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5년, 나는 중력에 따라 시간이 다르게 흐를 거라는 일반 상대성 이론을 발표했다네. 중력이 강한 곳일수록 시간이 느려진다고 생각했어. 그럼 우주가 충분히 팽창하기 전에는 중력이 강해 시간이 느렸겠지? 마침 후대 과학자들이 초기 우주의 시간이 지금보다 훨씬 느렸다는 사실을 최근에 밝혀냈다네.
지금보다 5배나 느렸던 초기 우주
지난 7월, 초기 우주의 시간이 지금보다 5배가량 느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어요. 호주 시드니대학교 물리학과 게라인트 루이스 교수와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교 통계학과 브랜던 브루어 교수팀은 우주에 퍼져 있는 초거대질량 천체인 ‘퀘이사’를 분석했더니, 10억 살인 우주의 시간이 138억 살인 현재 우주의 시간 흐름에 비해 5배가량 느렸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퀘이사는 블랙홀이 주변 물질을 집어삼키는 에너지로 만들어지는 거대 천체예요. 블랙홀로 주변 물질이 빨려 들어가면서 서로 마찰해, 블랙홀 주변에 빛이 방출돼요. 퀘이사의 중심에는 태양 질량의 10억 배나 되는 무거운 블랙홀이 자리잡고 있어 엄청난 빛이 나옵니다. 퀘이사는 강력한 빛을 방출하기 때문에 수십억 광년 떨어진 아주 먼 거리의 지구에서도 볼 수 있지요.
연구팀은 퀘이사를 활용해 초기 우주에 가까울수록 중력이 강해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현상을 관측해 보기로 했어요. 먼저 퀘이사가 방출하는 다양한 전파 중에서 녹색광, 적색광, 적외선의 3가지 파장을 분석했습니다. 비교적 가까운 우주부터 먼 우주까지 우주 곳곳에 퍼져 있는 퀘이사 200여 개의 빛 방출 데이터를 20년간 추출했지요. 분석 결과, 지구에서 멀리 있는 퀘이사일수록 시차의 증거인 ‘적색편이’가 많이 관찰됐어요. 시간의 차이는 대략 5배 정도였죠.
우주에서는 빛의 속도를 이용해 시간을 계산해요. 빛의 속도는 누가 언제 어디서 측정하든 초속 30만km로 일정하거든요. 우리 눈에 보이는 빛은 파장이 늘어나면 붉은 색을 띱니다. 이를 두고 빛이 적색으로 치우친다는 뜻의 적색편이라고 불러요. 빛을 관측했을 때 기존보다 붉은 빛을 띤다면 파장이 늘어났다는 뜻이죠. 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느려진다는 결과입니다. 게라인트 교수는 “만약 우리가 10억 살의 우주를 본다면, 지금 1시간 만에 일어날 일이 5시간에 걸쳐 일어나는 셈”이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