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망망대해에서 어떻게 뉴질랜드를 찾아갔는지 궁금하다고? 많은 철새가 길을 찾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모든 감각을 사용해서 증거를 모아야 길을 잃지 않을 수 있지!
조류학자들은 오랜 관찰을 통해, 도요새를 포함한 철새가 매년 거의 정확히 같은 곳으로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그래서 조류학자들은 새들이 뛰어난 기억력을 가지고 있으며, 여행하면서 모은 정보를 토대로 같은 곳으로 되돌아온다고 추측했죠. 최근 중국과학원 동물학연구소 챈 시안쟝 연구원의 국제연구팀은 송골매의 유전자를 분석한 연구를 발표했어요. 송골매는 북극 지방에서 여름을 보내고 겨울에는 남쪽 전역으로 흩어져요.
연구팀이 35마리의 유전체를 분석하니, 더 멀리 날아가는 송골매일수록 유전자 ‘ADCY8’이 강하게 발현되는 것으로 드러났어요. 이 유전자는 다른 동물에게서는 장기 기억 발달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이를 통해 연구팀은 철새가 이동 경로를 기억하는 데 ADCY8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죠.
철새는 다양한 감각으로 모은 증거를 기억과 비교하면서 길을 찾아요. 새들은 여행하면서 본 산과 강, 해안 등 다양한 지형지물을 기억해요. 지형지물이 없는 바다에서는 태양의 고도와 별자리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기도 하죠. 심지어 새들은 인간이 나침반을 이용하는 것처럼, 자기장을 느끼고 이용하기도 해요. 어떤 새들은 부리에 작은 자철석을 가지고 있어 자기장의 방향을 알 수 있지요.
철새가 길을 찾는 방법
➊ 조류는 태양의 고도나 북극성 등 별자리의 위치를 보며 현재 위도나 방향을 파악한다.
➋ 지나는 경로의 지형지물을 기억하여 길을 찾는다. 풍향이나 냄새도 도움이 된다.
➌ 자기장을 토대로 방향을 조정할 수 있다. 최근 영국 뱅고르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철새 개개비를 잡아 자기장을 바꾸는 실험 장치에 넣고 다른 지역의 자기장 환경을 만들었다. 그러자 개개비들은 바뀐 자기장 환경에 따라 다른 곳으로 날아가려 했다.
●인터뷰 “우리나라는 물새류의 중간기착지랍니다!”
허위행(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 연구관)
Q국가철새연구센터는 어떤 일을 하나요?
철새를 조사하고 자료를 모아 정부에서 보호 정책을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서해안 소청도의 연구 센터에서는 지나가는 철새에 가락지를 채워서 이동 연구를 하고 있지요.
Q얼마나 많은 철새가 우리나라를 지나가나요?
한 번이라도 기록된 종들을 다 합하면 지금까지 570종 정도의 조류가 우리나라에서 발견되었어요. 이중 도요물떼새, 오리나 기러기는 물론 참새목의 소형 조류까지 사계절 다양한 종류의 철새가 발견됩니다.
Q우리나라가 지리상 철새들에게 매우 중요한 곳이라고 들었어요.
철새의 여행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장거리 이동을 하며 많은 철새가 죽을 정도지요. 날아가다 지쳐 바다에 떨어지기도 하고, 지친 상태로 목적지에 도착해 천적에게 공격당하기도 해요. 특히 도요새에게는 우리나라 서남해안 지역이 중요한 중간기착지예요.
Q중간기착지가 어떤 곳인가요?
철새들이 여행하면서 중간에 내려앉아 쉬고 영양분을 보충할 수 있는 재충전 지역을 ‘중간기착지’라 불러요. 큰뒷부리도요와 같은 도요새는 봄과 가을에 우리나라를 지나는데, 서남해안 갯벌이 그 역할을 해요. 그래서 갯벌이 사라지면 도요새가 쉴 곳이 없어지고, 수가 크게 줄어들 수 있어요. 갯벌을 보호해야 하는 이유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