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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지구사랑탐사대에선 새로운 탐사를 시작해요. 새들의 노랫소리를 모으는 ‘소리모아’ 탐사지요. 이 탐사는 눈으로 보는 탐사가 아니라 귀로 듣는 탐사랍니다. 지난 5월 11일, 지사탐 대원들은 이화여자대학교 장이권 교수님, 백미선 연구원과 함께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안산 벚꽃길’의 소리를 모았어요. 어떤 소리를 모았는지 함께 귀 기울여 볼까요?

 

‘백문이 불여일견’이 통하지 않는 순간은?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옛말이 있어요.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보다 못하다’라는 뜻이지요. 하지만 가끔은 ‘듣는 것’이 ‘보는 것’보다 유용한 순간이 있답니다. 새들이 노랫소리로 이야기를 주고받을 때죠. 소리모아 탐사를 시작하기 전, 지사탐 대장이신 장이권 교수님은 대원들에게 소리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해 주셨답니다.
 

“새들이 소리로 대화를 나누는 데엔 어떤 장점이 있는 걸까요? 자, 다 함께 뒤를 돌아보세요.”
장이권 교수님의 말씀에 지구사랑탐사대 대원들은 어리둥절해하며 뒤로 돌았어요. 그러자 대원들의 뒤쪽에서 교수님의 목소리가 들려왔지요.

 

 

“지금 제 모습은 볼 수 없지만, 목소리는 들릴 거예요. 이게 바로 소리의 장점이랍니다. 눈으로는 앞에 있는 것들만 볼 수 있지만, 귀로는 모든 방향에서 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죠. 소리는 빛에 비해서 장애물을 돌아나가는 ‘회절’이 잘 일어나기 때문이에요. 덕분에 새들은 나무가 울창한 숲속에서도 쉽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지요. 뿐만 아니라 소리를 이용하면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컴컴한 밤에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답니다.”

 

이야기를 들은 지사탐 대원들은 고개를 끄덕였어요. 교수님은 이야기를 이어갔답니다. “이처럼 소리는 새들에게 매우 유용한 의사소통 수단이에요. 이 때문에 새들의 소리 언어는 다채롭게 발달했지요. 우리 귀에는 모두 비슷한 소리로 들리겠지만, 저마다의 특징이 있답니다. 이게 바로 소리를 연구하는 이유예요.”

 

소리를 잘 모으는 비결은?

 


지사탐 대원들은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안산 벚꽃길’을 돌아다니며 본격적인 소리모아 탐사를 시작했어요. 숲을 돌아다니다가 흥미로운 소리가 들리면 5분 동안 녹음을 하고 이를 <;어린이과학동아>; 앱에 올렸지요. 무척 간단하죠?

 

새들의 노랫소리를 잘 담기 위해선 발자국 소리와 이야기 소리가 섞이지 않도록 가만히 서서 떠들지 않고 녹음을 해야 해요. 또한 스마트폰을 바닥에 내려놓아도 안 돼요. 바닥에서 반사된 잡음이 마이크로 들어갈 수 있거든요. 주변에서 부는 바람도 숨은 방해꾼이랍니다. 바람이 마이크로 들어가면 엄청나게 큰 ‘지지직’ 소리가 녹음되기 때문이에요.

 

탐사 대원들은 스마트폰을 손에 든 채로 가만히 서서 조용히녹음을 시작했어요. 하지만 채 3분도 지나지 않아 팔이 저리고 몸이 꼬이기 시작했지요. 이를 본 장이권 교수님이 몇 가지 비결을 알려 주셨답니다.


“스마트폰에 선이 달린 마이크를 연결하고, 이 마이크를 나뭇가지에 걸어 놓으면 굳이 스마트폰을 들고 있지 않아도 편하게 녹음을 할 수 있어요. 삼각대를 이용해도 좋고요. 그리고 마이크에는 바람을 막아 주는 ‘윈드쉴드’를 끼우면 깔끔하게 녹음이 된답니다.”

 

 

소리를 모으면 알 수 있는 것들


‘뽀삐뽀삐’ 노래를 부르는 박새, ‘삐리릭, 삐~’하고 우는 곤줄박이, ‘깍깍’거리는 까치까지, 소리의 주인들을 알고 나자 평소에 그냥 지나쳤던 소리들도 특별하게 느껴졌어요.

 

귀만 기울였을 뿐인데 숲길 산책이 더욱 즐거워졌지요. 그런데 별안간 ‘뾰뾰뾰뾰’하는 신기한 소리가 들렸어요!

 

“이 소리는 청딱따구리가 부르는 노래예요!”

 

 

새로운 소리를 듣자 지사탐 대원들은 마치 선물이라도 받은 것처럼 기뻐하며 서둘러 녹음을 시작했어요. 이것이 바로 소리모아 탐사의 매력이지요! 탐사가 끝날 무렵, 장이권 교수님은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셨답니다.

 

“저는 이 소리들로 두 가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에요. 첫 번째는 ‘도시의 새 울음소리’예요. 자동차, 사람, 공사장 등 주변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 새 소리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연구하는 거죠. 두 번째는 ‘새들의 사투리’예요. 사람과 마찬가지로 새도 지방마다 특색이 있어요. 소리모아 탐사를 통해 모인 다양한 새 소리는 지역 특색을 알아내는 데 유용할 거예요.”

 

탐사에 참여한 지지남매 팀의 박지한 대원은 “청딱따구리의 소리를 들으니 다른 딱따구리의 소리도 궁금해졌다”며, “앞으로 다양한 소리를 모으기 위해 열심히 돌아다닐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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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정한길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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