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에게 중요한 관측 대상, 오로라!
‘지구를 위한 과학’은 지난해 6월부터 열리고 있는 지구사랑탐사대의 특별 강연이에요. 네 번째 강연의 주제는 ‘오로라’였어요. 미국 알래스카에 나타난 아름다운 오로라 영상으로 강연이 시작되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 나왔답니다.
“오로라는 지상 90~250km 높이의 높은 곳에서 나타나요. 그래서 날씨가 맑아야 관측할 수 있지요. 저도 알래스카에 일주일 머무르는 동안 딱 한 번 오로라를 봤어요. 영하 26℃가 넘는 추위를 견디며 오로라를 기다렸는데, 밤 12시~2시 사이에 거대한 커튼을 두른 듯 아름다운 오로라가 펼쳐졌답니다.”
첫 번째 강연자인 문경수 과학탐험가는 2015년 미국 알래스카에서 본 오로라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어요.
오로라는 태양에서 날아오는 입자들, 즉 태양풍이 지구 대기와 부딪혀 빛을 내는 현상이에요. 주로 위도 60~80°의 극지방에서 관찰되지요.
우리에게 마냥 아름답기만 한 오로라는 사실 과학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관측 대상이에요. 바로 태양풍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태양의 활동이 활발해질수록, 태양풍이 강해져서 오로라가 많이 나타나게 돼요.
그런데 강력한 태양풍은 지구 자기장을 교란시켜서 인공위성이나 스마트폰 등 전자 장비를 고장 낼 수 있어요. 오로라가 많이 나타난다는 건 그만큼 태양풍이 강하다는 뜻이니 과학자들이 주의 깊게 관측하는 거예요.
문경수 과학탐험가는 “오로라는 태양풍에 의한 지구의 변화를 눈으로 관측할 수 있는 유일한 현상”이라고 말했답니다.
로켓으로도 오로라를 관측한다!
두 번째 강연은 무인탐사연구소 조남석 소장이 맡았어요. 무인탐사연구소에서는 사람이 가기 힘든 장소에 사람을 대신해 탐사할 수 있는 드론과 로버 등의 장비를 개발하고 있지요.
“극지방에 있는 사람들 외에 누가 또 오로라를 자주 볼 수 있을까요?”
조남석 소장은 지구를 덮은 오로라 사진을 보여주며 강연을 시작했어요.
“바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있는 우주비행사들이에요. 국제우주정거장은 하루에 지구를 15~16바퀴 돌거든요. 그때마다 오로라를 여러 번 볼 수 있지요. 여러분도 우주비행사가 되면 오로라를 자주 볼 수 있을 거예요.”
이어 조남석 소장은 오로라 관측 로켓에 대해 소개했어요. 로켓에 들어가는 센서를 직접 보여 주기도 했답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는 오로라 관측 로켓을 발사해서 매년 오로라를 관측하고 있어요. 길이 15m 정도의 로켓 안에는 방사능 센서, GPS, 자이로 센서, 산소 측정 센서, 미세 입자 측정 센서 등 여러 센서가 들어 있어요. 이를 통해 방사성 물질과 오로라 내부의 입자들을 측정할 수 있답니다.”
오로라 관측 로켓의 이름은 ‘사운딩’ 로켓이에요. 원래 이 말은 물의 깊이를 측정하기 위해 무거운 밧줄을 던진다는 항해 용어예요. 우주를 관찰하기 위해 하늘로 밧줄을 던진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오로라는 넓은 범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오로라 관측 로켓은 각도를 다르게 해서 여러 대를 쏘아요. 높이에 따라 산소, 헬륨, 수소에 의해 발생하는 오로라 데이터를 얻을 수 있지요.
조남석 소장은 “오로라 관측 로켓은 오로라가 나타나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발사할 수 있어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답니다.
최적의 가성비로 오로라를 보려면?
이번 강연에서 친구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 있어요. 바로 한 장의 큰 오로라 사진으로 구성된 조각 퍼즐이에요.
어린이과학동아에서는 강연을 듣는 친구들에게 오로라에 대해 궁금한 질문을 미리 받았어요. 퍼즐 조각 뒤에는 바로 이 질문들이 적혀 있었지요.
문경수 과학탐험가와 조남석 소장은 즉석에서 퍼즐 조각을 뽑아 뒤에 적힌 질문에 대답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옛날에는 한반도에서도 오로라를 볼 수 있었다고 하는데, 정말인가요?”
박세아(오정초 5) 친구의 질문에 조남석 소장이 대답해 주었어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붉은 오로라가 나타났다는 기록이 많이 남아 있어요. 당시 사람들은 오로라를 ‘붉은 기운’이라는 뜻의 ‘적기’라고 부르며 재앙의 징조라고 생각했답니다.”
지금은 한반도에서 오로라를 보기가 어려운데, 옛날에는 어떻게 볼 수 있었을까요? 과학자들은 옛날에는 지구 자기장의 북극이 지금보다 아래쪽인 유럽과 러시아 부근에 위치해 있어서 한반도에서도 오로라를 볼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답니다.
“오로라를 보고 싶다면 최적의 가성비로 어디를 가면 좋을지 추천해 주세요!”
최은지 학생(목운초 4)의 엉뚱한 질문에 문경수 과학탐험가가 웃으며 대답해 주었어요.
“북위 60° 이상에 있는 나라라면 오로라를 볼 수 있어요. 사실 남극에서도 오로라가 나타나지만, 일반인들이 가기 어렵기 때문에 오로라 관광지는 북반구에 몰려 있지요. 알래스카 뿐만 아니라 캐나다, 그린란드, 노르웨이, 심지어 러시아에서도 오로라를 볼 수 있답니다.”
강연이 끝난 뒤 정동건(수원 잠원초 6) 친구는 “생생한 탐험기와 사진, 영상이 함께 어우러진 강연을 들으니 오로라를 직접 보고 온 것처럼 느껴진다”며 “언젠가 꼭 오로라를 보러 가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