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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를 만난건 삽살개 사랑 덕분!

이번에 바둑이를 다시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삽살개 덕분입니다. 삽살개로 시작된 우리나라 토종개 복원 과정에서 바둑이도 발견하게 된 것이니까요. 이는 한 연구자의 집요하리만큼 뜨거운 열정 때문이었지요. 

 

삽살개 10마리로 시작한 토종개 복원 연구

 

외딴섬에 살던 진도개나 높은 산지에 살던 북한의 풍산개와 달리, 삽살개는 1940년대 일본군의 눈을 피하지 못하고 대부분 사라졌어요. 해방 후 1960년대, 삽살개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하지홍 교수의 아버지인 경북대학교 고(故) 하성진 교수는 경상북도 경산에 목장을 운영했는데, 1969년 같은 학교의 제자인 탁연빈, 김화식 교수 등과 함께 전국의 삽살개들을 목장으로 모으기 시작해요. 이들은 30마리의 삽살개를 모으는 데 성공했지만, 경제적인 지원 부족 등으로 삽살개 복원과 토종개 연구가 잘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하지홍 교수는 “1985년에 미국 유학을 다녀와서 경북대학교 교수가 되었는데, 아버지의 목장에 삽살개 10마리가 남아있었다”고 회상했어요. 이어 “당시 남은 삽살개들이 나이가 들어 죽으면 우리나라의 삽살개 맥이 끊길 거라는 생각에 삽살개 복원을 시작했다”고 말했지요. 이후 하 교수는 삽살개의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혈액 속 DNA를 분석, 비교하며 삽살개의 원형을 복원해 나갑니다.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삽살개에 관한 연구 논문도 여럿 발표하지요. 그 덕분에 삽살개는 1992년 우리나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됩니다.

 

삽살개 복원 사업을 시작한 지 약 20년 만인 2000년대 초반, 짧은 털에 얼룩무늬를 가진 바둑이가 처음 태어났습니다. 삽살개의 유전자 속에 짧은 털과 얼룩무늬를 가진 바둑이 유전자가 섞여서 숨어 있었던 거죠. 하 교수는 “삽살개처럼 바둑이의 원래 모습도 복원하는 중”이라고 말했어요. 이어 “우리나라 옛 그림과 문헌에 등장하는 개는 거의 대부분 삽살개와 바둑이”라며 “이미 잘 알려진 진도개 외에도 멋진 토종개가 있다는 것을 우리나라 국민들과 해외에 널리 알리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2023년 14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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