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과학자? 예술가? 현대미술과 과학의 만남

과학과 현대미술은 상상력을 더해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아주 닮았어! 이 둘이 만나면 과연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까?

 

 

지난 7월 11일, 기자는 과학 실험실을 연상케 하는 김윤철 작가의 영종도 작업실을 찾았어요. 현대미술에 과학 기술을 더해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는 김 작가의 작업은 과학자라고 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특별했어요. 


최신작 <;크로마>;는 실타래를 꼬아놓은 모습의 작품이에요. 15m 매듭을 여러 마디로 나눠 그 안에 빛나는 셀을 배치한 뒤 양 끝을 이어 붙였어요. 셀은 동력 장치와 연결돼 압력에 의해 형태가 바뀌고 그에 따라 빛을 냈지요. 

 

 

매듭 이론*’에 매료된 김 작가는 수학 원리를 바탕으로 두세 달간 크로마의 구조를 만들었어요. 이때 작품으로서 예술적인 특징을 살리기 위해 고민을 거듭했지요. 작품을 설치하기 위해 매듭을 마디별로 나눠야 했는데, 이때 몇 개의 마디로 나눌지 컴퓨터를 통해 수학적으로 계산했어요. 마디 수가 적으면 곡선이 뚝뚝 끊어지는 느낌이 나고, 잘게 쪼개면 구조물이 너무 촘촘해 셀이 들어가기 어려워 최적의 조건을 알아야 했거든요. 또한, 재료공학, 물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과학 논문을 읽으며 크로마의 132개 마디 속 셀을 구성할 재료들을 고민했어요. 화학 실험처럼 비커에 다양한 재료들을 섞어가며 물질의 성질을 관찰하고, 재료의 복원력과 탄성력 등을 파악하기 위해 기계들로 실험했어요. 이러한 재료 실험과 연구에 반년, 실제 작품 제작에 세 달가량 걸리니까 작품 하나에 꼬박 1년의 공이 필요했어요. 그만큼 김 작가의 과학적 사고가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든 셈이지요.
김 작가는 “대개 과학과 예술은 별개 분야라고 생각하기 쉽고, 연구 결과와 예술 작품이란 전혀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창의적 사고와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큰 공통분모가 있다”고 말했답니다.

 

 

● 인터뷰 “해석하려 하기보단 있는 그대로 느끼세요.”

_김윤철(현대 미술가)

 

 Q융합예술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원래 ‘현대 음악’을 했어요. 그중 ‘전자음악’을 전공했는데 음의 파동은 어떠한지 등 소리를 연구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수학과 과학을 공부하게 됐죠. 과학자들을 자주 만나고 공동 작업을 하다 보니 융합예술에도 관심을 갖게 됐어요. 

 

 Q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예술과 과학을 융합한 작가에게 주는 ‘콜라이드 국제상’도 수상하셨어요.

수상자로 CERN에서 보낸 3개월은 제 안의 울타리를 넓히는 시간이에요. CERN 안의 많은 연구소를 방문하고, 파트너 과학자 헬가 팀코 박사의 연구 분야를 접하면서 작품 구상을 많이 했어요. 당시 방사선 입자 검출기를 이용한 작품을 생각했고, <;아르고스>;라는 작품을 만들었어요. 우주에서 온 ‘뮤온*’이라는 입자를 감지하면 이와 연결된 <;임펄스>;라는 작품으로 신호가 전달돼 관 속 액체가 순환되도록 했지요. 우주의 사건을 작품에 녹인 거예요.

 

 Q예술 작품에 어떤 의미를 담으시나요?
작품을 볼 때 꼭 어떤 의미를 찾아내기보단 예술 자체를 느꼈으면 좋겠어요. 관객이 작품을 통해 느끼는 것이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해요. 아름다운 노을이나 오로라를 보면서 어떤 의미를 일부러 찾진 않잖아요. 저 역시 작품을 보며 각자의 기억을 꺼내고, 상상할 수 있도록 열어두고 싶어요.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20년 15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혜란 기자

🎓️ 진로 추천

  • 미술·디자인
  • 물리학
  • 신소재·재료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