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은 하수뿐만 아니라 하수가 흐르는 길인 하수도에 대해서도 아주 관심이 많습니다. 도시 전체에 걸쳐 깔려 있는 하수도가 무너지면 땅이 꺼지는 대형 사고가 일어날 수 있거든요. 어, 저기 하수관 점검하는 로봇 개가 왔군요!
서울시, AI로 낡은 하수도 찾아낸다!
서울시에서는 인공지능으로 낡은 하수도를 점검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요. 서울시와 서울디지털재단, 세종대학교 컴퓨터공학부 문현준 교수 공동 연구팀이 개발하고 있는 ‘인공지능 기반의 하수도 결함 탐지 시스템 기술’이지요.
낡은 하수도는 싱크홀 사고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혀요.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2월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9년 발생한 싱크홀 192건 중 절반이 노후 하수관 손상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어요. 이를 예방하기 위해 서울시는 매년 하수도를 점검하고 보수하고 있어요.
공동 연구팀은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하수도 결함을 더 효과적으로 찾아낼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연구를 시작했어요. 우선 CCTV가 촬영한 하수도 안 영상을 ‘알렉스 넷’이라는 머신러닝 프로그램으로 분석했어요. 알렉스 넷은 영상 속에서 표면 손상, 균열, 퇴적물이 쌓여 있는 부분 등 총 9가지 손상 부위를 찾아 분류했지요. 그 결과 정확도가 95.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서울디지털재단 정책연구팀 고설태 주임은 “현재 하수도 결함을 찾는 데 더 효과적인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찾는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올해 말에는 실제로 하수도 점검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답니다.
로봇 개, 하수도 점검해 싱크홀 막는다
로봇이 하수도 안을 성큼성큼 걷습니다. 그러다 잠시 멈춰 서서 발을 바닥에 데었다가 떼고, 문지르기도 합니다. 마치 의사가 청진기로 검진하듯, 발바닥으로 하수도를 점검하는 이 로봇은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학교 마크로 후터 교수 연구팀이 만든 로봇 개 ‘애니말(ANYmal)’입니다. 애니말은 네 발과 인공지능 기술로 험난한 지형을 자유롭게 이동하는 사족보행 로봇입니다. 지난해 6월에는 하수도 안을 누비며, 하수도의 상태를 점검하는 데 투입되었지요.
하수도는 좁고 미끄러워 사람이 직접 들어가 작업하기 어렵고, 질식 등의 위험한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위험한 공간입니다. 그래서 사람 대신 하수도를 다니며 점검하는 로봇이 개발되었지만, 로봇에 연결된 케이블보다 더 먼 곳은 갈 수 없는 한계가 있었지요.
애니말은 무선으로 작동되고, 라이다를 이용해 장애물을 파악해 길을 찾습니다. 발바닥을 하수도 표면에 대고 문지르면, 촉각센서가 표면의 매끈한 상태를 파악합니다. 표면이 매끈하면 상태가 좋고, 거칠면 파손이 되어 수리가 필요하다는 걸 알 수 있지요. 이 방법으로 애니말은 300m 길이의 하수도 안을 다니며 130개 지점의 상태를 우수, 양호, 보통 단계로 분류해 지도로 표현했고, 하수도 위에 있는 연구원들에게 공유했습니다. 마크로 후터 교수는 ”사람이 직접 들어가 검사한 내용과 비교해 본 결과 92% 일치했다“며, ”애니말은 자체적으로 하수도 결함을 평가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