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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기사][지구사랑탐사대] 빌딩 숲에서 만난 민물고기

서울시 빌딩 사이로 흐르는 도심 하천, 청계천에는 어떤 어류가 살고 있을까요? 청계천 복원 20주년을 맞아 어류 생태조사가 진행됐어요. 놀라운 만남이 가득했던 현장으로 같이 가 봐요! 

 

 

 

➊ 뜰채를 들고 청계천으로 들어가는 지사탐 대원. ➋ 족대를 들어 어떤 생물이 있는지 확인하는 모습. ➌ 채집이 끝난 뒤에도 물속을 관찰하는 모습.

 

※지구사랑탐사대는 개미와 나비, 매미, 박쥐, 민물고기 등 우리 주변에 살고 있는 다양한 동식물을 탐사하는 시민과학 프로젝트입니다.

 

서울의 숨 쉬는 물길, 청계천


서울시 청계천은 조선시대부터 한양 한복판을 흐르던 자연 하천이에요. 1950년대에 도시 개발을 위해 하천을 덮으면서 모습을 감췄다가, 2005년 10월 1일 청계천 복원 사업이 이뤄지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돌아왔지요. 2025년은 청계천이 다시 흐른 지 20주년이 되는 해예요. 


지구사랑탐사대(지사탐)는 청계천 복원 20주년을 맞아 국립중앙과학관과 서울시설공단과 함께 청계천 어류 생태조사에 나섰어요. 이날 교육을 맡은 국립중앙과학관 홍양기 박사는 2015년에 진행된 청계천 어류 생태조사에 참여했던 과학자예요. 


2003년 복원 전에 조사된 어류의 종 수는 붕어, 참붕어, 미꾸리, 밀어 네 종이었어요. 이들은 물 환경 변화에도 잘 살아남는 내성이 강한 종으로, 우리나라 고유어종은 아니었어요. 이후 복원한 지 10년이 지난 2015년에 진행된 조사에서는 총 23종의 어류가 발견됐어요. 여기엔 중고기, 몰개, 참갈겨니 등 고유어종도 포함돼 단순한 종 수의 증가를 넘어 청계천 복원 가능성을 보였지요. 


복원 20년을 맞은 2025년에는 총 3회에 걸쳐 학술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에요. 지난 4월 28~29일 1차 조사가 이뤄졌는데, 2015년에는 발견되지 않았던 새로운 종을 포함한 20종의 어류가 발견됐어요. 또  관수교 인근에서 쉬리 네 마리가 포착됐습니다. 쉬리는 도심형 하천의 복원이 잘 됐음을 확인하는 지표종이에요. 2025년 조사는 아직 2회가 더 남았기 때문에 최종 조사 결과에서는 더 많은 종이 발견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가슴장화를 신고 직접 물속에 들어간 대원들은 1시간 남짓 채집하는 동안 돌고기, 피라미, 잉어, 모래무지, 붕어, 미꾸라지 등 다양한 민물고기를 발견했어요. 2025년 1차 조사에서 발견된 20종 중에서 무려 8종을 찾을 수 있었답니다.

 

 

홍영기

청계천에서 찾은 미꾸라지.

 

 

기록하고 관찰하며 자연을 배운다


채집 활동이 끝난 뒤 대원들은 각자 발견한 어종을 기록하고 가장 인상 깊었던 물고기를 그려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입수염의 유무와 지느러미의 수, 줄무늬의 방향 등 어종을 식별하는 기준을 배우고 관찰용 수조에 담긴 물고기들을 관찰했지요. 


홍양기 박사는 수조를 하나씩 들어 보이며 각 물고기의 특징과 생김새에 대해 설명했어요. 그는 “미꾸라지랑 미꾸리는 굉장히 닮았지만 다른 어류”라고 말했어요. 그러면서 “몸통이 동글동글하면 미꾸리, 납작하면 미꾸라지”라고 덧붙였습니다.


지사탐 대원들의 활동지에는 수질이 다소 나쁜 환경에서도 적응력이 뛰어나 청계천 복원 전부터 발견됐던 붕어, 돌에 붙은 식물성 플랑크톤을 뜯어먹기 좋도록 입이 정면을 향해 있는 돌고기까지 다양한 어류가 담겼어요. 아가미뿐만 아니라 피부, 장으로 호흡하는 미꾸라지, 모래 속 은신의 귀재 모래무지 등 채집한 어류의 특징으로 활동지가 빼곡해졌지요. 조사 결과는 지사탐 앱과 국립중앙과학관의 ‘내가 기록하는 우리 지역 생물정보’ 앱에 기록될 예정이에요. 그러면 전 세계의 과학자들이 연구하는 데 이번 조사 결과를 활용할 수 있지요.


끝으로, 현장교육에 함께한 서울시설공단 청계천관리처 이근영 과장은 “이 구간은 원래 일직선 모양 하천이었고 모래톱도 없었다”며 “그런데 비가 오고 물이 불어나고 빠지기를 반복하면서 자연스럽게 모래톱이 생기고 S자 하천으로 바뀌었다”고 이번 탐사가 진행된 장소에 대한 의미를 설명했어요. 그러면서  “스스로 회복하고 있는 청계천의 모습에 앞으로도 계속 관심을 가져달라”고 덧붙였지요.


교육이 끝난 뒤 수조에 있던 물고기들은 모두 하천으로 돌아갔어요. 20년간의 청계천 민물고기의 변화와 대원들의 기록이 담긴 기사는 오는 10월 청계천 광교 갤러리에서 전시될 예정이에요. 


앞으로도 지사탐은 청계천뿐만 아니라 중랑천이나 한강 하구처럼 우리 주변의 다양한 생태계를 찾아갈 거예요. 과학자처럼 관찰하고 질문하며 지구를 더 잘 이해하고 싶은 친구들, 다음 지사탐 현장 교육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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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1일 어린이과학동아(11호) 정보

  • 박현선
  • 도움

    홍양기(국립중앙과학관 전시운영정책과 해양수산연구사),  이근영(서울시설공단 청계천관리처 생태팀), 성무성 연구원, 정이준 연구원, 이민준 연구원, 강석진 연구원
  • 디자인

    김혜진
  • 사진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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