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난 개미야.”
요즘 새 학기를 맞아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이 새로운 친구를 사귀느라 한창 바쁘다며? 그런데 그게 그렇게 쉬운 일만은 아니라고 하더군. 그래서 친구 많은 내가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비법을 알려 주려고 해.
같은 개미니까 친구가 많은 건 당연하다고? 무슨 소리! 난 개미가 아닌 친구들도 엄청 많다구! 어때? 내가 어떻게 다른 생물 친구들과 사귀는지 궁금하지? 지금부터 친구를 잘 사귀는 비법을 알려 줄게~.
기절초풍 황당엽기 친구, 있다? 없다?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은 어떤 친구를 사귀고 싶니? 상상도 못할 만큼 멋진 친구를 사귀고 싶다고? 그럼 친구 잘 사귀는 비법을 알려 주기 전에, 너희들이 상상도 못 할 만큼 기절초풍 황당엽기스런 친구들을 소개해 줄게. 도대체 어떤 사이인지 한번 맞춰 보라구! 지금 바로 만나 볼까?
친구가 ○○도 바꾼다! 진딧물
반가워~, 개미 친구 ‘완두수염진딧물’이라고 해. 난 개미 말고도 나와 서로 돕고 사는 친구가 있는데, 바로 나의 장 속에 사는 박테리아야. 나는
박테리아에게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 박테리아들은 내가 소화할 수 없는 영양소를 소화할 수 있게 해 주지.
그런데 어떤 박테리아를 사귀는지에 따라 나의 외모도 바뀐단다. 원래 내 몸은 빨간색인데, ‘리켓실라’라는 박테리아가 몸 안에 들어오면 몸이
녹색으로 변해. 외모를 바꿔 주는 친구라니, 정말 신기하지?
연어와 ○○가 친구라고?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친구도 있어. 나, 연어와 나무가 그렇지. 미국 워싱턴대학교의 로버트 나이만 교수팀이 알래스카에 있는 여러 강가의 나무를 조사한 결과, 연어가 올라오는 강가의 나무는 그렇지 않은 나무보다 무려 3배나 빨리 자란다는 걸 알아 냈어. 나는 태평양 바다에서 자라서 강을 거슬러 올라와 알을 낳고 죽어. 이 때 내 몸의 질소나 인 같은 성분들이 나무의 양분이 되는 거야. 나무는 강을 깨끗하게 해 주고 강가에 그늘을 만들어 주지. 또 내가 알을 낳을 수 있는 장소나 어린 연어들이 숨을 장소를 만들어 준단다.
꿀을 줄 테니 ○을 다오!
안녕? 난 보르네오 섬에 사는 거대 식물 ‘네펜데스라자’라고 해. 물이 2ℓ나 들어갈 정도로 큰 주머니 모양을 하고 있지. 게다가 잎은 나무두더지의 몸 크기에 딱 맞아. 그래서 사람들은 내가 나무두더지를 잡아먹고 산다고 생각했단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모나시대학교의 찰스 클라크 박사님이 나의 진실을 밝혀 주셨어. 내가 나무두더지를 잡아먹는 것이 아니라 나무두더지에게 달콤한 꿀을 주고 대신 나무두더지의 똥을 받아서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으로 쓴다는 걸 알아낸 거야.
내 안에서 ○○○ 해 줄래?
나는 바다에 사는 ‘엘리지아’라고 해. 언뜻 보면 작은 잎으로 착각하기 쉬워서 별명이 ‘기어다니는 잎’이란다. 보통 식물만 광합성을 한다고 알고 있지? 하지만 난 동물인데도 멋진 친구 덕분에 광합성을 할 수 있어. 나는 원래 태어날 때는 광합성을 할 수 없지만, 광합성을 할 수 있는 멋진 플랑크톤 친구 ‘바우체리아’를 먹으면 광합성을 할 수 있게 변신하는 거야. 에? 잡아먹는 게 무슨 친구냐고? 내 이야기를 좀 더 들어 봐. 바우체리아를 먹어서 소화시키는 게 아니라 내 몸 속에서 살 수 있게 하는 거야. 나는 바우체리아가 광합성을 할 때 필요한 단백질을 주고,
바우체리아는 광합성을 해서 영양분을 나에게 준단다.
공생 친구 없인 못 살아!
이런 기상천외한 친구 사이도 있다니…. 놀랍지? 이 친구들 사이엔 공통점이 있어. 바로 서로 도우며 산다는 거야. 이런 걸 ‘공생’이라고 해. 지금부터 공생으로 친구를 잘 사귀는 비법을 알려 줄게. 친구를 잘 사귀는 첫 번째 비법!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 되기’야. 내 친구 흰개미는 죽은 나무를 먹는데, 장 속에서 공생하며 나무를 소화시켜 주는 박테리아가 없으면 살 수 없단다.
