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에서 색깔은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색깔을 내기 위해 지구를 오염시켜야 한다면 어떤가요? 예쁜 색깔도 입고 지구를 지키는 방법은 없을까요?
최고의 친환경 염료를 찾아라!
지금은 원하는 색으로 염색된 옷을 마음껏 골라 입을 수 있지만, 약 200년 전까지만 해도 염색한 옷을 사 입기는 쉽지 않았어요. 식물 등 자연에서 모은 재료로 천연염료를 만들어 옷을 염색하는 과정이 복잡해서 가격이 비쌌거든요. 그래서 일반인들은 염색한 옷을 입을 엄두를 못 냈고, 왕족이나 돈이 많은 사람들만 염색된 옷을 입을 수 있었죠. 이후 1856년에 쉽고 저렴하게 염색할 수 있는 합성염료가 개발되면서 사람들은 색깔을 얻었어요. 하지만 곧 새로운 문제에 부딪혔습니다. 바로 폐수 문제예요.
‘기후변화에 관한 UN 기본협약(UNFCCC)’은 전 세계 산업에서 발생하는 폐수의 약 20%는 패션 산업이 차지하고 있다고 2018년 발표했어요. 특히 섬유를 염료에 담가 색을 입히고 헹구는 염색에 어마어마한 물과 화학 물질이 사용됐지요. 기업들은 물 오염을 줄이기 위해 옷을 다 만든 뒤 염색하는 ‘가먼트다잉’, 물을 사용하지 않는 ‘드라이다이’ 같은 염색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기업 컬러리픽스는 2019년에 세균으로 염료를 만들어 옷감을 염색하는 기술을 개발했어요. 동물이나 식물 등 자연에 있는 색소 유전자를 채취해 세균에 넣고, 이를 섬유 표면에서 키운 거예요. 그럼 세균이 색소를 만들어 배출하며 옷을 염색해요. 컬러리픽스는 이 염색 방법에 사용되는 물의 양이 기존 염색 방법의 약 10분의 1 수준이고, 화학 물질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어요. 게다가 37℃의 온도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약 150℃ 이상에서 진행되어야 하는 기존 염색 방법보다 에너지도 적게 사용합니다. 이처럼 염색으로 인한 환경 오염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답니다.
●인터뷰
“미래에는 염색하지 않아도 색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안동진(건국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 교수)
Q미래에 염색의 오염 문제가 해결될까요?
색깔은 꼭 염료를 사용해야만 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일부 나비의 날개나 공작 깃털은 색소 없이도 그 표면의 구조로 빛을 내는 ‘구조색’을 띱니다. 옷 표면에 구조색을 내는 미세한 패턴을 새길 수 있게 되면, 색소 없이도 색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최근에는 중국에서 옷에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기술이 개발되기도 했는데, 이런 기술이 발전하면 하나의 옷에서 수많은 색이나 디자인을 표현할 수 있는 날이 올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