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 끝났냐고? 천만에! 가장 중요한 단계가 남아있어. 바로 몸에서 나온 배설물을 처리하는 과정이지. 우주선에는 자원이 매우 부족해서, 과학자들은 배설물도 허투루 버리지 않고 재활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그말은…, 즉…, 먹을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는 뜻이야.
배설물, 버려버려!
변기에 쌓인 배설물을 처리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버리기’예요. ISS에 모인 대변이 이런 식으로 처리되지요. 배설물이 든 봉투를 무인 우주선 ‘프로그레스’에 모은 후 프로그레스를 대기권으로 떨어뜨리면 대기와의 마찰열로 불에 타 없어지지요.
심지어 인간의 배설물은 달에도 버려져 있답니다. 1969~1972년 사이 달을 방문한 아폴로 계획의 우주 비행사들은 배설물을 ‘제티슨백’이라는 흰 봉투에 담아 버려두고 왔어요. 그런데 작년, 이 봉투를 다시 수거해 연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어요. 달이라는 극한 환경에서 배설물 속에 들어있는 미생물이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연구해야 한다는 거예요.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이 미생물이 살아 있을까요?
배설물, 재활용해!
버려왔던 대변을 재활용하려는 노력도 있어요.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의 핵물리학자 잭 밀러 연구팀은 똥으로 우주 방사선을 막을 수 있을지 연구했어요. 우주에는 태양 등 천체에서 오는 방사선이 쏟아져 우주 비행사의 몸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어요. 이 방사선을 가장 잘 막는 물질은 수소예요. ISS는 수소 원자가 많이 함유된 폴리에틸렌을 둘러 방사선을 차폐하지요.
수소를 함유한 또 다른 물질은 물이에요. 잭 밀러 연구팀은 똥이 수분을 가득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고는 일본 된장, 땅콩 기름, 소금, 물, 효모 등을 섞은 가짜 똥을 만들어서 방사선의 투과율을 측정했어요. 그 결과, 똥 보호막의 두께가 20~28cm가 되면 방사선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요. 물론 배설물 속의 미생물이 활동하며 기체를 만들면 보호막이 부풀어 터질 위험도 있으니 연구가 더 필요해요.
혹은 대변을 다시 먹는다면요? 2018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지구과학과의 크리스토퍼 하우스 교수팀은 혐기성 미생물로 배설물을 분해하는 실험을 했어요.
혐기성 미생물은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증식하는 미생물이에요. 이 미생물이 호흡 과정에서 배설물을 분해해 에너지를 만들자, 부산물로 단백질과 지방질이 만들어졌죠. 이후 미생물이 만든 영양분을 측정해 보니, 단백질이 52%, 지방질이 36% 들어있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언젠가는 똥에 둘러싸인 채, 똥에서 나온 영양분을 먹으며 우주 여행을 하는 시대가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