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특집] 알에서 깨어나 땅으로 툭! 참매미의 탄생

 

 

나무 위에 동글동글 길쭉한 쌀 모양의 알들이 보이니? 언제 깨어날지 모르는 참매미 알들이야. 이 알들은 당최 깨어나질 않아 담당 연구원의 애간장을 녹였다고 해. 
참매미 알은 대체 어떻게 깨어났을까?

 

알의 운명은 온도와 습도에 달려 있다?


약 1년 간 인공 산란실을 지켜오던 이화여자대학교 배윤혁 연구원의 손이 파르르 떨렸습니다. 스포이드로 참매미 알 위에 물방울을 똑 떨어뜨리던 순간이었죠. 하얀 알들 속에서 점처럼 콕콕 박힌 까만 눈들이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곧 부화할 것 같은데 부화가 예정보다 늦어져 고민하던 차에, 배윤혁 연구원의 머릿속에 일본 교토대학교 히데하루 누마타 교수님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부화엔 온도와 습도가 제일 중요해요.”

 

 


일본의 매미 연구 권위자 히데하루 누마타 교수님이 2017년, 매미의 인공 산란과 부화 방법을 배우기 위해 일본을 찾은 이화여대 연구팀에게 전한 말이었죠. 배 연구원이 알에 물방울을 떨어뜨려 습기를 더한 뒤 할 수 있는 건 기다림뿐이었습니다. 한 시간에 한 번 꼴로 알을 들여다 보며 어떤 변화가 있을지 초조한 마음으로 지켜 보았습니다. 


“어? 나온다! 나와!”


일주일 뒤, 배 연구원은 알에서 참매미 약충●이 깨어나는 걸 목격합니다. 1mm에 불과한 매미 약충이 알에서 꼬물꼬물 빠져나오고 있었습니다. 배 연구원은 5년이 걸린 이번 연구에서 부화의 순간을 가장 감격적인 순간으로 꼽았습니다.


연구팀은 실험실의 인공 산란실에서 온도와 습도 환경을 조절해 가며 알을 보살폈지요. 여름의 온도로 유지시켜 주고, 알이 마르지 않게 주기적으로 물을 뿌려 줬습니다. 인공 산란실은 그야말로 찜통 같아 들어가면 늘 땀이 비 오듯이 흘렀지요. 이렇게 지극정성으로 보살핀 결과, 2019년 7월 인공적으로 알을 부화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자연에서는 6~8월 장마철 무렵 나무에 박힌 참매미 알이 깨어납니다. 알에서 깨어난 참매미 약충은 나무 아래 땅으로 떨어집니다. 막 깨어난 약충은 작은 몸집이지만 재빨리 땅속으로 파고 들어가 나무의 잔뿌리를 찾아냅니다. 그리곤 잔뿌리에 빨대처럼 생긴 입을 꽂아 수액을 빨아먹지요.

 

●약충 : 불완전 변태를 하는 곤충의 애벌레 시절. 불완전 변태 곤충은 알, 애벌레, 어른벌레(성충) 단계로 성장하며, 번데기 시절이 없다. 번데기 시절을 거치면 완전 변태 곤충이라 한다.

 

 

참매미 알 부화의 순간

2018년 6월, 배윤혁 연구원이 나무에 박힌 참매미 알에서 약충이 부화하는 순간을 사진으로 담았다. 알 부화에는 습도와 온도 조절이 중요하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22년 15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진로 추천

    • 생명과학·생명공학
    • 환경학·환경공학
    • 농업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