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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의 심연에는 웜홀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중력이 시공간을 휘게 만든다는 점에서 블랙홀의 아이디어를 제공했어요. 아인슈타인은 태양보다 수천 배 이상 무거운 천체가 있다면, 시공간이 너무 휘어진 나머지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할 거라 생각했어요. 그는 빛이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계를 ‘사건의 지평선’이라고 불렀습니다. 1960년 미국의 물리학자 존 휠러는 이런 천체를 ‘블랙홀’이라고 이름 지었죠.

 

아인슈타인은 무거운 천체 주변의 시공간을 계산해 봤어요. 그 결과, 특이점을 넘어 끝에 도달하면 시공간이 완전히 왜곡되어 시간과 공간의 구분이 불가능할 거라고 예측했어요. 이어 블랙홀의 끝에 도달하면 다른 우주 시공간으로 통하는 경로가 존재할 것이라 주장했지요. 이를 함께 연구한 미국의 물리학자 네이선 로젠의 이름과 자신의 이름을 따 ‘아인슈타인-로젠 다리’라고 발표했습니다.

아인슈타인-로젠 다리는 이후 ‘웜홀’ 연구로 발전되는 토대가 되었어요. 웜홀(Wormhole)은 ‘벌레(worm)가 파먹은 구멍(hole)’이란 뜻으로, 멀리 떨어진 두 곳의 시공간을 이어주는 통로입니다. 2017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이자 영화 <;인터스텔라>;의 자문을 맡은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 물리학과 킵 손 교수는 1987년 웜홀 존재의 가능성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어요. 킵 손 교수는 까다로운 조건이 충족된다면 웜홀을 통해 과거로도 이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요.

 

’아기 웜홀’ 만든 과학자들

 

2019년, NASA는 상대성 이론이 예측한 블랙홀의 사진을 찍는 데 성공했어요. 블랙홀을 두 눈으로 들여다본 것과 마찬가지죠. 킵 손 교수를 비롯해 웜홀의 존재를 믿는 과학자들은 관측 장비와 기술이 지금보다 훨씬 발전한 먼 미래에는 웜홀 또한 발견될 수 있다고 여기며 연구를 이어가고 있어요.

 

2021년 2월, 러시아 중앙천문대는 대량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활성은하핵’ 중심에 있는 블랙홀이 웜홀의 입구일 수 있다고 발표했어요. 이어 가장 가까운 웜홀 후보는 지구에서 약 1300만 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센타우루스A은하라고 추정했지요.

 

웜홀을 직접 만드는 연구 또한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 물리학과 마리아 스피로풀루 교수팀은 양자컴퓨터를 이용해 웜홀을 처음으로 구현했다고 발표했어요. 연구팀은 양자컴퓨터로 만든 홀로그램에서 정보가 웜홀을 타고 순간이동하듯 움직이는 현상을 관찰하며, 이 웜홀을 ‘아기 웜홀’이라고 지칭했지요. 마리아 교수는 “웜홀 시뮬레이션 연구는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이론만으로 설명하던 가능성이 조금씩 보이고 있다”고 밝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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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6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박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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