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숲의 곰들을 소개합니다!

Q.곰숲은 어떤 곳인가요?
곰숲은 곰들이 사육장을 벗어나 활동할 수 있는 방사장이에요. 2022년 11월, 기존의 사육 곰 농장 시설에 100평 규모의 방사장 곰숲을 완성했죠. 곰들은 짧게는 10년, 길게는 25년 동안 6.6㎡ 남짓한 콘크리트 바닥에서 살았어요. 방사장이 생기면서 곰들이 비로소 흙을 밟고, 나무를 만질 수 있게 됐죠.
지난 3년간의 돌봄 끝에 곰들에겐 변화가 생겼어요. 스트레스를 받아서 하는 행동은 줄고, 찌푸린 표정도 한결 펴졌지요. 곰숲에서는 여러 놀이 행동도 관찰되고 있답니다.
Q.곰숲에서 곰은 뭘 하고 노나요?
방사장에 있는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해요. 곰은 물을 참 좋아합니다. 물에 들어가 첨벙첨벙 놀거나 장난감을 갖고 놀고, 호스에서 콸콸 쏟아지는 물로 샤워하는 것도 즐기죠. 방사장의 흙바닥에서 뒹굴뒹굴하며 노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어요.
놀지 않는 시간에는 마치 보물찾기하는 것처럼 방사장 곳곳에 숨겨진 먹이를 찾으며 시간을 보내요. 활동가들은 곰이 방사장에 나오기 전에 방사장의 나무 틈, 해먹 안에 당근, 밤, 땅콩 등을 숨겨 둡니다. 야생의 곰들이 먹이를 탐색하며 풀을 밟고 나무를 만지는 등 지루할 틈 없이 자극을 받는 것처럼 사육 곰들도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적당히 할 일을 만들어 주는 거예요.
Q.곰들이 방사장을 무척 좋아하겠네요.
처음 곰들은 방사장이라는 공간을 낯설어했습니다. 나이가 든 곰들은 방사장으로 가는 문을 열어 둬도 나가는 게 두려워 문 근처를 맴돌곤 했어요. 20년 가까이 좁은 곳에서 갇혀 있었으니 두렵고 어색한 마음이 컸을 거예요. 그래서 활동가들은 곰이 사육장과 방사장을 들락날락할 수 있도록 리콜 훈련을 하고 있어요. 방사장에 나갈 시간이나 집으로 돌아올 시간에는 종소리를 들려주고 맛있는 간식을 먹이는 훈련이죠. 이제 곰들은 더 이상 방사장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방사장을 즐기는 모습을 보인답니다.
Q.곰들이 어울려 놀기도 하나요?
네! 주영이와 우투리가 특히 잘 어울려 놀아요. 둘은 지난해 가을 합사 훈련을 하면서 처음 어울려 놀았어요. 합사 전, 주영이와 우투리는 격문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 보는 시간을 한참 가졌습니다. 반응이 괜찮아 격문을 열었더니 처음에는 데면데면하다가 서로 비스듬히 다가가 냄새를 맡고 장난을 치기 시작했어요. 입을 살짝 열고 서로를 깨무는 시늉을 하면서 싸움 놀이를 하는 모습이 관찰됐지요.
Q.동물에게 놀이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야생이 아닌 가두어진 환경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 놀이는 새로운 자극이 될 수 있어요. 그래서 활동가들은 사육장에 장난감, 나뭇가지 같은 곰들이 갖고 놀 수 있는 물건을 넣어 줍니다. 곰들이 여러 물건을 가지고 놀면서 즐거운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거죠.
특히나 곰들에게 새로운 사회적 관계를 맺어주는 건 그 무엇보다도 좋은 자극이에요. 친구와 함께 곰숲에 나가면 그만큼 더 오랜 시간 숲을 만끽할 수 있고요. 화천에서 수시로 합사 훈련을 하는 이유입니다.
Q.동물을 키우는 독자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려요.
동물이 받는 고통을 덜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동물이 즐겁고 행복한지 알아보는 거예요. 동물에게도 신나고 유쾌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동물이 어떤 상황에서 신나고, 어떤 놀이를 즐기는지 관찰해 동물들에게 놀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어요. 여러분과 가까이 있는 동물부터 언제, 어떤 상황에서 기쁨을 느끼는지 관찰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