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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하는 땅을 뚫어 물을 흐르게 해 배들이 다닐 수 있도록 만든 물길이에요.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파나마 운하가 대표적이지요. 그런데 작년부터 비가 오지 않아 배들이 파나마 운하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73년 만에 가장 건조했던 파나마

 

2023년 초부터 파나마에는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3년 파나마의 강우량은 평년보다 41%나 줄었어요. 그 결과 파나마 운하로 물을 공급하는 가툰 호수의 수위 역시 급격히 낮아졌죠. 지난해 11월, 파나마 운하청은 “2023년 10월은 1950년 이후 73년 만에 가장 건조한 달”이라고 밝혔습니다.

 

파나마 운하청은 지난해 9월부터 물의 양을 고려해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의 수와 무게를 줄여왔어요. 기존에는 하루에 평균 36척을 통과시켰지만, 지금은 하루 통행량을 31척으로 줄였습니다. 또 배 한 척 당 물건을 실을 수 있는 무게인 흘수도 감축했어요. 흘수는 배가 무거울 때 배의 아랫부분이 얼마나 많이 가라앉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예요. 파나마 운하는 기존 13.72m로 유지하던 흘수를 13.26m까지 줄였어요. 0.5m 정도의 차이지만, 이 차이로 배에 한 번에 실을 수 있는 짐의 무게는 30% 감소합니다.

 

덴마크 해운 기업 머스크는 지난해 9월 “가뭄으로 같은 선박에 평소보다 약 2000개의 컨테이너를 덜 실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어요. 파나마 운하청은 가뭄 현상이 올해 10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하루에 통행할 수 있는 배를 25척으로 제한할 계획입니다.

 

가뭄에 택배도 멈춘다?

 

파나마 운하는 파나마 국토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운하예요. 가로 길이만 총 82km로, 서울에서 강원도 춘천까지 거리와 비슷하지요. 1914년 처음 개통한 파나마 운하는 기존 아메리카 대륙을 빙 둘러가야 하던 항로를 절반 이상 단축해 줬어요. 운하가 생기기 전에는 미국 동부에서 서부로 가기 위해서 남아메리카 맨 아래 남쪽을 거쳐 약 1만 5000km를 돌아가야 했습니다.

 

세계 물자 이동량의 5% 정도를 담당하는 파나마 운하에는 170개국의 1920개 항구를 잇는 항로가 있어요. 따라서 이번처럼 기후위기로 운하에 이상이 생기면 그 피해가 전 세계로 확산됩니다. 파나마 운하를 통해 미국과 무역을 하는 해운 업체 HMM의 노지환 홍보부장은 “파나마 운하가 막히면 돌아갈 수 있는 다른 운하와 다르게 대안이 거의 없다”며 “파나마가 배 통행량을 더 줄이면 배송이 늦어지고, 제품 가격도 오를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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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1일 어린이과학동아(1호) 정보

  • 박동현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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