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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으로 역사 탐험을?

#탐험 영화

인간과 동물, 식물까지 지구 생태계를 종횡무진 누리며 활동하는 기생충의 대활약, 정말 놀랍죠? 그런데 아주 오래된 유적지나 미라에서 기생충을 찾아다니는 과학자들이 있어요. 마치 <;인디아나 존스>; 같은 탐험 영화 속 주인공처럼 말이에요!

 

 

아주 오래 된 유적지나 미라에서 기생충을 찾고 이를 분석하는 연구 분야를 ‘고기생충학’이라고 해요. 기생충은 주로 먹는 것으로부터 감염이 되는데, 각각의 음식마다 가지고 있는 기생충이 달라요. 따라서 특정 기생충을 발견하면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등 당시 생활상을 유추할 수 있죠.


예를 들어 2010년에 발견된 17세기 조선시대 여성 미라에서는 ‘간디스토마’가 발견됐어요. 이건 민물고기를 날로 먹었을 때 감염되는 기생충이지요. 즉, 17세기 조선시대에서는 사람들이 회를 즐겨먹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는 거예요. 경남 하동지역에서 발견된 17세기 임산부 미라에선 온몸에 폐디스토마가 퍼져 있는 것이 발견되기도 했어요. 폐디스토마는 가재나 게를 통해 감염이 되는데, 당시엔 가재를 보양식으로 사용했지요. 따라서 이 미라는 임신 중에 보양을 위해 가재를 먹었다가 폐디스토마에 감염돼 죽은 것으로 추측할 수 있었답니다.

 


유적지에서 화장실로 추정되는 곳을 조사하면 당시 사람들의 똥에 섞여 있던 기생충 알이 나오기도 해요. 실제로 최근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연구팀은 무려 8000년 전 신석기 시대의 유적지에서 기생충 알을 발견했답니다. 발견 장소는 터키의 유적지인 ‘차탈회위크’로, 발견된 건 편충의 알이었지요. 차탈회위크는 수렵생활에서 정착생활로 넘어가는 단계에 생긴 유적지이기 때문에 이곳의 기생충을 조사하면 생활이 바뀌는 과정에서 인류가 어떤 병에 걸렸는지를 추측할 수 있답니다.


발굴에 참여한 마리사 레저 박사는 “아마도 사람들은 똥과의 직접적인 접촉에 의해 편충에 감염되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어요.

 

● 인터뷰 “기생충은 조용히 살아가는 착한 친구들이에요”

_서민(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Q고기생충학으로 밝혀진 재미있는 얘기가 있나요?
16세기의 5살짜리 어린이 미라를 조사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이 미라에서도 간디스토마가 발견되었답니다. 간디스토마는 민물고기의 회를 먹어야 감염이 되는 기생충이죠. 즉, 우리나라는 16세기부터 어른이나 아이 모두가 회를 즐겨 먹었을 정도로 회가 유행이었던 거예요. 심지어 7~8세기 유적에서도 간디스토마가 발견되는 걸 보면 ‘어쩌면 우리나라가 회 종주국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도 든답니다.

Q기생충에 대해 알리고 싶은 사실이 있나요?
기생충의 행동은 숙주를 괴롭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숙주와 함께 살기 위해 내놓은 전략들이에요. 폐디스토마처럼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해를 가하는 기생충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나머지 대부분의 기생충들은 정말 조용하고 평화롭게 공생하기를 원하죠. 가끔 회에서 고래회충이 나왔다는 뉴스가 나올 때 사람들이 회를 멀리하는 걸 보면 안타깝기도 해요. 고래회충을 1~2마리 먹었다고 인간에게 큰일이 벌어지진 않거든요.


혹시 친구들 몸에서 기생충이 발견되더라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기생충과가 있는 병원에 찾아가거나 기생충 연구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면 대처 방법을 알려줄 거예요. 그대로만 하면 별 문제없이 기생충을 몸 밖으로 꺼낼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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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3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정한길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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