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고르려고 꽃향기를 자주 맡다 보니, 맡을 때마다 냄새가 다르게 느껴졌어. 코 말고 향을 확인할 방법은 없을까? 꽃향기를 눈으로 볼 수 있는 연구가 발표됐다고 해서 찾아가 봤어!
지난 4월, 카이스트(KAIST) 기계공학과 김형수 교수와 생명과학과 김상규 교수는 꽃향기가 퍼지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방법을 발표했어요. 꽃향기가 꽃잎에서 언제 퍼지는지 바로 관측할 수 있게 된 거죠.
기존에는 꽃향기를 분석하기 위해 ‘질량 분석법’을 이용했어요. 꽃향기를 상자 안에 가두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 상자 안에 있는 냄새 분자의 종류와 양을 측정하는 방법이죠. 이러한 방법으로는 꽃에서 뿜어져 나오는 꽃향기가 정확히 언제 나왔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카이스트 연구팀이 개발한 ‘레이저 간섭 분석법’은 레이저 포인터를 사용합니다. 우선 레이저 포인터에서 뻗어 나오는 빛을 두 줄기로 나눴어요. 하나는 백합 향을 내는 냄새 분자에 쏘고, 나머지 하나는 공기 속 수분 분자에 비췄죠. 빛이 향기 분자와 수분 분자에 부딪히면 굴절되는데, 각 분자에 따라 빛이 구부러지는 정도가 달라요. 그 차이를 통해 향기 분자가 언제 나오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했습니다.
카이스트 연구팀은 백합 향에 한 시간가량 레이저를 쏜 뒤, 그 결과를 모니터로 나타냈어요.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꽃향기가 꽃에서 언제 나오는지와 함께, 시간대별로 꽃향기 분자가 약하게 나오거나 강하게 퍼지는 시점도 확인할 수 있었죠.
김형수 교수는 “이 기술은 원예 및 농작물 생산 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공기 중 증기나 기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 유해 물질이 한정된 공간에 얼마나 노출됐는지도 민감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