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질병이므로 정보가 전혀 없었어. 그나마 다행인 건, 과학의 발달로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코로나19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를 과학자들이 찾아내고 있다는 거야. 과학자들이 무엇을 알아냈나 보자고!
바이러스X의 정체를 밝혀라!
신종 폐렴을 일으킨 병원체의 첫 단서가 공개된 것은 1월 11일이에요. 중국 상하이공중보건임상센터 및 공중보건대학원의 장용젠 연구원팀이 환자의 몸에서 얻은 바이러스의 유전체염기서열을 공개한 거예요. 그러면서 ‘젠뱅크’라는 유전정보 공유 은행에도 등록해 전 세계 과학자들이 이를 분석할 수 있도록 했어요.
이처럼 신종 바이러스의 유전체염기서열이 질병이 보고된 지 약 열흘 만에 공개된 것은 유례없이 빠른 속도예요. 2002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사스)이 처음 발생했을 때는 5개월이 지나서야 공개됐거든요. 미국에서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문성실 미생물학 박사는 “유전체 분석 속도가 빨라진 데다, 정보를 보호해 연구 성과를 올리는 것보다 정보를 빠르게 공유해 국제 협력을 구하는 게 중요하다고 깨달은 것”이라고 말했어요.
유전체염기서열 공개가 전염병 확산 방지에 왜 중요할까요? 지금까지 알려진 바이러스의 유전체염기서열과 비교하면 신종 바이러스의 성질이 누구와 가장 비슷한지 알 수 있기 때문이에요.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임시 방역 대책을 세울 수 있지요.
실제로 과학자들은 유전체염기서열이 공개되자마자 다른 바이러스와 비교하기 시작했어요. 그 결과, 신종 바이러스가 코로나바이러스에 속하며 지금까지 알려진 것 중엔 사스를 일으킨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전체염기서열이 79.5% 일치해 가장 가깝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코로나바이러스는 조류와 포유류에게 감염되며 호흡기와 소화기 질환을 일으켜요. 이전까지 사람에게 전염된다고 알려진 6종 중 2종은 사스와 메르스, 나머지 4종은 일반 감기의 원인이지요.
지금도 과학자들은 새로운 환자에게서 바이러스를 확보해 유전체염기서열을 계속해서 공유하고 있어요. 바이러스는 증식할 때 유전체염기서열이 조금씩 변하기 때문에 그 경과를 지켜보기 위해서지요. 문 박사는 “사스도 확산되는 와중에 변이가 일어나면서 감염력이 약한 종류가 나타났다”며, “코로나19도 변이로 인해 감염력이 변할지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답니다.
●코로나19, 다른 코로나바이러스 질병과 어떻게 다를까?
코로나바이러스 7종은 모두 전자현미경으로 보았을 때 왕관 모양이다. 이에 ‘왕관’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코로나(corona)’라는 이름이 붙었다. 7종은 번식력과 생존력 등이 서로 달라, 증상의 크기와 질병의 전파력도 다르다. 코로나19의 치사율은 사스보다 낮고, 전파력은 사스보다 높거나 비슷한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의 주된 증상이 폐렴인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 그중 하나는 S단백질의 구조에 있다. 바이러스는 S단백질을 열쇠처럼 사용해 숙주세포의 문을 열고 들어간다. 문의 역할을 하는 ‘단백질수용체’도 우리 몸의 세포마다 모양과 수가 달라, 각 바이러스가 감염시킬 수 있는 세포의 위치와 양도 다르다. 코로나19바이러스는 기도 아래쪽 세포에 잘 침투해 폐렴을 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