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미래의 메타버스는 어떤 모습일까요? 메타버스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교실을 소개해요. 수학 공부는 물론, 진로 교육까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자유롭게 오가며 수업이 이뤄지는 곳이랍니다.
수업 시간에 우린 ‘마인크래프트’ 한다!
왁자지껄하던 컴퓨터실이 조용해졌어요. 학생들이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시작했기 때문이에요. 4월 26일, 기자는 전북 완주 동양초등학교 5학년 교실을 찾았어요. 학교에서 게임이라니, 기자는 오연경 학생과 박세은 학생에게 자초지종을 물었어요.
“경찰이 꿈이라 경찰서를 만들었어요!”
학생들은 지금이 진로 교육 시간이라고 알려줬어요. 장래희망이 실현된 모습을 마인크래프트에 만들고 그 꿈을 가진 이유와 미래의 내 모습을 친구들에게 발표하는 거지요. 두 학생은 경찰서와 경찰차는 물론, 경찰이 되어 피의자를 현장에서 체포해 수갑을 채운 모습도 만들었어요.
학생들의 맵에는 이외에도 다양한 꿈이 채워져 있었어요. 웹툰 작가를 꿈꾸는 이은서 학생은 그림 도구와 별점을, 줄넘기 선수가 꿈인 이기찬 학생은 줄넘기 대회에서 100점을 맞은 모습을, 축구 선수가 꿈인 강건 학생은 유리로 된 축구 경기장과 매표소를 만들었지요. 이어 학생들은 작품을 발표하려고 앞다퉈 손을 들었어요. 엄태건 담임 교사는 “평소엔 발표를 하기 싫어하는 학생들도 마인크래프트 활동은 자랑하고 싶어한다”며, “또, 직접 건축을 하면 자신의 미래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한다”고 말했어요.
메타버스, 미래의 교실이 될 수 있을까?
이날 학생들은 마인크래프트에서 수학의 ‘최소공배수’를 배웠어요. 엄 교사는 게임 속 블록을 규칙적으로 나열해 동일한 색깔이 두 수에서 반복되는 걸 발견하는 미션을 줬죠. 이기찬 학생은 “수학을 싫어하는데, 마인크래프트를 이용하면 집중하기 쉽다”고 소감을 말했어요. 엄태건 교사는 “국어의 ‘설명하는 글쓰기’ 시간에 게임에서 설명할 대상을 만들고 나면, 학생들의 글이 풍성해진다”고 말했어요.
엄태건 교사는 5년째 마인크래프트를 이용해 수업을 하고 있어요. 덕분에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온라인 수업만 해야 할 때 마인크래프트로 반장 선거와 스승의 날 행사를 열어 학생들을 만나기도 했지요. 엄태건 교사는 “학생간 접촉을 최소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메타버스를 이용하면 조별 활동도 가능하다”며, “온라인에는 교구 수 등의 제약 사항이 없어 참여 교육을 하기 좋다”고 말했답니다.
●인터뷰
“메타버스 교육 환경이 갖춰지면 좋겠어요!”
엄태건(완주 동양초등학교 교사)
Q지난해 마인크래프트에서 진행했던 수업을 소개해 주세요.
반장 선거는 후보들이 팻말로 공약을 내고, 학생들이 비밀 투표 장소로 이동해 호박 블록으로 투표를 했어요. 스승의 날에는 기억에 남는 선생님과 있었던 일을 건축하고 편지를 썼죠. 아이들의 과거 선생님들이 마인크래프트에 방문하셔서 만남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답니다.
Q마인크래프트를 이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몰입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이에요. 저는 체험하는 수업과 표현하는 수업으로 나눠서 진행하는데요, 예를 들어 수학 시간에 1km가 얼마나 긴지를 마인크래프트에서 간접 체험하는 수업을 하거나 장래희망을 그리는 등 표현 수업을 하고 나면 아이들의 글과 생각이 풍부해져요.
Q코로나19 유행이 꺾여도 메타버스 인기가 지속될까요?
메타버스의 인기가 지속되는 데 가장 필요한 조건은 장비라고 생각해요. 유무선 인터넷이 잘 갖춰져야 하고, 노트북이나 컴퓨터, 태블릿을 한 명당 하나씩 쓸 수 있어야 하죠.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육에 선생님과 학부모님의 관심도 필요하답니다.
Q어과동 친구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이 있으시다면요?
게임이든 뭐든 무언가에 몰입한다는 건 좋은 경험이에요. 다만 현실과 가상을 구별하지 못하거나, 자신을 돌보지 않고 게임 속 캐릭터에 과몰입하면 안 돼요. 자신도 큰 문제를 겪겠지만, 게임이나 메타버스를 건전하게 쓰는 다른 학생도 피해를 보겠죠. 또, 요즘은 유튜브와 게임 등 과몰입 요소가 점점 많아져 이를 조절하는 능력이 점점 더 중요해질 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