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우주비행사 ‘물곰’?!
3월 22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센터에서 물곰 100마리를 실은 러시아 로켓 소유즈 2.1a호가 발사됐어요. 물곰은 우리나라 조선대학교와 연세대학교가 개발한 초소형위성 ‘KMSL’에 탑승하고 있었지요. 연구팀은 위성이 지상 680km 상공의 궤도에 도착하면 물을 뿌리는 장치로 물곰을 깨울 계획이에요. 이후, 물곰이 계속 살 수 있도록 위성 속 산소 유출을 막고 수분을 유지하며 현미경과 카메라를 통해 움직이는 모습을 3개월간 관찰할 거예요. 이를 통해 우주의 변화무쌍한 기온과 우주에서 쏟아지는 고에너지 입자 속 물곰의 생존력과 운동능력을 관찰하는 게 임무예요.
그밖에도 물곰은 우주비행사로 자주 선발됐어요. 2019년, 이스라엘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IL은 건조한 형태의 물곰 수천 마리를 디스크에 담아 베레시트 우주선에 실어 달로 보냈어요. 지구 멸망에 대비해 인류의 지식과 지구의 생물을 담아 우주로 보내는 ‘달 도서관’ 프로젝트를 위해서였죠. 베레시트는 달의 고도 7km 지점에서 엔진 고장으로 추락했지만, 이 프로젝트를 추진한 미국 아치미션재단 공동창립자 노바 스피백은 “낙하 속도와 충돌 궤적을 통해 베레시트가 추락했을 때의 상황을 추정한 결과, 물곰이 밀봉돼 있는 디스크가 손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어요.
이외에도 2011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왕복선 인덴버호나 2007년 유럽우주국(ESA)의 Foton-M3 우주선에도 물곰이 탑승했답니다.
#물곰_프로필
물곰의 본명은 ‘완보동물’이에요. 이는 ‘느리게 걷는 동물’이라는 뜻으로, 1777년 이탈리아 생물학자인 라찰로 스펠라차니가 붙인 이름이에요. 하지만 생김새가 마치 물속을 헤엄치는 곰 같아서 ‘물곰’이라고도 불려요. 물곰은 약 5억 4000만년전인 캄브리아기부터 지금까지 진화해왔다고 추정돼요. 곤충, 거미, 갑각류 등 절지동물과 가까운 친척이죠. 지금까지 발견된 물곰이 1300여 종에 달할 정도로 다양하게 진화했어요. 대부분의 물곰은 육상 이끼에서 사는데, 바닷속에서도 물곰이 발견된답니다. 바닷속 물곰은 평균 크기가 50~120μm로, 300~500μm 정도 크기인 육상물곰보다 크기가 더 작지요.
알 모양도 달라, 달라~
물곰은 다양한 형태의 알을 낳는다. 자신의 서식지에서 자유롭게 알을 낳는 경우 주로 뾰족하고, 때론 가는 실이 뻗어 나온 형태의 알을 낳는다. 탈피●한 후 껍데기 속에 낳은 알은 매끄러운 공 모양이다.
●탈피 : 동물이 자라면서 허물이나 껍질을 벗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