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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도요새의 여행을 쫓아가다!

4BBRW

수많은 철새가 계절마다 여행을 떠나지만, 우리처럼 먼 거리를 날아가는 종은 많지 않아. 우리는 왜 그렇게 멀리 날고, 어떻게 태평양을 한 번에 건널 수 있었냐고? 그 비법을 들려줄게!

 


 

 

 

4월 중순의 충남 서천 갯벌은 수많은 물새의 울음소리로 북적입니다. 썰물로 드러난 갯벌 여기저기서 긴 부리를 갯벌에 박고 각자 좋아하는 먹이를 찾느라 여념이 없죠. 이들은 ‘나그네새’로, 여름을 보낼 번식지로 가는 도중 40일 정도 한국에 들러 영양을 보충하는 중입니다. 그중에 우리의 주인공, 큰뒷부리도요 4BBRW도 섞여 있어요.


큰뒷부리도요는 평생 여름을 찾아 여행을 떠나요. 도요새에게는 날씨가 따스하고 해가 길어 먹이를 오래 찾을 수 있는 봄과 여름이 살기에 더 좋으니까요. 4BBRW은 작년 3월 28일에 뉴질랜드를 떠났어요. 쉬지 않고 9450km를 날아 한국에 도착한 지 한 달이 넘었지요. 기력을 회복하고 비행깃도 잘 다듬은 큰뒷부리도요들은 5월 중순께 울음소리에 맞춰 미국 알래스카로 날아오릅니다.

 

 


해가 긴 극지방인 알래스카는 새들이 여름을 보내며 짝짓기를 하고 새끼를 낳아 기르기 최적이지만, 4BBRW는 추워지기 전에 뉴질랜드로 돌아가야 합니다.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마지막 대장정을 준비하기 위해, 큰뒷부리도요는 먹이를 잔뜩 먹어 몸무게의 절반에 달하는 양의 지방을 축적해요.

지방은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에 비해 같은 무게에서 2배가 넘는 에너지를 만들어요. 게다가 대사의 반응물로 물이 나와서, 물을 마시기 위해 비행을 멈추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죠.


또 큰뒷부리도요는 여행 중에 쓰지 않을 장기의 크기를 줄입니다. 비행에 사용하는 근육은 커지는 동시에, 위장은 비우고 간과 콩팥 등도 쪼그라들게 만들어요.


9월 18일, 남쪽을 향한 바람이 불면 큰뒷부리도요는 이윽고 알래스카에서 뉴질랜드를 향해 떠납니다. 9일 동안 약 1만 2050km를 쉬지 않고 날면 수평선 너머에서 뉴질랜드가 보여요. 지친 4BBRW는 드디어 해안에 내려앉아 쉴 수 있죠.


우리 눈에는 대단해 보이지만, 큰뒷부리도요에게는 매년 반복되는 또 한 번의 비행일 뿐입니다. 남반구에 추위가 찾아들면 이들은 내년에도, 그다음에도 계속해서 끝없는 여름을 찾아 날아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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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8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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