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짝꿍은 어떤 향을 좋아할까? 내게는 아무리 좋은 향이라도 그 애는 싫어할 수 있으니까. 여기, 전 세계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향기 순위가 있다고 해서 찾아봤어!
사람은 향기보다 악취에 더 민감하다!
지난 5월 27일, 일본 도쿄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원 오카모토 마사코 교수팀은 우리가 본능적으로 악취를 먼저 알아차린다고 발표했어요.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 머리에 뇌파를 측정할 수 있는 장치를 씌운 후, 10종류의 냄새 분자를 맡게 했어요. 이후 참가자들은 맡은 냄새들을 감귤 향, 찻잎, 젖은 개 냄새 등으로 하나씩 평가했습니다.
연구팀은 평가 결과를 평균 내어 냄새 분자에 선호도 순위를 매겼어요.
참가자들이 10가지 냄새를 맡는 동안 발생된 뇌파를 분석했더니, 뇌는 선호도가 낮게 평가된 냄새를 맡았을 때 더 빨리 인지했어요. 썩은 냄새 등으로 평가된 냄새 분자를 맡았을 때는 0.3초 이내에 판별했던 반면, 꽃이나 과일 등 기분 좋은 냄새는 0.5초 정도에 뇌가 반응했던 거죠. 다만, 우리가 냄새가 좋은지 안 좋은지를 인지하게 해주는 영역인 대뇌는 냄새가 들어온 후 공통적으로 0.6초 이후에 활성화되었어요. 즉, 우리는 향기인지 악취인지 알아차리기도 전에 악취에 먼저 반응한 거예요.
DGIST 문제일 교수는 “썩은 냄새와 같은 악취는 생존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며 “악취를 담당하는 시냅스●는 1개뿐이라 스위치를 켜듯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반면, 일상적인 냄새는 시냅스가 평균 3개 정도라서 판별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는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시냅스: 신경세포와 신경세포 사이의 연결 부위.
세계인의 향기 ‘원픽’은 바닐라?
지난 5월,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임상신경과학부 아르틴 알샤미안 연구팀은 전 세계 235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최고의 향에 바닐라 향이, 최악의 향에 치즈 냄새가 꼽혔다고 발표했어요.
연구팀은 보편적인 향 선호도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태국, 멕시코 등 세계 9개 지역에서 문화나 언어 등이 모두 다르고, 도시와 농어촌 및 산림처럼 각기 다른 생활환경에 사는 사람들을 조사했어요. 이들은 바닐라 향부터 마늘 향, 치즈 향 등이 포함된 10가지 냄새를 맡고 호감 순위를 매겼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이 좋은 향으로 가장 많이 선택한 건 바닐라 추출물의 주성분인 ‘바닐린’이었어요.
반대로 치즈나 발 냄새의 원인인 ‘아이소발레르산’을 최악으로 꼽았습니다. DGIST 문제일 교수는 “아이소발레르산은 냄새가 너무 고약해 실험하기 전에 주변 동료에게 꼭 미리 알려야 하는 물질”이라고 밝히기도 했죠.
연구팀은 냄새 선호도에 자주 먹는 음식이나 생활 등의 문화 요소가 6%밖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알아냈어요. 알샤미안 연구원은 “사람들이 문화나 인종 등에 관계 없이 특정 냄새에 대한 보편적인 선호도가 존재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