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천문학자들만 별 지도를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에도 천문학자들은 여전히 별 지도를 만들고 있죠. 그렇다면 오늘날에는 어떻게, 어째서 별 지도를 만드는 걸까요?
➊ 가이아 위성은 별의 시차를 측정해 지구와 별까지의 거리를 측정했다. 사진은 눈에 잘 보일 수 있게 별의 시차 궤적을 일부러 과장해 그렸다.
➋ 태양으로부터 326광년 이내에 있는 4만 개의 별들이 앞으로 40만 년 동안 어떻게 움직일지 별들의 고유운동 궤적을 표현한 사진.
오늘날에도 별 지도는 만들어지고 있다
별의 위치와 움직임에 대한 지식은 천문학에 대한 생각을 바꾸곤 해요. 1718년 영국의 천문학자 에드먼드 핼리는 하늘에 있는 별의 좌표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사실은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발견했습니다. 핼리는 <;알마게스트>;에 기록된 별의 위치와 당시의 관측 자료를 비교하면서 몇몇 별의 위치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지요. 핼리는 이것을 바탕으로 세차운동 외에도 별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각기 위치를 달리하는 ‘고유운동’을 발견한 거예요. 이는 하늘에 떠있는 별들이 거대한 수정구에 박혀 지구를 중심으로 돌고 있다는 ‘천동설’에 완전히 반대되는 생각이었죠. 별 지도를 분석하면서 별의 새로운 특성을 발견하고 당시 세상에 널리 퍼져있던 우주관이 틀렸다는 걸 알게 된 거예요. 오늘날 천문학자들은 별 지도를 그리고 분석하면서 우리은하가 어떤 천체인지, 그것을 구성하는 천체와 물질은 무엇인지 탐구합니다. 유럽우주국(ESA) 가이아 위성 과학운영팀 로시오 게라 리더는 “현재 디지털 자료로 저장된 별의 목록들은 대부분 옛날 별 지도로부터 데이터를 얻어 작성됐다”며, “현대의 많은 망원경과 컴퓨터 장치도 별을 찾기 위해 밤하늘을 향할 때 이 자료를 사용한다”고 말했어요. 옛 자료라 하더라도 현대의 과학에 충분히 쓸 수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지상에서 별의 위치를 정확히 측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지구 대기의 영향, 장비의 한계, 모든 하늘을 둘러보기 어렵기 때문이죠.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1989년 8월 8일 ESA는 ‘히파르코스 위성’을 쏘아 올렸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천문학자 히파르코스의 이름을 땄죠. 히파르코스 위성은 천체의 위치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보다 정밀한 별 지도를 그릴 목적으로 발사한 최초의 관측기기예요. 히파르코스 위성은 발사 후 100만 개 이상의 별의 거리와 움직임을 정밀하게 측정했습니다. 별의 특성을 파악하고 별의 구조와 진화 연구 등에 기여했지요. 1993년 히파르코스 위성의 임무종료 이후 ESA는 ‘가이아 위성’을 발사해 현재까지 별 지도를 그리고 있습니다.
현재 가이아 위성의 주요 목표는 우리은하에 관한 가장 크고 정확한 지도를 만드는 것입니다.
두 위성을 통해 천문학자들은 우리은하와 별의 역사와 기원, 진화를 이해할 수 있었어요. 이뿐만 아니라 소행성이나 행성의 위성, 은하계 밖 퀘이사와 다른 은하들도 관측할 수 있었죠. 게라 연구원은 “히파르코스 위성과 가이아 위성이 그린 별 지도는 천문학자들에게 보물”이라고 말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