흰개미와 박테리아처럼 서로 꼭 필요한 공생 친구, 누가 있을까?
뿌리에 난 혹이 콩을 만든다?
우리 콩들은 뿌리에 난 혹 덕분에 탱글탱글 예쁘게 자랄 수 있어. 뿌리의 혹 속에는 박테리아들이 와글와글 살고 있는데, 이 박테리아들이 공기 속의 질소를 우리가 사용할 수 있게 해 주거든. 이런 걸 ‘질소고정’이라고 부른단다.
뿌리혹박테리아들이 만들어 준 질소는 단백질로 바뀌어 콩 속에 가득 들어차게 되지. 뿌리혹박테리아는 뭘 얻냐고? 바로 살아갈 수 있는 영양소와 산소를 얻지. 뿌리혹박테리아가 없다면, 질소가 공기의 약 78%를 차지할 정도로 아무리 많다고 해도 이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말라 죽게 될 거야.
곰팡이 + 조류 = 지의류!
서로 도우며 사는 것을 넘어서 둘이 완전히 새로운 생물을 이루는 경우도 있어. 바로 나, 곰팡이와 조류가 만나 지의류를 이룬 것처럼 말이야.
조류는 해캄과 같은 생물로 물속에 살면서 광합성을 하고, 포자로 번식하는 생물을 말해. 우리 둘이 만나 만드는 지의류는 돌이나 나무에 벗겨진 페인트처럼 붙어 있거나 잡채에 들어가는 석이버섯처럼 생겼지.
전세계에 무려 2만 종 이상의 지의류가 살고 있어. 우리 곰팡이는 척박한 환경에서 살 수 있는 집 역할을 하고, 조류는 광합성을 해서 영양분을 만든단다.
갈충조를 돌려 줘! 산호
난 바닷속을 형형색색 아름다운 색으로 물들이는 산호야. 나는 갈충조라는 조류와 서로 돕고 사는 공생을 하고 있어. 우리 산호는 갈충조에게 살아갈 공간과 규소, 인, 질소 같은 영양분을 주고, 갈충조는 광합성으로 만든 포도당을 우리에게 준단다. 게다가 산호는 원래 흰색인데, 갈충조가 우리를 덮고 있어서 형형색색 아름다운 모습을 할 수 있어.
그런데 최근 지구온난화로 바닷물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갈충조가 산호들을 떠나고 있단다. 그 결과 산호들이 하얀 몸을 드러낸 채 서서히 죽어가고 있지. 이런 현상을 ‘백화현상’이라고 불러. 백화현상이 일어나면 우리를 집으로 삼고 있는 물고기는 물론, 물고기를 잡아먹고 사는 새들까지 살 곳을 잃게 된단다.
사람도 공생 친구가 와글와글!
친구를 잘 사귀는 두 번째 비법! ‘친구에 대해 잘 알기’야. 사람의 몸에도 공생 친구들이 와글와글하다는 사실, 알고 있니? 바로 박테리아 친구들이야. 에? 박테리아는 더럽고 나쁜 거라고? 이것 봐, 친구에 대해 잘 모르니까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잖아. 박테리아 친구들을 만나서 자세히 알아보자!
박테리아야, 고마워!
안녕? 너희의 몸에 100조~1000조 개나 살고 있는 박테리아라고 해. 사람의 세포수가 약 60조 개니까, 사람의 세포보다 훨씬 많은 어마어마한 숫자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피부는 물론 사람의 장에도 엄청난 수의 박테리아가 살고 있어. 종류도 엄청나게 다양해서 사람의 피부에는 150여 종, 사람의 장 속에는 400여 종의 박테리아가 살고 있단다. 물론 이 중에는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박테리아도 있지만, 사람과 서로 돕고 사는 착한 박테리아들도 많아. 우리 박테리아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자세히 알려 줄게!
피부의 착한 박테리아들은 나쁜 박테리아들이 잘 살지 못하게 쫓아내거나, 피부에서 나오는 지방을 분해해 피부를 촉촉하게 만들어 준다.
장 속 박테리아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비타민을 만들어 준다.
장 속 박테리아는 사람은 소화할 수 없는 탄수화물이나 단백질도 소화시킨다. 사람이 음식을 먹고 얻는 에너지의 10~15%는 장 속에 사는 박테리아들이 소화시켜 준 것이다
장 속 좋은 박테리아들은 나쁜 박테리아들이 자리잡지 못하게 막아 준다.
