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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위기에서 구출해내기 위해 연구한 과학자들의 노력이 정말 대단하죠? 그 덕분에 화성에서 많은 것들을 발견해낼 수 있었어요. 임무 목표도 완수했고요.

 

 

화성의 모습을 보여주다

 

오퍼튜니티는 다양한 카메라로 아무도 가보지 못한 화성 곳곳을 찍어 지구로 보내줬어요. 때로는 화성을 배경으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요. 
머리 양쪽에 달린 파노라마 카메라(Pancam)는 360°로 색채 촬영이 가능해요. 주로 분화구나 평원 등 지형의 모습을 찍는 데 쓰였지요. Pancam은 먼저 마스다이얼(Marsdial)의 빨강, 파랑, 노랑, 초록색을 찍어 각 색이 제대로 찍히는지 확인해요. 2004년 10월에는 이와 같은 테스트 촬영을 하다 마스다이얼에 얇게 낀 서리를 발견했지요. 화성 반대편에 착륙한 스피릿에선 서리 현상이 관찰되지 않아, 오퍼튜니티가 탐사하는 지역의 대기 중 수분 농도가 더 높다는 것을 알아냈어요.
같은 해 11월에는 하늘에서 구름을 포착했어요. 지구의 새털구름과 닮았으며, 다음날에는 전보다 짙어진 모습을 확인했지요. 날마다 구름의 지속 시간이나 짙은 정도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답니다.
 

화성에 물이 흘렀던 증거를 찾아내다

 


오퍼튜니티는 화성의 지질을 분석해 물의 흔적을 발견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어요. 그래서 암석의 조성을 분석하는 여러 장비가 로봇 팔에 탑재됐지요. 팔 가장 바깥쪽 ‘암석연마장비(RAT)’는 두 개의 날을 빠르게 회전시켜 먼지나 불순물을 걷어내고, 현미경카메라는 암석의 확대된 모습을 찍어요. 또 분석에는 알파선과 X선으로 암석의 구성원소를 알아내는 ‘알파입자X선 분광기’와 감마선을 이용해 철의 이온 상태까지 알아내는 ‘뫼스바우어 분광기’가 쓰인답니다. 철은 물과 만나면 다양한 이온 상태로 변하거든요.
이런 장비를 활용해 오퍼튜니티가 지구로 전해온 첫 번째 물의 흔적은 착륙 지점 부근에서 수도 없이 발견된 직경 4~6mm의 조그맣고 동글동글한 알갱이에요. 보랏빛을 띠어 블루베리라고 이름 붙여진 이 광물은 적철석이지요. 산소와 철이 결합해 만들어진 적철석은 물이 있는 곳에서 형성돼요. 이 덕분에 과거 화성에 물이 존재했다는 것을 유추해낼 수 있었답니다.
또 2011년 인데버 크레이터 가장자리에서 폭 1~2cm, 길이 40~50cm인 석고 광맥을 발견했어요. 석고는 황산칼슘 결정 사이사이에 물이 끼어 들어가 만들어져요. 길쭉한 모양으로 보아 과거 바위 사이나 균열된 틈에 황산과 칼슘이 포함된 물이 흘러 생겼을 가능성이 높아요.
오퍼튜니티는 탐사 초기부터 물이 흘렀던 길을 포착해냈어요. 물결치는 듯한 흔적이 남아 있는 암석이나, 주변은 딱딱한 암석인데 물길 부분만 깎여져 붉은 토양이 드러나 있는 사진이 대표적이랍니다.


●인터뷰_ 오퍼튜니티 장수 비결은 바람이에요! 

_타냐 해리슨(미국 아리조나대학교 뉴스페이스 연구소 디렉터)

Q 오퍼튜니티와 미션 팀에서 하신 일은?
3년 전 합류해 Pancam을 다뤘어요. 카메라와 그 안에든 센서가 잘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화성 탐사 위성이 보내온 자료를 토대로 물의 흔적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은 곳을 찍으라고 명령했지요.

 

Q 오퍼튜니티의 마지막 순간 그곳의 분위기는?
사실 2월 마지막 신호를 받았을 때 우린 모두 오퍼튜니티가 다시 깨어나지 않는다는 걸 예감하고 있었지요. 그럼에도 임무종료가 선언되자마자, 현장에 있던 과학자들끼리 껴안고 울었어요. 20년 동안 오퍼튜니티와 함께했던 분은 인생의 한 부분이 갑자기 날카롭게 떨어져나간 것 같다고 말하셨어요.

 

Q 설계 수명보다 훨씬 오래 일할 수 있던 이유는?
처음 설계했을 땐 태양광 패널에 먼지가 조금씩 쌓여 배터리가 방전될 거라고 생각했지요. 해마다 바람이 조금씩 분 덕에 태양광 패널이 처음 착륙했을 때만큼 깨끗해질 수 있었죠. 결국 먼지 악마와 함께 바람이 오퍼튜니티를 잠들게 했지만요.  

 

Q 어과동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10년이나 20년 후 화성에 사람을 보낼 때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이 그 주인공이 될 수도 있겠네요.  화성에서 오퍼튜니티를 다시 만나면 머리에 손을 대고, 눈을 본 다음 우리가 여기에 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네 덕분이라고 대신 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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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6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박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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