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날씨가 이상해요. 푹푹 찌는듯 덥다가 하늘에 구멍이 난 듯 비도 쏟아져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약과예요. 전 세계에서 역대급 재난이 일어나고 있거든요.
폭염과 폭우의 공격이 이어진다!
아스팔트 위에 프라이팬을 올려 계란후라이를 만들고, 차 안에서는 쿠키가 익는다? 이는 모두 실제 상황입니다. 지난 6월 중순부터 최악의 폭염이 미국 북서부와 캐나다를 덮치고 있거든요. 이로 인해 수백 명에 달하는 인명 피해가 이어지고 있어요. 6월 29일엔 캐나다 서부 리턴 지역 기온이 49.5℃까지 치솟아 관측 사상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지요. 원래 리턴 지역은 에어컨이 있는 가정이 드물 정도로 여름에 서늘한 곳이에요.
폭염으로 생명을 위협받는 것은 인간만이 아니에요. 미국, 캐나다 해안에서는 폭염으로 10억 마리 이상의 해양 생물이 죽은 것으로 추정돼요. 캐나다 브리티시콜롬비아대학교 해양생물학자 크리스토프 할리 교수는 지난 6월 27일, 밴쿠버 인근 키칠라노 해변에서 입을 벌린 채 익어버린 홍합을 발견했어요. 할리 교수는 “이 지역은 최대 30℃를 넘지 않는 지역이었는데 최근 기온이 급격히 올라 40℃를 육박하자 홍합이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죽은 것”이라고 말했어요.
한편, 영국,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 등 서유럽에서는 물 폭탄이 쏟아졌습니다. 특히 지난 7월 15일, 독일 서부 지역엔 기록적인 폭우가 이어졌죠. 독일에는 3일 동안 180㎜의 비가 내렸습니다. 이 양은 독일에 7월 한 달 동안 내리는 강수량이었어요. 이 비는 서유럽을 흐르는 라인강을 따라 벨기에와 네덜란드까지 공격했어요. 라인강이 범람해 인근 주택이 붕괴되고 인명 피해도 속출했지요.
우리나라도 만만치 않다!
7월 19일, 공식적으로 장마가 끝나면서 낮 최고 기온이 33℃를 넘어가는 폭염이 계속됐다. 7월 1일부터 25일까지 서울의 폭염 일수는 9.0일로 8.7일인 평년(1991∼2020년 여름) 보다 많았다. 아직 여름철이 한 달여 더 남은 점을 고려하면 올해 여름철 폭염일수는 평년치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밤 기온이 25℃를 넘는 열대야도 서울을 기준으로 작년보다 23일이나 빨리 나타났다.
취약계층에 더 가혹한 폭염
7월 13일,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수잔 아멜라 벤즈 박사팀은 저소득층이 사는 지역이 더 덥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요. 인종별로 살펴보면 유색인종이 사는 곳이 백인이 사는 곳보다 더웠죠. 이는 인종과 나이, 직업 등의 자료와 위성 영상으로 찍은 지표면의 온도를 합쳐 살펴본 결과예요.
수잔 아멜라 박사는 “소득이 낮은 지역일수록 건물이 많고 도시 숲이나 식물이 부족했다”고 원인을 분석했어요. 이어 “이 연구는 재난이 차별적으로 피해를 입힌다는 점을 보여 준다”며 “도시 설계에서부터 불균형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