장 속 박테리아는 탄수화물을 발효해 ‘짧은 사슬 지방산’을 만든다. 이 물질은 대장세포를 튼튼하게 만들어 암 같은 병이 잘 걸리지 않게 한다.
장 속 박테리아가 만드는 ‘짧은 사슬 지방산’은 핏속에 있는 나쁜 지방인 콜레스테롤도 낮춰 준다.
박테리아로 치료를 한다고?
미래에는 장 속 박테리아를 조절해 살을 뺄 수 있게 될 거야. 미국 워싱턴대학교 제프리 고든 교수팀이 비만 생쥐의 장속에 사는 박테리아를 조사했어. 그 결과 비만 생쥐에게 ‘펄미큐티스’라는 박테리아가 많다는 걸 알아 냈지. 그리고 정상 체중의 생쥐 장에 펄미큐티스 박테리아를 넣었더니 비만 생쥐가 되어 버렸단다. 장 속 박테리아가 비만에 영향을 준 거지.
박테리아로 사람의 병을 치료한 연구 결과도 있어. 뉴욕 몬테피오레병원은 *항생제를 너무 많이 먹어서 장 속에 사는 박테리아들의 균형이 무너진 환자의 장에 남편의 똥을 넣는 치료를 했단다. 남편의 똥 속에 있는 박테리아들이 균형을 되찾아 준 거야. 어때? 이만 하면 우리를 친구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항생제 : 박테리아를 죽이는 약.
잠깐! 충수 속으로 꼭꼭 숨어라!
많은 사람들이 맹장이라고 부르는 충수는 대장 끝에 달린 조그만 꼬리 같은 기관이에요. 그동안 충수는 필요 없는 기관이라고 생각돼 왔어요.
하지만 미국 듀크대학교 연구팀의 실험결과, 설사 같은 병이 나서 장 속의 박테리아가 모두 비워질 때, 착한 박테리아들이 충수에 숨는다는 것이 밝혀졌지요. 병이 낳고 나면 착한 박테리아들은 충수 속에서 나와서 나쁜 박테리아들이 장 속에 자리 잡기 전에 먼저 장 속을 차지한답니다.
아슬아슬한 공생, 소홀하면 변한다!
친구를 잘 사귀는 세 번째 비법! ‘친구에게 소홀하지 않기’! 서로 돕는 공생 친구 사이는 깨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니? 하지만 이런 관계도 쉽게 깨질 수 있단다. 우리 개미들은 아프리카의 ‘아카시아’ 라는 나무와 서로 돕는 공생 친구야. 하지만 어느 한쪽이 소홀해지면 이런 관계가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지. 어떤 이야기인지 자세히 들어 볼래?
소홀하면 버림받는 아카시아
아프리카의 아카시아 가지에는 커다랗고 속이 빈 가시가 나 있어. 이 가시는 ‘미모시 개미’들의 집이 되지. 또 아프리카 아카시아는 달콤한 꿀을 만들어서 미모시 개미들에게 먹이도 준단다. 대신 미모시 개미들은 아카시아 잎을 뜯어먹는 동물들로부터 아카시아를 지켜 줘. 미모시 개미들의 극성에 기린 같은 큰 동물들도 잎을 뜯어먹기 힘들 정도래.
그런데 잎을 뜯어먹는 동물들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실제로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동물학과 토드 팔머 교수팀이 이런 실험을 해 보았어. 아카시아 주변에 전기 울타리를 쳐서 잎을 먹는 동물들이 가까이 오지 못하게 했지. 그러자 이상한 일이 생겼어. 오히려 아카시아들은 약해지고 말라 죽는 경우도 많았단다. 그 이유는 바로 아카시아가 미모사 개미에게 소홀해졌기 때문이야. 잎을 먹는 동물들이 없어지자, 아카시아는 가시의 수를 점점 줄이고 꿀도 조금 만들었어. 대신 자기 몸집을 키우는 데 더 열중하게 됐지. 그러자 미모시 개미들의 수는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진딧물처럼 아카시아에게는 해충이지만 개미에게는 달콤한 즙을 만들어 주는 벌레를 불러들이기도 했어. 결국 약해지고 말라 죽는 아카시아가 많아졌단다.
친구 사이에도 주고받기는 철저하게!
