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5일, 80종이 넘는 무궁화를 개발한 성균관대학교 조경학과 심경구 교수를 만났습니다. 무궁화연구소에서 만난 심경구 교수는 향기 나는 무궁화도 만들었다고 하는데…. 무궁화에서 향기가 난다고요?
색다른 무궁화, 처음 만나다
“냄새 한번 맡아봐요. 풀냄새가 나지 않나요?”
무궁화연구소에 들어서자, 심경구 교수는 무궁화의 꽃잎을 내밀었어요. 심 교수가 개발한 향기 나는 무궁화였죠. 꽃은 보통 무엇이든 향이 난다고 여기지만, 무궁화처럼 향기가 나지 않는 꽃도 있습니다. 심 교수는 다른 꽃들과 달리 무궁화를 향수로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쉬워서, 향기 나는 무궁화 품종을 개발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심 교수는 2020년 미국에서 향수 재료로 잘 활용되는, 다른 종인 ‘하와이무궁화’를 연구소로 가져와 무궁화와 ‘이종교배’를 했어요. 이종교배는 서로 다른 종의 생물을 사람이 인위적으로 교배시켜 후손을 만드는 방법을 말합니다. 심 교수는 이날 하와이무궁화의 수술이 달린 암술대를 떼어낸 뒤, 수술 부분을 무궁화의 암술머리에 문질러 꽃가루를 묻히는 이종교배 과정을 직접 보여줬습니다.
심 교수는 향기 나는 무궁화 외에도 지난 30년 동안 80종이 넘는 무궁화 품종을 개발했습니다. 3일 동안 꽃이 지지 않는 ‘삼일홍’과 안동 무궁화보다 꽃잎이 큰 ‘우전’, 배달계 무궁화 등을 개발해 미국의 특허를 받기도 했어요. 심 교수가 개발한 무궁화는 미국과 유럽에서 2021년까지 총 47만 그루 수출됐습니다. 심 교수는 “해외에서 사랑을 많이 받은 삼일홍에 가장 큰 애착이 간다”고 밝혔죠.
농장에는 엄지손가락만큼 꽃잎이 작은 무궁화도 있었습니다. 심 교수는 “최근에는 사람 가슴 밑까지 오는 키 작은 무궁화가 인기가 많다”며, “시대마다 사람들의 기호에 따라 많이 사랑받는 무궁화의 종류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지요.
현재 심 교수는 노란 무궁화를 개발하려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노란 꽃잎이 있는 장미나 튤립과 달리, 무궁화는 아직 노란 꽃이 없다는 점을 아쉬워했지요. 또한, 아파트에서도 사람들이 무궁화를 잘 기를 수 있도록 햇빛 없는 그늘에서도 잘 자라나는 무궁화를 개발하고 싶다고 밝히며 한 가지 소망을 말했습니다.
“국립무궁화연구소가 생겨 더 많은 사람들이 무궁화 품종 개발 연구에 참여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