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의 에티켓 중 하나는 ‘해변이나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지 말고, 당신이 맛본 모든 즐거움과 기쁨을 대자연 어머니에게 되돌려 놓아라’야. 서퍼들은 바다를 어머니라고 여기며 아끼고 사랑하는 것은 물론 바다에서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조하는 역할도 한다는데?
서프보드로 신속하게 구조한다!
서퍼들은 서프보드로 위험에 빠진 해수욕객을 구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어요. 2019년부터 우리나라 ‘서프구조대’는 해양경찰청의 승인을 받아 강원도, 포항, 부산에서 민간자격으로 활동을 시작했어요. 서프구조대 대장도 겸하고 계신 이승대 대표는 “바다에서 구조가 필요한 대부분은 이안류에 휩쓸린 사람들”이라고 했어요.
연안에서 바다의 흐름은 크게 두 가지예요. 연안의 해안선을 따라 흐르는 연안류와 육지에 부딪힌 뒤 다시 한번에 바다로 돌아나가는 이안류지요. 이안류는 폭이 좁고 초당 2~3m 이동하는 빠른 특징이 있어요. 이승대 대표는 “박태환 선수가 올림픽 400m 수영경기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의 속도를 환산하면 초당 1.82m”라며, “서프보드의 패들링 속도는 초속 2m가 넘어 구조자에게 누구보다 빠르게 접근하고, 서프보드로 파도를 타고 빠르게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구조에 적합하다”고 했어요. 이어 “이안류의 성질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바다가 위험하다고만 하지만, 사실 서퍼들은 바다를 향하는 이안류를 이용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서핑을 하러 바다로 나가는데 이를 ‘통로(채널)’라고 부른다”며, “그만큼 서퍼는 바다를 잘 이해하고 있어, 신속한 구조도 가능하다”고 자부심을 드러냈지요.
●미니인터뷰
이승대(양양서핑학교 교장 및 서프구조대 대장)
“우리나라에 ‘서프레스큐’를 도입했어요.”
강원도서핑협회에서 협회강사의 소양을 위해 인명구조를 가르쳐요. 그런데 맨몸으로 구조하는 덴 체력의 한계가 있고, 연안에서 멀어지면 구조까지 시간도 너무 많이 걸려 서프보드로 인명구조하는 방법을 도입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2008년 호주에서 ‘서프레스큐(서프구조대)’가 잘 발달되어 있는 것을 봤거든요. 그래서 호주와 일본에서 서프구조 활동을 배우고 왔는데, 호주와 우리나라는 연안 특성에 큰 차이가 있더라고요. 기상학과 해양학도 공부해 우리나라에 맞게 방법을 개발하고 도입했어요.
Take 3 for the sea!
“기자님은 혹시 서핑 끝나고 바다에서 나올 때 쓰레기 3개 주우셨나요?”
이승대 대표는 서핑 체험을 끝낸 기자에게 질문을 던지며, 서핑을 마치고 바다에서 3개 이상의 버려진 플라스틱을 들고 나오는 서퍼들의 문화를 소개했어요. 실제로 2017년 7월부터 SNS에서는 #take3challenge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수거한 쓰레기 3개를 인증하고, 다른 3명을 지목해 동참하도록 하는 챌린지가 활발히 진행 중이에요. 이 대표는 서핑을 하러 인도네시아에 갔다가 해변에서 우리나라 글씨가 써진 과자봉지를 발견하곤, 부끄러운 마음에 #take3challenge 챌린지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어요. 이어 “자연보호를 하자는 막연한 구호 대신 행동강령을 만들었다”며, “바다가 더러운 것은 내 놀이터, 삶의 터전이 망가진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씀하셨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