콩과 식물과 뿌리혹박테리아의 사이에 대해 이제 잘 알았지? 그런데 이 둘 사이에도 주고받는 셈은 철저하게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어.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팀이 한 개체의 콩과 식물 뿌리 가닥을 둘로 나누고 한쪽의 뿌리혹박테리아에게는 보통의 공기를, 다른 한쪽에게는 질소가 적게 든 공기를 줬어. 질소가 적게 든 공기를 받은 뿌리혹박테리아는 질소고정을 잘 할 수 없게 됐지. 그러자 콩과 식물은 질소를 잘 주지 않는 뿌리혹박테리아에게는 산소와 영양분을 적게 주는 걸로 나타났단다. 콩과 식물이 뿌리혹박테리아가 질소를 얼마나 주는지 알고, 거기에 따라 자신이 주는 것도 조절한 거야.
공생에도 종류가 있다?
보통 공생이라는 말은 서로 도우며 함께 사는 것을 말해. 하지만 넓은 뜻으로는 한쪽만 이익을 보는 경우도 포함한단다. 그래서 공생을 상리공생, 편리공생, 기생으로 분류하기도 해. 상리공생은 서로 이익을 주고받는 관계, 편리공생은 한쪽만 이익을 얻는 관계, 기생은 한쪽은 이익이지만 한쪽은 손해인 경우를 의미하지.
하지만 영국 요크대학교 공생학자 안젤라 더글러스 교수는 공생 관계는 환경에 따라 쉽게 변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어. 실제로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입술에 물집을 만들곤 해서, 인간에게 해를 끼치며 ‘기생’하는 존재라고 생각돼 왔어. 하지만 미국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이 쥐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면역력을 높여 주는 공생 관계라는 사실이 밝혀졌단다.
환경이 변해서 관계가 변하기도 해. 장 속에 사는 박테리아는 소화를 도와 더 많은 에너지를 얻게 해 주는 공생 친구야 . 하지만 지나친 에너지 섭취로 비만인 사람에게는 좋은 일을 한다고 할 수 없겠지?
공생이 없으면 진화도 없다?
친구를 잘 사귀는 네 번째 비법! 바로 ‘서로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야. 내 친구 완두수염진딧물과 공생 박테리아처럼 말이야. 미국 애리조나대학교의 진화생태학자 낸시 모건 교수의 연구 결과, 지구온난화에 따라 공생 박테리아가 완두수염진딧물이 더 높은 온도에서 살 수 있도록 변화시켜 준다는 것이 밝혀졌단다. 게다가 공생이 진화의 큰 원동력이었다는 연구결과도 있어. 궁금해서 못 참겠다고? 지금 바로 이야기 해 줄게!
진화의 역사적인 순간, 공생
지구에 생명이 나타나고 10억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생명체는 세포핵이 없는 단순한 구조의 ‘원핵세포’였어. 박테리아가 대표적인 원핵세포지.
그러던 어느 날, ‘미토콘드리아’라는 산소로 호흡하는 박테리아가 다른 원핵세포에게 잡아먹히게 됐어. 그런데 미토콘드리아는 소화되지 않고 그 세포 안에서 살면서 공생하게 됐지. 그 결과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세포인 ‘진핵세포’가 탄생했단다. 미토콘드리아는 사람의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의 90%를 생산하는 세포 발전소 역할을 하고 있어.
한편, 식물을 이루는 진핵세포는 이산화탄소로 호흡하는 ‘엽록체’와 공생을 하게 됐어. 그래서 식물에 엽록체가 있는 거야. 이렇게 서로 다른 특징을 갖고 있는 원핵세포들이 공생 과정을 통해 진핵세포로 진화한 것을 ‘세포내 공생설’이라고 해. 처음엔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이론으로 평가 받았지만,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가 세포핵과는 다른 DNA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교과서에도 실리게 됐단다.
공생이 없으면 녹색 지구도 없다?
영국과 호주의 과학자들이 약 4억 7000만 년전 지구 환경을 재현한 결과, 우산이끼류가 땅 속의 곰팡이와 공생 관계를 이루면서부터 육지 식물이 크게 번성하기 시작했다는 게 밝혀졌어. 지금도 많은 식물과 곰팡이는 공생 관계를 유지하고 있단다.
공생을 버리고 진화했다?
미국 시카고자연사박물관과 영국 리딩대학교의 공동 연구팀이 지의류와 곰팡이의 RNA를 분석한 결과, 오늘날 단독으로 생활하고 있는 수많은 곰팡이들이 예전에는 지의류였다는 사실이 밝혀졌어. 공생을 버리고 진화가 일어나기도 한다는 뜻이야.
