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폭포처럼 쏟아져 내리니 물난리가 벌어졌어. 산사태로 흙이 집을 덮쳤고, 강이 범람하고, 가축들이 안전한 곳을 찾아 멀리 떠나는 등 생각보다 피해 정도가 매우 심각했지.
산길, 땅길, 물길 다 넘쳤다!
장마 전선이 머물다 간 자리마다 피해가 잇따랐어요.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하천과 강이었어요. 강물은 누런 흙탕물로 변했고, 수위가 높아져 도시 곳곳이 혼란에 빠졌죠.
한강의 경우 8월 6일, 9년 만에 한강대교에 홍수주의보가 내려졌어요. 낙동강과 섬진강은 강물을 막고 있던 제방이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강물이 범람해 주변의 농경지와 마을을 덮쳤지요. 경기도에서는 올해 들어 산사태가 170건이나 났고, 부산에서는 하수도관의 물이 역류하면서 도심이 물바다가 되었답니다.
평소에는 내리는 비가 물길을 따라 강으로 유입된 뒤 바다를 향해 흘러가요. 빗물을 흡수하는 토양과 도시의 하수도관, 하천 모두 물길인 셈이죠. 그러나 이번 장마에는 물길을 통해 처리될 수 있는 양보다 많은 비가 한꺼번에 내리면서 곳곳의 물길이 포화상태가 되어 넘친 거랍니다.
●인터뷰 "한강이 넘치지 않게 늘 대비하고 있어요~!”
_박정술(한강홍수통제소 예보통제과)
Q.이미 한강 수위가 높은데도, 소양강댐을 방류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8월 5일 당시 이미 소양강댐의 수위가 홍수기 제한수위(홍수 조절용량을 확보하기 위해 유지하는 수위)를 넘은 상태였는데, 앞으로 더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있어서 댐의 안전을 위해 방류를 하게 됐어요. 방류한 물(초당 3000t)은 20시간이 지난 뒤 한강 하류(서울)에 도달하고 수위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아 문제 없었어요.
Q. 한강공원은 왜 매번 침수되는 건가요?
한강공원을 비롯한 ‘하천구역’은 비가 많이 오면 넘칠 수 있는 지역이에요. 하천 바로 옆에 있고, 우리나라 기상 특성상 장마철에 한강의 수위가 오르면 잠기니 이를 대비해 설계된 곳이죠. 잠수교가 물속에 잠기도록 설계된 것처럼요.
Q. 한강이 넘칠 수도 있을까요?
그럴 가능성은 낮아요. 서울의 한강대교는 홍수 예보 지점인데, 최고 수위(범람하지 않고 흐를 수 있는 최고 수위)의 절반만 돼도 홍수주의보가 발령되거든요. 그러니 ‘홍수주의보’라는 단어에 공포를 느낄 필요는 없어요. 또 한강은 200년에 한 번 발생하는 홍수에 대비할 수 있도록 제방이 설치되어 있고, 통제소에서 24시간 대비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