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놀이터가 많기만 하면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놀 수 있을까? 안전하면서도 창의적인 놀이터를 만드는 게 중요해. 모두가 엄지를 치켜세우는 멋진 놀이터를 소개할게.

안전하면서도 모험이 있는 놀이터

지난해 12월, 행정안전부는 서울 서대문구 ‘신기한 놀이터’, 경상북도 울진군 ‘파도소리 놀이터’ 등 우수 어린이 놀이시설 7곳을 선정했다고 발표했어요. 행정안전부는 어린이 안전을 강조하고 좋은 놀이시설을 장려하기 위해 2012년부터 매년 우수 어린이 놀이시설을 선정하고 있지요. 지난해 8만 개가 넘는 전국 어린이 놀이시설 중 각 지역에서 추천받은 49개 놀이시설을 대상으로 전문 심사위원들이 평가했습니다.

전국에서 손에 꼽는 좋은 놀이터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심사 항목에서 가장 큰 배점을 차지하는 항목은 안전 관리와 운영 항목입니다. 놀이기구의 구조나 재료가 어린이에게 안전한지, 평소 점검을 잘 하는지 확인하는 거예요. 그 외에 이용자 나이에 맞는 놀이기구가 있고 다양한 놀거리를 제공하는지, 또 주변 환경과 놀이터가 어우러지는지 등을 채점합니다. 도시공원 놀이터 등 모두에게 개방된 놀이터는 보호자까지 다양한 세대가 함께 이용할 공간이 마련됐는지도 중요한 평가 요소예요.

우수 어린이 놀이시설 심사위원이자 놀이터 안전 전문가인 에스이엘안전기술원 배송수 원장은 “심사 대상 놀이터들은 기본적으로 안전 관리가 잘 되어 있다”며 “순위가 갈리는 부분은 놀이터의 놀이 환경이 얼마나 창의적으로 구성되었냐는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우리나라 놀이터 대부분은 미끄럼틀과 시소, 그네 등 놀이기구를 단순 조합한 형태가 많습니다. 배 원장은 “어린이들은 놀이기구 바깥의 주변 환경까지 놀이 공간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이며 “정형적인 놀이기구 외에 둔턱, 나무, 모래가 있는 놀이터처럼 자유롭게 상상하며 즐길 수 있는 요소도 중요하다”고 말했어요.

특히 배 원장은 놀이터에 ‘건강한 위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건강한 위험은 어린이의 도전 정신을 자극하고 발달시킬 수 있는 요소예요. 날카롭게 튀어나온 나사, 금이 간 바닥 등 예상치 못하게 다칠 수 있는 위험 요소와는 다르지요. 배 원장은 “밧줄을 그물처럼 엮어 만든 네트형 놀이기구는 높이가 10m에 달하기도 한다”고 말했어요. 이어 “어린이는 얼마나 높이 올라갈지 스스로 판단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이 선택한 위험을 경험하고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배운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