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연구소에 지구를 위한 멋진 옷들이 참 많죠? 그러면 당장 지구를 지키는 옷을 사러 가는 것이 좋을까요? 정말로 지구를 위해 옷을 ‘잘 입는’ 방법을 제안 드립니다!
도전! 100일 동안 옷 빨지 않기?!
“입고 계신 티셔츠가 한 달째 빨지 않은 티셔츠라고요?”
지난 8월에 만난 김용만 대표는 기자에게 자신이 입고 있는 티셔츠를 자랑스럽게 내보였어요. 한 달 동안 세탁을 하지 않은 티셔츠에서는 걱정했던 것과 달리 냄새가 나지 않았습니다. 섬유 소재를 개발하는 기업인 다원앤더스 김용만 대표는 지난 7월 5일부터 30명의 사람들과 함께 100일 동안 두 장의 티셔츠를 세탁하지 않고 옷을 입는 ‘노세탁 챌린지’에 도전하고 있어요.
●인터뷰
임은혁(성균관대학교 의상학과 교수), 안동진(건국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 교수)
임 패션은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산업이므로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에 반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빠르게 만들어 빠르게 소비하는 ‘패스트 패션’ 산업이 쓰레기를 엄청나게 많이 만들며 환경을 심각하게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우리가 구매하는 제품이 현재와 미래 세대 모두를 위한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속가능성 : 생태계 등이 훼손되지 않고 미래에도 현재와 같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능력.
안 지금까지 인류의 패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도, 편리함도 아닌 ‘아름다움’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아름다움보다 건강과 환경, 자원 절약 등 지속가능성이 더 중요하게 되었죠. 옷을 아예 사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옷을 만드는 사람과 입는 사람 모두 옷이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해양 미세플라스틱, 어디서 나올까?
세계자연보전연맹은 2017년 바다에 있는 미세플라스틱의 약 35%는 합성 섬유를 세탁하면서 발생한다고 발표했다. 합성 섬유로 만든 옷은 세탁하면 할수록 섬유가 닳아 점점 더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나오게 된다.
참가자들은 매주 SNS에 도전 기록을 남기고 있습니다. 한 참가자는 “원래 한 번 입은 옷은 무조건 세탁하는데, 다시 입을 때 생각보다 찝찝하지 않았다”며 “빨래가 체감상 반으로 줄었다”고 밝혔어요. 또 다른 참가자도 “세탁 대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널어두면 냄새가 사라져 다시 입을 수 있다”고 기록했습니다.
왜 세탁을 줄이려고 하는 걸까요? 2016년 영국 플리머스대학교 연구팀은 가정용 세탁기에서 배출되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을 측정했어요. 그 결과 의류에 많이 사용하는 합성 섬유인 ‘폴리에스터’로 만든 옷 6kg을 세탁할 때마다 약 50만 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배출된다는 사실을 알아냈죠. 그밖에도 세탁을 줄이면 물과 전기를 절약할 수 있고, 옷을 더 오래 입을 수 있어요.
아무리 그래도 100일이나 세탁하지 않는다니, 비결이 있는 걸까요? 다원앤더스에서 개발한 워시리스 섬유 ‘볼트론’은 기존 섬유에 구리 이온(Cu2+)을 결합해 만들었어요. 지하철이나 엘리베이터 손잡이에서 구리나 은으로 된 항균 필름을 본 적 있을 거예요. 볼트론 섬유에 포함된 구리도 항균성이 있어서 냄새의 원인인 세균의 번식을 막을 수 있죠. 또 구리는 전기가 흐르는 전도체이기 때문에 정전기를 줄여, 먼지가 잘 붙지 않도록 해요. 김용만 대표는 “세탁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냄새와 습관”이라며 “이번 도전이 규모는 작지만 세탁을 무조건 자주 하는 것이 좋다는 인식을 변화시키고, 세탁 문화를 바꾸는 출발점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