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제로 슈거 식품을 사서 먹으려고 보면, 포장지 등에 ‘과량 섭취 시 설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있어요. 설탕 대체 감미료에 부작용은 없을까요?
제로 슈거, 얼마나 먹어도 될까?
제로 슈거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연락해 봤습니다. 식약처에서는 “안전성이 검증된 설탕 대체 감미료만 기업이 사용할 수 있게 허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식약처에서는 특정 감미료에 독성이 없는지 확인한 뒤 사용을 허가하고 있어요. 그런 다음 동물 실험을 통해 평생 감미료를 먹어도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는 양을 알아내지요. 이 양의 100분의 1을 해당 감미료의 1일 섭취허용량(ADI)으로 결정합니다. ADI란 매일 이만큼 섭취해도 몸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정한 양이에요.
식약처에서는 “식품 제조 기업이 ADI보다 훨씬 적은 양의 설탕 대체 감미료를 사용하도록 관리하기 때문에 적정량을 먹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제로 슈거 제품 뒷면에 감미료가 얼마나 들어 있는지 표시돼 있지 않아, 얼마만큼 먹으면 ADI를 초과하는지 소비자가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식약처가 식품안전나라 홈페이지를 통해 ‘ADI를 넘기려면 체중이 35kg인 어린이 기준 250mL의 제로 콜라를 하루에 33캔 이상 마셔야 한다’는 정보를 공개했습니다. 또한,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국민들은 보통 ADI의 0.8%~3.6%의 설탕 대체 감미료를 매일 섭취하는 것으로 추정한다”며 “ADI를 초과 섭취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혔습니다.
제로 슈거에 대한 진실 혹은 거짓
지난 4월 6일 기자는 말티톨이 90% 정도 들어있는 제로 슈거 젤리를 섭취하고 나서 설사를 경험했습니다. 제로 슈거에 설사 등의 부작용은 없을까요?
식약처와 중앙대학교광명병원 가정의학과 오윤환 교수에게 물어 봤습니다.
Q. 제로 슈거는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식약처에서는 이에 대해 “만니톨, 말티톨, 에리스리톨 등의 당알콜이 많이 포함된 제품은 과량 섭취 시 설사를 유도할 수 있다”고 답했어요. 중앙대학교광명병원 가정의학과 오윤환 교수는 “당알콜이나 스테비오사이드 등의 감미료는 소장에서 완전히 흡수되지 않고, 대장으로 전달된다”며 “대장에서 장내 세균이 감미료를 발효시키면서 가스와 지방산을 생성한다”고 말했어요. 이때 가스 때문에 배가 빵빵해져 불편함을 느낄 수 있지요. 지방산은 장을 자극해 장이 운동을 더 많이 하고, 수분을 분비하도록 자극해 설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당알콜은 장 안에서 수분을 끌어당기는 역할도 해요. 이 때문에 장 내부의 수분량이 많아져 똥이 묽어지고 설사가 유발될 수 있지요.
식약처에서는 “이런 증상은 사람마다 편차가 크고 어른보다는 어린이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며 제로 슈거 제품에 들어간 성분을 확인해보고 먹을 것을 강조했어요. 제품 뒷면에 ‘원재료명’이나 ‘영양정보’를 보면, 당알콜이나 스테비오사이드가 해당 제품에 들어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제로 슈거는 몸에 축적된다?
제로 슈거의 설탕 대체 감미료는 오랜 기간 섭취해도 몸 안에 축적되지 않습니다. 오윤환 교수는 “아스파탐이나 수크랄로스 등의 감미료는 일부 분해돼 소변으로 배출되고 나머지가 대변으로 배설되며, 에리스리톨 등의 당알콜은 대변으로 대부분 배설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