세계 경제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적절한 수준 안에서 오르내릴 때가 가장 좋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