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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지 않는 사람을 ‘이 기생충 같은 놈!’이라고 욕하죠? 하지만 우리 기생충은 다른 생물의 몸에 기생해 살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생존 방식을 개발해 왔어요. 이건 흡사 숨 막히는 생존 영화와도 같은 시간이었죠. 그러니 기생충 같은 놈은 욕이 아니라 칭찬이라고요!

 

기생충은 다른 생물에 기생하며 양분을 빼앗아 먹어요. 이때 양분을 빼앗기는 생물을 ‘숙주’라고 부르지요. 기생충은 숙주의 몸에 정착하기 위해 기발한 전략을 이용한답니다.


예를 들어 ‘키모토아 엑시구아’라는 기생충은 유충일 때 물고기의 아가미로 들어간 뒤, 성충이 되면 물고기의 혀에 올라가요. 그런 다음 앞다리를 이용해 혀에 구멍을 뚫고 피를 빨아먹지요. 피를 빼앗긴 혀는 썩어서 떨어져 나간답니다. 그런데 키모토아 엑시구아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물고기의 혀인 척 연기를 해요. 물고기는 키모토아 엑시구아를 혀로 삼아 별 탈 없이 먹이 활동을 이어나가고, 키모토아 엑시구아는 안정적으로 물고기의 피를 공급받지요. 이 기묘한 공생은 물고기가 죽을 때까지 계속된답니다.  


한편, 중간숙주*를 이용해 종숙주*로 옮겨가는 기생충도 있어요. 이를 위해 기생충은 숙주의 몸을 조종하는 전략을 개발했지요. 숙주를 조종하는 기생충의 방법은 정말 기발하면서도 충격적이에요. 예를 들어, ‘리베이로이아흡충’은 맹금류 등의 새를 종숙주로 삼는 기생충이에요. 이 기생충은 개구리를 중간숙주로 삼지요. 리베이로이아흡충의 유충은 물속에서 헤엄치는 올챙이의 몸속으로 몰래 들어간 뒤 올챙이의 몸속에서 ‘레티노산’을 분비해요. 레티노산은 개구리의 다리가 정상적으로 나오는 데 필요한 물질로, 너무 적으면 다리가 없는 개구리가 되고 너무 많으면 다리가 여러 개인 개구리가 된답니다. 결국, 리베이로이아흡충 때문에 레티노산이 너무 많아진 개구리는 다리가 여러 개인 기형 개구리로 성장해요. 그럼 움직임이 불편해져 도망치기가 어려워지고 결국 새들에게 쉽게 잡혀 먹히지요.


개미의 배를 붉은색 열매 모양으로 바꾸는 ‘개미선충’의 생존법도 특이해요. 개미선충의 종숙주는 새랍니다. 새가 개미를 열매로 착각해 잡아먹으면, 개미선충이 새의 몸속으로 들어가는 거죠. 또한 무당벌레의 배에 알을 낳는 ‘기생 말벌’도 있어요. 알에서 깨어난 유충은 무당벌레의 뇌를 마비시키고 양분을 빼앗아 먹으며 기생해요. 이후 무당벌레의 배에 고치를 만든답니다. 무당벌레로 하여금 기생 말벌의 고치를 억지로 지키도록 만드는 거죠.

 

용어정리

*중간숙주 : 기생충이 번식을 할 수 없는 숙주. 기생충이 종숙주까지 가기 위해 이용하는 생물을 말한다.
*종숙주 : 기생충이 번식을 할 수 있는 숙주.

2019년 13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정한길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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