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꼬질이, 우리 부모님은 내가 밖에서 놀고 오기만 하면 꼬질꼬질하다고 잔소리를 하셔! 오늘도 진흙밭과 모래 운동장을 신나게 달리고 돌아왔더니 어서 씻으라고 혼났지 뭐야. 부모님은 늘 ‘비누로 박박 씻어야 깨끗해진다’고 하시는데, 왜 비누를 쓰면 깨끗해지는 걸까?
때가 쏙! 바이러스도 쏙!
비누의 비밀
솔직히 난 비누를 쓰는 게 귀찮고 싫어. 불편하고, 누가 쓰던 물렁한 비누는 만지기 싫단 말이야! 대체 어쩌다가 비누라는 게 탄생한 거지?
기름에서 태어나 기름을 제거한다
비누는 기원전 2800년대에도 쓰인 기록이 남아있을 만큼 오랜 시간 사람들과 함께했습니다. 고대의 비누는 동물의 내장 등에서 얻은 지방과 나무를 태우고 남은 재로 만들어졌어요. 중국과 우리나라에서는 재 대신에 콩나무 씨앗과 껍질 등으로 비누를 만들기도 했죠.
우리가 아는 모습의 비누는 18세기 유럽에서 처음 탄생했어요. 비누는 지방과 염기, 두 가지 재료가 만나서 생겨납니다. 과거에는 순수한 염기성 물질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비누의 값이 비쌌어요. 그마저도 고약한 냄새가 나고, 너무 독해 피부를 따갑게 했죠. 이후 유럽 과학자들이 불순물이 없고 쉽게 만들 수 있는 소다, 암모니아 등의 염기성 물질을 개발하면서, 저렴하고 질 좋은 비누들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갔습니다.
비누는 물에 닿으면 미끈거리면서 녹고, 문지르면 거품을 만들어 냅니다. 이는 비누가 계면활성제 덩어리이기 때문이에요. 물에 계면활성제를 넣으면 물 분자를 계속 끌어당기면서 물방울 안에 공기방울이 들어가도 물방울의 표면이 잘 터지지 않게 합니다.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 배진영 교수는 “병균과 오염물질을 제거하려면 비누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대부분의 오염물질은 기름에 녹는 성질이 있는 지용성이기 때문에 계면활성제로 없앨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계면활성제가 오염물질을 없애는 원리
계면활성제가 오염물질을 없애는 원리
GIB
계면활성제 때문에 물방울의 표면이 잘 터지지 않아 많은 거품이 생긴다.
_ 인터뷰
비누의 매력은 무한함!
Q
비누를 디자인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이전에는 피부에 대한 공부를 했어요. 제 피부에 여러 문제가 많았기도 해서, 자연스럽게 유해한 성분이 없는 천연 화장품에 관심을 가지게 됐죠. 비누를 직접 만들면 재료를 내 피부에 맞는 것으로 골라서 쓸 수 있고, 원하는 모양으로 꾸밀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Q
어떤 재료를 쓰나요?
정말 다양해요! 계면활성제를 예로 들면, 합성 계면활성제가 많이 든 제품을 쓰면 물에 녹지 않아서 바다나 강에 거품이 둥둥 떠 있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래서 물에 분해되는 천연 계면활성제를 넣어 예민한 피부에도 좋고, 환경에도 좋은 비누를 만들 수 있어요.
Q
비누 쓰기를 싫어하는 독자들에게 한 마디?
비누는 공예를 할 때나 실생활에서 쓴 후 플라스틱 등의 쓰레기가 나오지 않아요. 공예할 때 재사용 가능한 재료로 만들 수도 있고요. 아토피 등 피부가 예민한 어린이들에게는 천연 비누를 꼭 한번 써 보길 추천해요. 직접 만들면 모양도 내가 정할 수 있고, 쓰면 쓸수록 매력이 느껴진답니다!
남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