공생이 짝짓기를 결정한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교의 연구팀이 노랑초파리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은 당밀, 다른 한쪽은 전분을 먹여 키웠어. 노랑초파리들은 자라서 자신과 같은 음식을 먹고 자란 초파리를 짝짓기 상대로 선호했지. 그런데 그 이유가 바로 몸속에 사는 박테리아가 노랑초파리의 *페로몬에 변화를 일으켰기 때문이래. 과학자들이 항생제로 몸속에 사는 박테리아를 모두 없애자, 파리들은 먹이에 상관없이 짝을 골랐단다.
*페로몬 : 같은 종의 동물이 서로 의사소통을 하는 데 사용되는 분비 물질.
기생에서 공생으로 진화한다?
기생에서 공생으로 빠르게 진화할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어. 호주 멜번대학교의 앤드류 위크스 교수팀이 초파리를 ‘월바키아’라는 박테리아에 감염시켰어. 그러자 처음에는 초파리의 번식력이 15~20% 떨어졌지. 하지만 20년이 지난 뒤에는 번식력이 10% 증가했단다. ‘월바키아’ 박테리아가 번식력을 떨어뜨리는 기생관계에서 번식력을 높여 주는 공생 관계로 진화한 거야.
공생이 세상을 바꾼다!
친구를 잘 사귀는 다섯 번째 비법! ‘친구의 좋은 점 배우기’야. 최근 과학자들은 흰개미 장 속에 공생하는 박테리아 친구에게 전세계 에너지 위기를 극복할 방법을 배우고 있단다. 뭐? 못 믿겠다고? 내 이야기를 들어보면 깜짝 놀랄걸?
공생 박테리아가 모기와 진드기를 없앤다?
모기의 몸속에는 ‘플라스모디움’이라는 원충이 기생하는데, 모기가 피를 빨때 이 원충이 사람의 몸에 들어와서 말라리아라는 병을 일으키게 돼.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이 모기의 몸속에 공생하는 ‘아사이아’라는 박테리아를 이용해 말라리아 병원충을 막는 방법을 찾아냈어. 아사이아의 유전자를 조작해서 모기의 몸에 넣으면, 모기의 알에 원충이 전달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단다.
진드기도 공생하는 박테리아를 이용해 없앨 수 있어. 진드기는 알을 낳기 위해 ‘콕시엘라’ 박테리아의 도움이 필요해. 과학자들이 항생제로 진드기 속의 콕시엘라 박테리아를 죽이자, 진드기는 알을 늦게 낳았고, 알이 부화해서 건강한 애벌레로 태어나는 비율도 적었단다. 현재 사용되는 살충제는 모기나 진드기 같은 해충은 물론 인간에게 이로운 익충도 죽이고, 사람에게까지 독성이 미칠 수 있어. 하지만 해충에 공생하는 박테리아를 이용하면 해충만을 없앨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될 거야.
식물을 키워 주는 공생 박테리아
스위스 로잔대학교 연구팀이 쌀의 성장 속도를 5배나 빠르게 해 주는 공생 곰팡이를 발견했어. 이 곰팡이는 뿌리와 공생하는 곰팡이라서 ‘균근’이라고 부른단다. 유전자 조작을 전혀 하지 않은 완전히 자연 그대로의 균이기 때문에 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는 장점이 있다고 해. 연구팀은 이 균근이 어떻게 식물의 성장속도를 빠르게 하는지에 대해 더 연구할 계획이란다.
에너지 문제를 해결한다! 흰개미와 공생 박테리아
과학자들은 흰개미의 장 속에서 공생하며 살고 있는 박테리아에서 우수하고 값싼 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어. 흰개미의 장 속에 살면서 나무를 소화시켜 주는 박테리아를 이용하면, 나무로 바이오 연료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거지. 그래서 박테리아가 만들어 내는 효소를 찾아서 합성하려고 해.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안드레아스 브루네 교수에 따르면 이론적으로는 흰개미의 장 속 박테리아가 종이 1장당 2ℓ의 수소를 만들 수 있다고 해. 상당히 효율적으로 바이오 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거지. 이 방법이 성공한다면 사탕수수나 옥수수, 콩처럼 사람의 식량이 되는 식물이 아닌 나무로 바이오 연료를 만들 수 있을 거야.
어때? 친구를 잘 사귀는 다섯 가지 비법에 대해 알고 나니 이젠 새 학기 친구 사귀기가 어렵지 않겠지? 하지만 내가 말하지 않은 친구 잘 사귀는 비법이 한 가지 더 있는데 말이야…. 그건 바로 활짝 웃는 얼굴로 안녕? 하고 먼저 인사하기야.
내일 아침부터 친구 잘 사귀는 비법, 꼭 실천해 봐~. 다양한 공생 생물들처럼 서로 돕는 멋진 친구를 만들 수 있을 테니까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