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엔 동네에서 체육대회가 열리소. 나는 이어달리기 대회에 출전하기로 예정돼 있소. 에너지 농부의 명예를 걸고 달리는 동안 전기를 수확하기로 결심했소! 그래서 미리 ‘이것들’을 준비했소!
문지르면 전기가 나오는 ‘마찰전기 나노발전기’
책받침으로 머리카락을 마구 문질렀다가 떼면 머리카락이 솟구쳐요. 마찰전기가 발생했기 때문이죠. 마찰전기는 전자를 끌어당기는 정도가 서로 다른 두 물체를 비볐을 때 전자가 한쪽 물체로 쏠리면서 발생해요. 한쪽 물체에 쏠린 전자들이 반대쪽 물체로 이동을 하면서 ‘따닥’ 소리와 함께 불꽃이 튀기도 한답니다. 이때 발생하는 마찰전기는 수만V에 달할 정도로 강해요. 하지만 불과 백만 분의 2초 정도밖에 유지되지 않아 사용이 어렵죠.
중앙대학교 기계공학부 이상민 교수팀은 마찰전기를 모아 전기 에너지로 만드는 ‘마찰전기 나노발전기’를 만들고 있어요. 다양한 형태의 발전기가 있는데, 2016년엔 호루라기 모양의 발전기를 만들기도 했답니다. 이 발전기는 호루라기 모양의 틀 안에 작은 스티로폼 공이 들어 있는 모양이에요. 호루라기를 불면 스티로폼 공이 바람을 타고 호루라기 벽을 따라 빠르게 굴러요. 이때 호루라기 벽에 붙은 금속 전극과 마찰이 일어나면서 마찰전기가 발생하죠. 이 전기를 모아 전기 에너지를 만드는 거랍니다. 미래엔 이 발전기를 드론에 장착해 비행 중에도 배터리를 충전시켜 비행 시간을 늘릴 수 있을 거예요.
누르면 전기가 나오는 발전기가 있다?
1880년, 프랑스의 물리학자 자크 퀴리와 피에르 퀴리 형제는 전기석, 설탕, 석영, 토파즈 등 결정 구조를 가진 물질을 눌렀을 때 전기가 흐르는 현상을 발견했어요. 이를 ‘압전 효과’라고 부르지요.
결정물질은 평상시엔 물질 안에 있는 양전하와 음전하가 서로 평형 상태를 이루며 전기적으로 중성을 띠어요. 하지만 압력을 가하면 결정의 내부 배열이 틀어져요. 그러면 양전하와 음전하 사이의 평형이 깨지고, 전하의 낮은 곳과 높은 곳이 생기며 전류가 흐르죠.
두 개의 금속판 사이에 압전 효과를 띠는 물질을 끼워놓으면 금속판을 누를 때마다 전기 에너지를 얻을 수 있어요. 이를 ‘압전 소자’라고 부르지요. 압전 소자를 신발에 넣으면 걸을 때마다 전기 에너지를 만들 수 있답니다. 지난 2016년,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기계공학과 톰 크루펜킨 교수는 압전 소자가 들어 있는 신발을 만들고, 이를 이용해 LED 손전등을 켜는 영상(왼쪽 사진)을 공개했어요. 크루펜킨 교수는 “이론적으로는 1m2당 10W의 전력을 만들 수 있다”며, “이는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등을 충분히 충전할 수 있는 양”이라고 얘기했답니다.
_ 인터뷰
이상민(중앙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
“마찰전기로 상처를 치료할 거예요”
Q 최근 진행 중인 연구에 대해 간단히 말씀해 주세요.
물에서 전기 에너지를 얻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요. 물은 극성을 띠기 때문에 전극이 붙은 판 위를 흐르면 전극 속 전자의 움직임을 유도할 수 있어요. 이 전자의 움직임을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거죠. 물을 흘려주는 방식을 다양하게 바꿔가며 발전기를 만들고 있어요. 물을 드럼세탁기처럼 회전시키기도 하고, 나선형의 발전기로 물을 아래에서 위로 계속 퍼 올리기도 하고요.
Q 얻을 수 있는 전기 에너지의 양이 적지 않나요?
적은 양의 전기 에너지도 유용하게 쓸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치료’에 사용될 수 있죠. 발전기에서 모은 전기 에너지로 상처가 난 곳에 약한 전기 자극을 가하는 거예요. 그러면 세포의 대사가 촉진되어 상처 치료 속도를 높일 수 있어요.
Q 어린이 독자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지금 제가 하는 연구가 아픈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듯, 세상에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연구들이 있어요. 되도록 다양한 경험을 체험하고, 이 경험들을 바탕으로 세상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자신만의 길을 찾았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